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화 교육이 학교 폭력 불러"
"서열화 교육이 학교 폭력 불러"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02.28 10: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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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종교육 희망네트워크' 창립하는 최광 위원장

   '세종교육 희망네크워크'를 창립, 기존 교육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최광 위원장
“학교 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건 그 이면을 잘 살펴봐야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성적 중심의 서열화 교육입니다. 이 경쟁의 대열에서 낙오된 학생들에게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 길로 가도록 만들고 있어요. 세종시 출범과 발 맞춰 학교 교육이 체험학습과 동아리 활동 등 적성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27일 오후 5시, ‘세종교육 희망네트워크’ 발족을 준비 중인 최광 위원장(59)을 ‘하늘과 소나무’라는 찻집에서 만났다. 강정화 설립준비위원과 창립 이후 사무국장을 맡을 김학출씨(51)도 동석했다. 최위원장은 연기지역에서 이름이 난 서점 주인이다. 조치원 역 앞에서 25년간 ‘양지서원’을 운영, 연기에서 공부한 사람이면 한 두 번씩은 만났던 인물이다. 그가 획일화된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 민간 네트워크 조직에 나섰다.

“경쟁 교육을 협동체 공동 교육, 인성 함양으로 변화시켜 소외된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이면 누구나 존중을 받는 그런 교육이 학교 폭력을 없애고 황폐화되는 교육 현장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사회인으로 성장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서열화 교육이 그 싹을 잘라버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경쟁 구도가 도려내는 그 싹을 소중하게 가꾸면서 살려내겠다는 게 ‘세종교육 희망 네트워크’ 설립 취지였다.

“연기에서 세종 교육으로 이름은 바뀌고 스마트 교육이라는 환경 변화는 가져오지만 그 틀은 역시 경쟁 구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세종시 출범 여부에 관계없이 지역 사회에서 몇몇 분들이 민간 차원의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만 세종시 출범과 교육감 선거와 공교롭게도 맞아 떨어졌을 뿐입니다.”

혹여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만든 조직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현실 교육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기 때문에 진보 쪽이라고 오해도 할 수 있지만 진보와 보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기존 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세종교육...’은 지난 해 서울시 교육청 정책보좌관 이범 초청강연이 창립의 계기가 되었다. 평소 연기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몇몇 지인들이 이 강연을 듣고 학부모, 지역 주민이 교육에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 기존의 틀을 변화시키는 ‘혁신학교’를 만드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저는 중학교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안학교를 다녔습니다. 그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성장기 예민한 감수성 탓도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공부하고 놀았던 그 기억이 너무 좋았습니다. 제 꿈이 대안학교를 만드는 것이 된 건 그 때 받은 좋은 충격 때문 입니다. 시험 중심의 학교는 불행해지기 마련입니다.”

이 때 준비위원으로 창립 실무를 담당하는 강정화 위원이 활동방안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우선 교육정책을 모니터링하면서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시민 의견 청취와 교육 행정 당국에 전달, 그리고 학부모 대상 강연 및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등으로 요약했다. 강 위원은 현재 신봉초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아무래도 진보 논리에 가까울 것 같아 우려의 말을 건넸다. 선거 전에 들어가면 없는 것도 만들어서 상대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만큼 한 번 더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진보 세력과 굳이 차별화할 필요는 없지만 큰 맥락에서는 비슷한 건 사실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다르겠지만...하지만 필요한 활동까지 색깔로 구분 지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진보든 보수든 저희가 원하는 방향과 같다면 그것을 받아들여 우리 모두가 원하는 학교 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면 됩니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처럼 들렸다. ‘실용’(實用)이 최고의 가치라는 뜻이리다. 23년 교직생활을 마치고 전의면 다방리에서 농사를 짓다가 동참한 김학출 사무국장 내정자가 28일 오후 6시 30분 연기문화원 2층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식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또, 다음 카페에서 ‘교육희망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전국망을 구축, 가치관 공유 등 정착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이와 함께 현재 학부모, 교사 등 7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시민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흔히 도입하는 후원금 형태로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세종 교육 희망 네트워크 창립 총회에는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고자 하는 교육계인사들이 참여, 출범을 가볍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준비 위원회 측에서 언론사에 보낸 ‘취재 요청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세종시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학부모, 교사, 학생, 시민들이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활동에서 전체적인 정보의 공유와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세종교육 희망 네트워크는 교육감 선거와 관련, 세종시 교육감 후보 교육정책 공청회 및 협약식, 청소년 문화사업, 혁신학교 만들기, 지역 교육예산 바로잡기, 교육정책 바로잡기 등을 추진하고 자 합니다....’

‘세종교육...’의 설립 목적과 활동 방향, 그리고 참여 계층 등이 적시되어 있어 답변을 대신하면서 약 40여 분 간의 인터뷰를 마쳤다. ‘세종 교육...’이 창립과 함께 지역사회 발전과 교육 혁신을 위한 새로운 큰 축이 되길 기대해본다.(연락처)010-5052-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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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영 2012-02-28 16:19:51
성적중심의서열화 교육은 사라져야 된다고봅니다
각자적성에맞춰 공부해야된다는것은맞지만
잘되지안는게 우리교육현실이라 안타갑네요
희망네트워크 란말처럼 희망을기대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