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동산 광풍 내포신도시 삼키나
세종시 부동산 광풍 내포신도시 삼키나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2.27 0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간공급 세종시 집중 연말 내포 입주 885세대뿐

공무원 특별분양 269세대 주택대란 현실화 우려

 
충남도청이 올 연말 이전할 내포신도시 주택 건설계획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종시에 불고 있는 부동산 훈풍이 차령산맥을 넘어서며 한파(寒波)로 변해 차갑게 얼어붙는 양상이 나타나며 수급 불균형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과 매입 주체인 개인들의 주택 수요가 세종시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돼 내포신도시가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대란, 돌파구가 없다
26일 충남개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내포신도시에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는 롯데건설이 분양한 885세대뿐이다. 이 중 공무원들이 특별분양을 받은 물량은 269세대에 불과, 도청과 도교육청 공무원 1300여 명은 내포신도시와 인접한 홍성이나 예산 등지에서 임대주택을 구하거나 대전에서 통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예고된 주택 대란을 해결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극동건설이 이미 938세대 분양을 완료했으나 입주까지 2년 이상이 걸리고, 지난해 4월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1개 블록 토지는 아직 분양시점도 확정짓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남개발공사가 지난해 8월 공개 매각을 시도했던 4개 블록 아파트 용지는 아직도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 용지는 총 6162세대가 들어설 수 있는 크기이다.

급기야 충남개발공사는 각각 1130∼2176세대 규모로 조성된 4개 블록 아파트 용지가 건설사들의 사업 추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700∼800세대 규모로 필지를 분할하기 위한 개발계획 변경절차를 밟고 있다. 공사는 3월까지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아파트용지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LH도 불 끄지 못한다
내포신도시에 총 23개 블록 아파트 용지를 조성 중인 LH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LH는 지난해 6월 총 2129세대를 건설할 수 있는 아파트 용지 2개 블록 매각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토지는 아직까지도 수의계약자를 기다리고 있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금자리 임대주택이 주택난을 해결할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보인다.

LH는 내포신도시에 총 8000여 세대 보금자리 임대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3개 블록 4194세대만 건설계획 승인을 받아 놓은 상태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LH가 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한다 해도 2015년이나 돼야 준공이 가능해 당장의 주택대란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자본, 세종시 쏠림현상
무엇보다 세종시의 부동산 투자열기가 내포신도시 주택건설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상당수 부동산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세종시 사업에 관심을 쏟느라 내포신도시를 거들떠 볼 여력이 없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실제 LH는 3월 중 세종시 1생활권 내 13∼14개 아파트용지를 매각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주택수요 선호도에 맞춰 중대형 아파트단지를 중소형 단지로 전환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변경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처럼 내포신도시 주택공급계획에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에도 충남개발공사는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세종시 주택시장 호황세가 내포신도시 주택사업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종시 분위기가 내포신도시까지 이어져 서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일반적인 시각과 정반대되는 전망을 내놨다.

김재중 기자 jjkim@ggilbo.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