“코로나, 우리 삶에 이렇게 가까운 줄 처음 알았어요”
“코로나, 우리 삶에 이렇게 가까운 줄 처음 알았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4.01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별진료소 방역수칙 준수 아쉬워... 칸막이 없고 거리두기 안돼 '당황'
방역수칙 잘 지킨 학원, 확진자와 함께 수업해도 추가 확진자 없어
키즈옥션 준비, 가족모임... 모든 일상이 중지된 상태로 자가격리 중
1일 오전 현재 코로나 확진자가 22명 발생해 2주간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세종시 종촌초등학교는 출입이 통제된 채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태권도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전부 음성이래요!”

전화를 받은 학원의 원장은 펑펑 울고 있었다. 밤에 잠도 못자고 노심초사하며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 지옥이었단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반과 오후 7시 수업을 받은 어린이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30일 오후 10시였다. 함께 수업을 들은 40여명의 학부모에게 새벽까지 전화를 했다.

함께 수업 받은 어린이들이 혹시 확진판정을 받아 학교에 옮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함께 수업을 받은 학생과 학부모가 검사를 받은 결과 지금까지는 모두 음성.

수시로 소독약을 뿌리고 환기를 시키며 수업 중 학생들이 모두 바르게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세종시 보건당국에선 1일 오후부터 수업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다음주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키즈옥션을 준비하던 종촌초등학교 학생들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작품을 준비할 수 없게 돼 참가를 포기했다.

13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미술작품 준비를 하던 작가 선생님은 아쉬운 마음에 키즈옥션을 위해 준비하던 초등학생 2학년 그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림에서 어린이가 표현했듯 곤충이 애벌레를 먹으며 “살짝 따끔할 거예요”라고 하는 말이 코로나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의 말과 같아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키즈옥션에 참가하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그린 그림, 곤충이 애벌레를 잡아먹으면서
키즈옥션에 참가하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그린 그림, 곤충이 애벌레를 잡아먹으면서 "잠시 뜨끔할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코로나 검사에서 흔히 듣는 말이라 마음에 와 닿는다.

“미칠 것 같아요. 아이가 밀접 접촉자로 자가격리라네요.”

학교에 아이를 보냈을 뿐인데 밀접 접촉자가 되어 2주간 집안에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세종시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학부모의 마음은 초조하다.

코로나 검사 받고 종일 핸드폰만 바라보며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문자메시지가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가능한 세종시 어진동 선별진료소에는 아침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차량 없이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도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칸막이도 없고 거리두기 표시도 없어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모습은 검사 받으러 온 시민을 불안하게 했다.

검사 받을 줄에 서 있던 한 시민은 “드라이브 스루가 너무 오래 기다린다고 해서 차를 두고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너무 후회된다”면서 “최소한의 칸막이나 거리두기가 이루어져 있지 않아 검사 받으러 왔다가 코로나 걸릴 것 같아 불안하다”고 불평했다.

종촌초등학교는 코로나로 폐쇄돼 적막했지만, 바로 옆 종촌유치원엔 원생들이 평소와 같이 바깥놀이를 하고 있었다.

하루 19명의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한 세종시의 점심시간대 카페와 식당은 평소와 다름 없이 많은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1일 오전까지 종촌초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22명 발생한데다 확진 경로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검사를 받은 시민은 31일 하루에만 2335명.

검사를 받은 한 학부모는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살아온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며 “코로나가 이렇게 우리 삶에 가까우니 더욱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검체를 채취하고 있는 세종시 어진동 선별진료소(왼쪽)과 점심시간 사람들이 몰려 있는 어진동의 한 카페(오른쪽)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