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장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걸림돌 될라
부동산 투기장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걸림돌 될라
  • 김선미
  • 승인 2021.03.23 14: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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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칼럼] 세종시 랜드마크는 ‘벌집(?)’... 부동산투기 광풍
"나도 광풍에 발을 들여놓았어야 했는데... 쓰라린 후회(?)

착잡한 충청, 이런 꼴 보려고 세종시 사수와 완성에 목을 맸는가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하루에도 몇 차례씩 머리를 쥐어뜯으며 “끄~응~” 하는 장탄식과 함께 어금니 꽉 다물고 입술을 깨문다. 이렇게 가다가는 조만간 그렇지않아도 시원치 않은 치아가 남아나질 않고 입술은 너덜너덜해지지 싶다.

워낙 재테크에는 관심도 소질도 없지만 요즘처럼 나의 무능력에 자괴감이 든 적이 없다. 놓친 고기가 크다고, 망설임과 게으름으로 인해 스쳐 지나간 몇 번의 기회가 더욱 쓰리게 다가온다.

아! 그때 전세 끼고, 대출 받아서라도 집을 사는 거였는데… 은행 이자보다는 수익이 높을 거라며 땅에 묻어 두자고 권할 때 왜 귓등으로 흘려 들었는지… 때늦은 후회가 물 밀듯 밀려든다.

쓰라린 후회, 나도 부동산 광풍에 발을 들여 놨어야 하는데…

만약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았어도 망설였을까? 아무리 부동산에 문외한인 나도 황금알을 보장하는 ‘확실한’ 정보라면 기꺼이 뛰어들었을 것이다. 더구나 정보 제공자가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공기관의 직원에게서 나온 내부정보였다면 한달음에 은행 창구를 찾았을 것이다.

내가 황금 보기를 돌 같이 보는 성인군자도 아닌데 그토록 확실한 땅 짚고 헤엄치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싫어하고 재산 증식에 관심 없는 사람이 있을까? 당장 손에 쥔 것 없고, 믿을만한 정보가 없으니까 못 덤비는 것일 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발로 촉발된 땅 투기 사건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내부정보 이용한 LH 발 땅 투기 의혹, 정국 흔드는 뇌관 되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유조차 사치스러울 정도로 전방위적이다.

위에서 아래까지, 서울에서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 일로로 치달으며 정권을 흔드는 뇌관이 되고 있다. 짐작은 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졸지에 바보가 된 기분이다.

세종시도 투기 의혹 광풍에서 비켜가지 못했다. 연서면 일원의 스마트국가산업단지(이하 스마트산단) 예정지가 폭탄이 됐다. 스마트산단 투기 의혹으로 세종시청은 하루에 세종경찰청과 충남경찰청이 동시에 압수수색을 하는 기록을 세웠다.

세종시는 문제가 불거지자 자체조사를 벌여 ‘자진 신고 1건 외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경찰이 세종시청과 세종시의회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을 벌이며 시의 발표를 무색케 했다.

스마트산단 투기 의혹 없다는 발표 하루만에 두 곳서 동시 압수수색

22일 현재 세종경찰청이 입건한 피의자는 공무원 3명 및 민간인 4명 등 7명이며, 내사자는 공무원 1명 및 민간인 1명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3명은 세종시 공무원으로 밝혀졌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참담하다. 세종시 건설을 책임진 차관급 고위공무원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도 투기 의혹으로 내사 중이다. 세종시 건설을 책임진 수장이 땅 투기 의혹이라니 분노에 앞서 허탈해진다.

세종시의원들도 투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의원 18명 중 11명, 무려 3분의 2가 본인·배우자·가족 등의 명의로 스마트산단 예정지를 비롯 인근 지역의 농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토지를 보유한 것만으로 투기 의혹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들 중에는 투기와는 무관한 억울한 사례도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회 등 전방위적 의혹, 전행복청장도 내사 대상에 포함

당연히 옥석이 가려져야 하겠지만 전국을 휩쓸고 있는 땅 투기 의혹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안기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한가운데에 세종시가 있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꼴을 보려고 그토록 치열하게 행정수도, 세종시 건설과 완성에 목을 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무려 2배가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아파트값 고공행진만으로도 세종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높은 집값이 인구 유입을 막고 역으로 인구 유출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부 개발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까지 더해지며 세종시는 행정수도가 아닌 거대한 부동산 투기장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게 됐다.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인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에 들어선 소규모 조립식 주택들. 외지인들이 지은 이 집들을 원주민들은 향후 보상을 노린 벌집으로 부르고 있다.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인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에 들어선 벌집들.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아닌 벌집으로 상징화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의사당 등 기관 이전 막아야 한다는 주장 나올 수도 있어

무엇보다 세종시를 덮친 부동산 투기 광풍이 행정수도, 세종시 완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부동산 투기를 잡지 못한다면 역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등 기관 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작금의 세종시 부동산 광풍에 대다수 세종시민과 충청권은 이래저래 착잡할 수밖에 없다.

한편 앞으로 세종시의 상징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행정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의 상징으로 지목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복도에 진을 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길게 늘어선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통근 버스 행렬 대신 ‘벌집’으로 말이다.

개발 예정지 빈 터에 조악하게 늘어선 ‘벌집’이 세종시의 악명 높은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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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입주민 2021-03-25 08:58:48
김선미 칼럼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를 문지은 기자가 <세종의 소리>에 계속 쓰고 있습니다.

<세종의 소리>는 데스크 기능이 존재하는 신문사인지 의심이 됩니다.

http://www.sj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49559
http://www.sj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47889

최원배 2021-03-24 12:17:32
김선미 칼럼이 읽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블어투기당과 투기 공직자가 행정수도 완성을 향후 10년은 묻어버렸다. 공직자 투기가 국민의 공분을 폭발시켰고 정권교체후 대대적 숙청이 이루어지고 세종시는 희생양이 된다. 세종시가 살길은 더블어투기당과 투기 공직자를 몰살시키고 정당교체와 청렴 공직자로 교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