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해체되면 다리 주변 수량 감소 우려... 시민들 “초라해지지 않을까 걱정”
시 “금강보행교 주변 강 폭, 원래 그대로”... 금강수계 종합관리, 환경부가 주도
“세종보가 해체되면 금강 물이 줄어 금강보행교의 경관이 초라해지지는 않을까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지난 18일 세종시 한솔동 금강 수면에 조성돼 있는 세종보를 해체키로 결정한 것이 알려진 뒤, 한창 공사중인 금강보행교 주변 산책로에서 만난 한 시민(59·보람동)은 이같이 물었다.
금강보행교는 국내 최초로 직선이 아닌 원형으로 지어지는 다리이다. 또 국내에서는 드물게 상층과 하층에 각각 원형으로 된 다리 두 개가 위·아래로 만들어지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시행 기관으로, 공사비만 1,0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상층은 보행자용 도로이고, 하층에는 자전거도로가 들어선다.
하층에는 또 세종시청에서 금강 건너 북쪽에 조성 중인 중앙공원에서 출발하는 소형 자율주행자동차나 로봇 등이 오가는 것을 세종시는 구상하고 있다.
오는 7월중 완공될 예정인 금강보행교 곳곳에는 또 레이저쇼, 미디어 파사드, ICT(정보통신기술)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과 낙하 분수 등의 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세종시청 쪽에는 광장과 스탠드를 배치해 시민들의 쉼터로 제공되고 금강 건너 중앙공원 쪽엔 높이 30m 원형 전망대를 세워 세종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된다.
길이 1.412㎞에 달하는 주교량은 지름이 460m인 원형 강관트러스교로 만들어지고 있다. 금강보행교의 순수 중량만 약 9,70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와 각종 장치가 이 정도이니 세종시의 주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감이 크다.
이런 상황인데 세종보 해체로 금강보행교 아래의 금강 수량이 줄면 이 다리 주변의 경관이 초라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세종보 해체를 결정했지만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고 ▲금강보행교 주변 금강의 수량은 세종보 개방 이전과 크게 줄지 않았으며 ▲금강보행교 주변을 포함한 금강 수계를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는 환경부 주도로 논의·검토될 것 ▲시민과 사회단체 및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한 후 ‘다각도로 검토를 하자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보는 4대강 사업 때문에 만든 것은 아니지만, 4대강 사업 당시 금강의 바닥을 넓게 준설한 것으로 안다. 하부가 넓고 넉넉한 그릇 모양으로 준설해 바꾸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현재 세종보가 완전히 개방되는 바람에 금강보행교 주변 수위가 1~2m가량 낮아졌을 뿐 강 폭이 줄어들거나 좁아진 것은 아니다. 상공에서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8일 세종보 해체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금강보행교가 있는)금강을 어떻게 가꾸어 갈지 지금 논의되거나 나오는 의견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련된 논의는 환경부가 주도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결론이 언제 나올지 현재로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금강보행교 및 그 주변 경관에 대한 보완 여부에 대해 그는 “의견이나 논의가 나온 것은 없다. 조만간 시 내부에서 이야기가 있을 순 있겠다”고만 말했다.
한편 세종보 해체 결정에 대해 정의당과 환경운동단체들은 즉각 해체 시기를 결정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국민의힘을 비롯해 보수적 의견을 가진 시민과 단체들은 세종보 해체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격렬하게 의견대립을 빚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