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성, "신행정수도 ! 드디어 꿈이 실현되나"
황우성, "신행정수도 ! 드디어 꿈이 실현되나"
  • 황우진 기자
  • 승인 2021.01.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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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연기토박이 황우성 ‘세종문화원향토사연구회’ 소장
신행정수도 추진운동 주체에서 향토역사 연구소장으로 변신
세종문화원 향토사연구실에서 만난 황우성 소장은 "앞으로 남은 일은 세종시 역사를 정리하고 뿌리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행정수도’는 언제쯤 완성될 수 있을까. 균형발전의 상징 세종시는 ‘대한민국 제2의 도약시대’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로 일상이 바뀌어 버린 2021년 신년 벽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행정수도 선포와 비전, 좌절을 함께 겪으며 행정수도추진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황우성(71) 전 연기군의회 의장을 7일 오후 2시 세종문화원에서 만났다. 

“지금은 세종시 향토사 공부를 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어. 그동안 세종시 옛 연기군 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제는 이것이 세종시의 뿌리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세종시 향토사연구소 황우성 소장은 격동의 세월 속에서 얻은 다양했던 직함을 모두 다 내려놓고 이제는 겨울 난초와 같이 향토역사의 향기 속에 묻혀 살고 있었다. 기자와는 익히 알고 지내는 터라 더욱 친근한 어조로 임했다. 고향은 세종시 전의면으로 1950년 ‘사변둥이’로 태어났다.

전쟁통에 태어나 고생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 것처럼 황씨는 우연히도 신행정수도가 핫이슈로 등장하던 시대, 연기군 정치의 한복판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정치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어. 우연찮게 군의원, 도의원을 나가게 됐는데, 그게 노무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를 선포하고 추진하던 시기였지. 사람의 운명은 참 알 수 없어.”

당시 충남 연기군의회 의장을 맡고 있던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행정수도를 선포하고 힘차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러나 2004년 5월 ‘신행정수도가 위헌판결’이 나면서, 추진하던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좌절한 연기군민은 투쟁의 일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서 당시 연기군의회 의장으로서 그 중심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며 황 의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역사의 큰 수레바퀴 소용돌이로 빨려들어 가게 된다.

세종문화원회원들 문화유적답사 사진

계속되는 스트레스로 ‘직장암 3기’ 판정을 받고도 동료들에게 못 알려...

황 의장은 계속되는 원안사수 운동과 야간회동, 스트레스로 몸에 이상이 왔다. 급기야 혈변이 나오고 쓰러지는 상황이 됐다.

“혈변과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갔더니 직장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다른 동료들에게 말할 수도 없었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었지. 그때 나 대신 황순덕 의원이 고생을 많이 했어. 지금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고 모두들 고생 많이 했지.”

이후 항암치료를 하며 연기군의회 의장을 마치고 충남도의회에 진출해 행정수도 원안사수 운동을 계속했다.

“참으로 기나긴 싸움이었어. 연기군민끼리 갈등도 많았어. 이제는 모든 게 원만히 해결되고 국회가 내려온다니 신행정수도가 정말로 완성되어 가는 것 아니가!”

황 전 의장의 눈에는 지난 20여년 간의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했다.

세종시 뿌리 연기·전의 백서 만들고, 신도심 원도심 갈등해소에 앞장서고 싶어...

“이제 남은 일은 세종시 시립박물관을 만들고 연기․전의 백서를 만드는 일이지. 2016년 백서를 만들자는 운동이 있었는데 그냥 유야무야 되고 이제는 연기·전의 역사는 그냥 사라지는 것 아닌가 싶어. 몇 백 년 된 역사도 살아 있는데 몇 십 년도 안 된 우리 시대 역사가 사라진다니 너무 아쉬운 거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뿌리를 남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황 소장도 당연히 격동의 시대를 보내며 겪은 연기군민 삶의 역사를 뿌리로 남기고 싶은 것이 당연하고 또 당연히 그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세종지역 6.25전쟁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앞으로 그가 집중해서 이루고 싶은 일에 대해 물었다.

“세종시는 세상의 으뜸도시라는 뜻인데 이것을 위해 세종시가 뿌리 역사와 사람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보네. 세종시에 있는 역사인물, 예술가, 전쟁영웅 건물 등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향토사연구소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일찌기 향토사연구회는 세종시 8명신(名臣)을 정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세종시 8명신으로는 세종대왕과 직접 관련된 김종서, 김익정, 박팽년, 성삼문, 등이 있고 이밖에 김처선, 이정간, 임난수, 이후생을 세종시의 8명신으로 정했다. 우연찮게도 세종시는 세종대왕과 인연 깊은 신하들이 에워싸고 있는 형국의 도시형태를 취고 있다.

또한, 세종향토사연구회는 최근 6.25발발 70주년을 맞아 세종시의 6.25 전쟁사 학술대회를 개최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노승호 한림대 교수가 6.25 당시 촬영한 미군의 ‘전의전투’, ‘금강전투’ 필름을 처음으로 찾아내 발표했는데 사변둥이로서 참 감회가 깊었네. 숨어있는 ‘독립운동열사’들을 찾아내는 일도 해야 하는데, 조치원에서 추운실기를 지은 ‘맹의섭’ 같은 이는 참으로 훌륭한 독립운동가인데 아직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라네.”

세종문화원 향토사연구회원들과 역사문화 탐방에 나섰다
세종문화원 향토사연구회원들과 역사문화 탐방에 나섰다

짧은 시간에 많은 주제의 얘기를 들으며 마지막으로 신도심과 원도심의 갈등 해소와 세종시의 발전 방향을 물었다.

“조치원 중심의 원도심과 신도심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구도심 신도심의 구분이 없어져야 해요. 수도권 전철과 청주공항이 연결되고 국회가 내려오면 광역도시권으로 발전해 분열을 없애고 이제 수도권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황 소장은 그동안 세종향토사 소장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말하던 어조를 바꾸어 옛 연기군의회 의장의 강한 어조로 한편으로 세종시의 발전 방향과 앞날을 걱정하며, 자신의 평소 소회를 가감 없이 말하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행정수도 건설을 위해 몸과 마음을 불살라 온 그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신행정수도 건설의 역사적 과업에 계속 동참해 줄 것을 세종시민과 함께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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