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소나무가 팔렸다" 울분에 찬 공주 원대마을
"수호신 소나무가 팔렸다" 울분에 찬 공주 원대마을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1.12.19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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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된 재래종 소나무 군락, 농원개발 위해 무차별 파헤쳐

 
공주의 한 작은 농촌마을이 수백 년된 소나무 반출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최근 공주시 우성면 방흥리 원대마을 주민들이 수호신처럼 여기던 200~300년 생 재래종 소나무 100여 그루가 반출될 위기에 놓이자 집회를 계획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마을 뒤편 야산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재래종 소나무 1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면서 주민들은 이를 수호신처럼 여기고 애지중지 보호하고 가꿔 왔다.

그런데 최근 산주가 관광농원을 조성하겠다며 개발을 시작, 이곳에서 자생하던 수백 년생 소나무들을 외지인에게 팔아 넘겨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소나무 군락지를 보호수로 지정해 줄 것을 공주시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경급이 높고 형질이 우수한 점을 감안하면 식물의 유전자와 종(種) 또는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우량소나무림 등으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는 소견을 냈으나, 사유림이라는 이유로 최종 반려됐다.

시는 보호수로서의 가치가 크다 하더라도 사유림의 경우 개인 재산권 침해 문제와 맞물려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을 주민들은 “수백 년된 재래종 소나무가 자생하는 이런 곳에 관광농원 개발을 허가해 준 자체가 잘못”이라며 마구잡이식으로 허가를 남발한 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꼬집고 있다.

조한복(71) 이장은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냐”면서 “이곳 소나무 군락지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어 주민들의 애착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림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에 개발 허가를 내 준 것은 주민들의 의견과 바람을 무참하게 짓밟는 처사”라며 시의 행태에 분통을 터트렸다.

마을주민 류근복(70) 씨는 “나무를 해서 땔감으로 쓰던 그 어렵던 시절에도 그곳 소나무들만큼은 수호신으로 여기고 아끼고 보호했다”면서 “애지중지하던 나무들이 하루아침에 반출된다니 참으로 상심이 크다”며 허탈함과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상심에 대해 토지주는 “마을주민들에게 매입을 권유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어 여기까지 왔다”며 “주민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고 원만히 해결할 용의가 있다. 주민들이 좋은 안을 낸다면 충분히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이후 소나무 반출을 위한 굴취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업자와 마을주민 간 마찰이 자칫 큰 싸움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령 200~300년 생 재래종 소나무 100여 그루가 수난을 겪으면서 방흥리 원대마을 주민들의 상심이 큰 가운데 시의 향후 대응과 토지주와 주민이 원만한 타협점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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