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렀지만... 이춘희 시장 방패 못뚫은 세종시의회 시정질문
별렀지만... 이춘희 시장 방패 못뚫은 세종시의회 시정질문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0.11.1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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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임채성 의원, “행정 부적절” 몰아붙였지만 이 시장 노련함에 막혀
질문 중반쯤부터는 부드러운 어조로... 다른 의원 3명 시정질문은 '평이'
12일 시정질문을 하는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원(왼쪽)과 답변하는 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 (세종시의회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12일 시정질문을 하는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원(왼쪽)과 답변하는 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 (세종시의회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제66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이틀째인 12일 본회의장에서는 시정질문이 진행됐다. 이날 시정질문을 위해 단상에 오른 4명의 시의원 중 첫 번째는 임채성 의원.

임채성 의원은 시정질문 모두에서부터 “부적절한 행정업무 처리” “예산낭비” “잘못된 대응으로 주민들간 갈등을 일으키는”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시장과 공직자들에게 묻고 싶다. 반성없이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등의 언급을 해,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같은 당 소속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듯했지만, 임 의원의 시정질문을 내내 지켜본 이들이 종합적으로 내린 평가는 이춘희 시장의 노련한 대응을 무너뜨리거나, 타고 넘지는 못했다는 것.

일단 30대 초선의원의 패기는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인정하지 않거나 반박할 게 뻔한 답변이 예상됐다면 그 답변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송곳 같은 2차 질문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지켜본 이들의 중론이다.

임 의원이 잘못되고 부적절한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것은 ▲나성동 제일풍경채 아파트와 리더스포레 아파트 출입구 변경 ▲로컬푸드 싱싱장터 3호점 위치 변경 논란 ▲반다비 빙상장 위치 변경 논란 ▲한예종 무용실 변경 논란 네 가지이다.

임채성 의원은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와 한화 리더스포레 출입구 변경 문제는 행복도시건설청이 지구단위계획을 잘못 반영한 결과다. 쌍둥이 회전교차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가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들 아파트는 설계공모로 개별 설계됐고, 하나의 교차로는 권장사항”이라며 “계획 자체가 완벽할 수는 없다. 설계 전부터 입주자를 고려하진 못한다. 허가 전에 이뤄진 사항이고, 교통 전문가들이 이런 판단을 했고 전문가들도 동의했다”고 답변했다.

싱싱장터 3호점 문제에서 임 의원은 “시의 예산이 없다고 새롬동에서 다정동, 다시 새롬동으로 입지를 바꿔도 되나”라며 “시민들은 시의 예산 상황을 잘 모른다”고 물으며 파고들었지만, 이 시장은 “변경된 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계획 수정으로, 많은 예산 절감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잘못된 업무추진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반다비 빙상장 문제에 대해 임 의원은 “최초 입지가 섣부르게 공개되다 보니 민원이 유발됐다”고 지적했지만, 이 시장은 “공모에 필요한 수준의 정보가 공개됐다. 위치 변경은 미래 교통 수요의 원활한 처리에 있었다. 장애인단체, 체육계와도 소통을 마쳤다. 교통편의는 동쪽이 낫다”고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임 의원은 “주민들에게 ‘처결’을 잘 했어야 했다. 부적절한 정책 결정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라고 주장했고, ‘처결’이라는 생소한 단어 때문인지 이 시장은 뭐라고 발언했는지 되묻기도 했다.

또한 이 시장이 “계획을 내놓아야 시민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결정을 하고 언급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는데도, 임 의원은 “시민들과 소통 부족”을 반복해 강조해, 중계영상으로 지켜보는 이들은 고개를 내젓는 태도를 보였다.

시정질문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임 의원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이 시장을 배려하는 듯한 뉘앙스의 질문을 해, 원래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보는 이들은 궁금해 하기도 했다.

중계영상으로 임 의원의 시정질문을 지켜본 세종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처음엔 매섭게 파고들고 몰아붙일 것 같았는데…, 좀 그렇다”면서 “세종보다 연륜이 오래된 대전시의회나 충남도의회의 경우, 시정질문 대상인 사업이 마무리되거나 일단락된 것이면 일괄질의 후 일괄답변을, 한창 진행 중인 사업이면 일문일답으로 진행한다. 진행 방식에도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채성 의원에 이은 시정질문에서 손인수 의원은 인근 타 도시에 비해 부실한 세종시 응급의료체계를, 이순열 의원은 빈약한 반려동물 대책에 세종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박용희 의원은 차질을 빚고 멈춘 친환경종합타운 문제와 세종보 해체 문제에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을 각각 요구했다.

한편 세종시의회는 이날 시정질문이 마무리 된 후 12일간 본회의를 휴회한 뒤 오는 25일 재개키로 하고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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