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 “세종시, 글로벌 스마트 행정수도 완성에 기여하는 게 바람”
조상호, “세종시, 글로벌 스마트 행정수도 완성에 기여하는 게 바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0.10.19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 취임 1주년 단독 인터뷰] 광역정부다운 세종시 만드는데 ‘전방위적 행보’
“공공정책·마이스 산업, 스마트시티·문화예술 산업 융·복합... 10년 내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구축 목표”
세종 민주당계열 인사 중 훌륭한 인성 소유자 평가에 “사회적 불합리, 모순 줄여가는 일 하고 싶어”
<세종의소리>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 그는 약 1시간동안 진행된 류용규 취재팀장과의 대담에서 세종시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자신이 그리는 도시 등에 대해 소상하게 언급했다.

조상호(50) 세종시경제부시장은 인터뷰 내내 엷고 잔잔한 미소와 함께 ‘~이랄까’라는 표현을 자주 쓰면서, 조용하고 낮은 톤의 목소리로 말했다. 사회에서 첫 직업이 상담가였다는 점에서 비롯된 듯하지만, 흔한 선입견으로 볼 때 정치권에서 오래 일한 사람답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면서도 당면한 목표는 ‘행정수도 세종시의 완성’이라는 점을 충분히 전달하고도 남을 정도로 인식시켜 주는 힘을 지녔다. 단순한 수사(修辭)로서의 완성이 아니라, 자신의 열정과 온힘을 다해 이뤄내야 할 목표임을 듣는 이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그것도 글로벌한 수준에서도 아주 빼어난 행정수도이어야 함을. <세종의소리>는 취임 1주년을 갓 넘긴 그와 지난 16일 오후 단독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경제부시장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는?

“돌이켜보면 이전에 비해 훨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시장님을 보좌해서 3기 세종시정이 발전되도록 기여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거여서 이전보다 책임이 무거워졌다.

세종시는 광역정부임에도 역사가 짧아 체계적인 투자유치나 산업정책 같은 것을 시행하지 못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실리콘밸리, 뉴욕으로 출장을 가 투자유치를 성사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가지 못해 아쉽다.

민생부문에서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민생경제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매주 1회씩 28차례 회의를 해 온 게 보람이기도 했다.”

- 시민들은 세종시의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이를 설명해 준다면...

“세종시는 연원을 충남 연기군에 두고 있다. 기초정부에서 광역정부로 전환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정 역량이 다른 광역시·도와 비교하면 격차가 있다.

독자적으로 경제전망을 세우고, 도시의 발전 전망을 기초로 한 경제정책의 대강, 부연하자면 그에 따른 투자유치 전략,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외자유치 사업, 이런 일들이 잘 이루어지도록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것이 전체적인 경제정책의 대강인데, 이런 방향에서 독립적인 사업을 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저는 도시가 갖고 있는 특성, 속성에 기반해서 산업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해 2018년 지방선거 때 3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틀을 정했다. 

행정수도는 두 개의 큰 산업적 토대를 갖추게 된다. 공공정책과 마이스(MICE) 같은 산업이다. 행정수도가 되면 글로벌한 표준을 갖거나 지향하는 협회, 단체들이 집결하게 된다. 또 중앙정부 공공정책 분야 외에도 문화예술, 관광산업 등 그 나라의 문화를 드러내는 시설들이 들어선다. 국립세종수목원이 처음으로 행정수도의 품격을 드러내는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세종수목원이 1년에 30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을 유입시킬 것으로 보는데, 그외 박물관단지와 서울의 민속박물관을 이전하는 구상이 있다. 

또 도상계획으로만 남아 있지만, 행복청이 3500억원 정도 들여 자연사박물관을 세종시에 세우는 계획도 있다. 이런 것들이 행정수도 세종시가 문화예술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기본 토대가 된다.

뉴욕으로 출장가려고 했던 이유는 모마(MOMA)라는 글로벌 수준의 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하려는 목적 때문이었다. 이런 것들을 우리가 품으면 유동인구를 늘려서 상가 활성화 등에 긍정적인 여파를 미치게 된다. 그래서 코로나19 상황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세종시가 갖고 있는 속성 하나는 당연히 스마트시티이다. 21세기 인류문명에서 만드는 도시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마트시티가 세종시이다. 5-1생활권을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지구로 만들고 있는데, 이 시범지구만 해도 1만8,000명이 실제로 살게 된다.

이런 것들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산업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요즘 얘기를 많이 하는 자율주행 분야는 크게 퍼스널 모빌리티, 즉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보는데 스마트시티에는 모빌리티나 헬스케어, 에너지, 물, 교육 등 대략 7개 범주가 들어가 있다.

세종시에서는 규제특례를 받거나 아니면 국가 레벨의 시범사업으로 많이 시작되는데, 그런 연관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세종시에 설립되고,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시가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4생활권, 5생활권이 대학·연구·스타트업 등 융·복합지구로 성장하고, 스마트국가산업단지는 제조업 기반이 되는 방향으로 세종시 성장기반을 만들고 나면 대전 대덕·신동-세종시-충북 오송·오창-충남 아산을 이어 ‘신수도권 혁신클러스터’로 만들고자 한다.”

- 하지만 지금 소상공인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

“상가 공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2-3년 전부터였다. 우리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행복청,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회의를 거듭하면서 올해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자고 정했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공세적인 방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세종시로 국회를 이전하면 서울의 예에서 보듯이 문화예술·관광 산업이 합쳐져 유동인구가 엄청나게 는다. 이게 상가 문제를 푸는 열쇠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한시적이고 직접적인 조치들인 주차단속 유예, 여민전 규모 확대, 상인회 출범 지원 등으로 해 왔다.

소상공인진흥재단이 문을 열고,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던 신용보증기금의 국비 80억원을 확보했다. 이게 문을 열면 소상공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종시에는 상권 유동화 현상이라고 하는 대단히 독특한 현상이 있다. 도시 건설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어느 지역이 굉장히 잘 되다가 다른 곳으로 활성화 현상이 옮겨간다. 한솔동에서 도담동으로, 이어 나성동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각각의 상권들이 자조하는 노력을 하고 시가 경관시범지구라든지 골목상권을 지정한다든지 하는 지원을 하고 시나 문화재단에서 작은 단위의 문화행사를 열면 실제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나리라고 본다.”

- 시민들은 세종시의 운영과 방향을 중앙정부가 거의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돌이켜보면 행정수도라는 개념은 2002년 대선에서 나왔다. 그 완성시기는 2030년으로 봤다. 한국과 같은 빨리빨리 문화에서 한 세대를 거쳐 도시를 만들겠다는 진짜 원대한 구상이다. 이제 완성까지 10년 남았다. 뭐랄까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부처는 작은 부처 말고는거의 다 왔다.

세종청사 건립과 운영으로 정부간 교류는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는데, 국회와 정부가 분리된 현상이 고착화돼, 정부의 정책 품질에 문제가 되고 있다. 행정수도에 관한 한 여당의 궁극적 입장은 11월쯤 정리돼서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도 얘기는 하고 있는데, 국회 세종의사당 만드는데 반대는 안 하지만 행정수도는 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서, 야당이 깊이 공감하고 정책적 대안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야당에서 정진석 의원 같은 충청권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안도 하고 지원도 한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계비는 건축예산의 5%인 147억원 정도로 보는데, 30억원 정도 예산이 서 있으니까 120억원 정도 추가로 반영만 하면 기정사실화 된다. 야당이 도움을 주면 이를 풀어갈 적기라고 보고 노력하고 있다.”

31일 오후 열린 수소연료전지자동차용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내빈들이 기념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열린 수소연료전지자동차용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내빈들이 기념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왼쪽 아홉 번째가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

- 차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금은 제가 시장님을 보좌해서 세종시가 글로벌한 수준에서도 아주 매력이 있는, 글로벌 레벨의 스마트시티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 일이 제가 하는 일이라서, 그런 고민 안 한다.

코로나19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진도를 못 나가는 일이 진척되도록 하는 게 제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이해찬 전 대표와는 연락을 자주 하나?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는 아니다(웃음). 그 분이 회고록 집필 등 때문에 서울에 좀 더 비중을 두고 계실 건데, 댁은 뭐 여기니까...(웃음)”

- 수용하기 어려운 난감한 민원도 받을 텐데, 어떻게 처리하나?

“공직에 있으면 결국은 뭐랄까 시민들이 위임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민원을 피할 길이 없다. 그저 정해진 원칙에 의해 해결을 하고 있다. 제가 느끼기에 부당한 청탁은 받아본 적 없다.

수용하기 어려운 민원이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민원이)들어오면 부서검토를 한다. 필요성이나 타당성, 시급성 등이 인정될 경우 재정여건을 고려해서 정책판단을 한다.

제가 받아들이기에 어렵거나 적절치 않다고 느끼면, ‘이해찬 보좌관 출신’이라고 하면 다 이해를 하고 포기를 하신다.”

- 세종시의 민주당계열 인사 중 가장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탈당을 해서 현재 민주당 당원은 아니다. 그동안 내내 사실상 정책 책임자 일을 했다. 정책관련 일을 하면 시급성, 일의 완급, 전후, 경중을 가리는 판단을 해서 일을 하게 된다. 사람 일도 비슷하다. 정책담당이기도 하지만 비서관·보좌관, 비서실장 등으로 평생 상담 역할을 해 왔다. 

사회에 나와 처음 직장으로 들어간 곳이 하나재단이라고, 당시는 직원이 5명뿐으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고 상담을 하는 일이었다. 저에게 와서 화를 내도, 저 분이 오늘 같이 급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면 저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개인적인 일로 시간을 빼앗기는 일은 거의 없지만, 세종시에서도 지역별로 집단민원이 발생한다. 시장님이 다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대면한다. 코로나 사태로 피시방, 노래방, 아파트, 고속도로관련 민원인들이 오면 제가 만난다.”

- 개인적인 시간이나 휴식 시간이 거의 없을 듯하다

“오전 6시부터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오늘 무슨 일 해야지, 누구를 만나야지, 어지간하면 어떻게 설득시킬까 하는 긍정적인 대안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푼다.”

- 사람을 대하는 본인만의 기준이나 가치관이 있는지...

“‘정치, 행정은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러자면 엄정한 합리성을 유지하면서도 우리 공동체가 처한 현실을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노인과 장애인, 빈곤층, 사회적 약자들에게 공공부문의 관심이나 지원이 없으면 그 사회는 야만적이 된다.

그 선을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제가 존경하는 정치인은 ‘정치란 당대의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사회적 불합리나 모순을 줄여가는 일을 하고 싶다.

평화적인 통일, 복지국가 건설,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을 통한 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 우리나라의 큰 아젠다들인데, 이런 아젠다를 이뤄가는데 기여하고 싶다. 그리고 제 성정이 싸우고 대립하는 방식보다는 배려하고 협력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스마트 행정수도가 우리 세종시에 앞으로 남은 10년 동안의 과제라고 본다. 경제라는 것이 기업이나 노동이나 소상공인 어디 하나 안 닿아 있는 곳이 없지만, 세종시는 더 나은 삶을 사는 그런 멋진 도시가 돼야 한다.

세종시는 목적이 있는 도시이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 탄생한 도시다운 멋진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시민들은 이 도시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저는 ‘빅 도넛’이라고 부르는데, 세종시의 중앙녹지가 세종시의 정체성, 아이덴티티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뜰과 같은 마음이랄까 삶의 방식을 다같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22일 오전 세종시 청사에서 열린 미래차산업발전추진단 출범식 후 위촉된 위원들이 첫 번째 회의를 하고 있다. 가운데 앉은 이가 공공단장을 맡은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
지난달 22일 오전 세종시 청사에서 열린 미래차산업발전추진단 출범식 후 위촉된 위원들이 첫 번째 회의를 하고 있다. 가운데 앉은 이가 공공단장을 맡은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