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소주'에 취하다···과학동네 이색 술문화
과학기술, '소주'에 취하다···과학동네 이색 술문화
  • 대덕넷 제공
  • 승인 2012.02.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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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알리는 선양 'O2린' 화제…과학자들 "이왕이면 우리 연구소 소주로"

선양은 'O2린' 소주를 통해 국가의 과학기술 주역 연구소들을 홍보하고 있다.
"동기들과 함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원자력연구원 광고가 들어 있는 선양 소주병을 처음 봤습니다. 술 따르는 것도 잊고 돌려 보기 바빴습니다. 추가로 소주를 주문할 때 '사장님~ 원자력연 광고 붙은 소주로 주세요. 이왕이면 원자력연 소주 마셔야지요~'하며 우스갯소리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원자력연 관계자)

"전민동 삼겹살집에서 우연히 소주병을 돌려 봤는데 에너지연구원 광고가 떡 붙어 있었어요. 그 이후로는 술자리 때마다 '혹시' 하는 기대감이 생기더라고요. 얼마 전 워크숍 갔을 때도 발견해 기분 좋게 한 잔할 수 있었죠."(에너지연 관계자)

퇴근 후 오붓한 술자리에서 소주잔을 부딪히는 사람들의 입가에는 늘 미소가 가득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소주 한 잔.

그런데 과학동네 대덕연구단지 사람들 손에 잡히는 소주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하루의 일과를 함께하는 사람들과 즐기는 술자리에서 그들만의 소주 문화가 연구현장에 잔잔히 퍼지고 있다.

김성흠 부장

과학동네에서 접하는 소주는 보통 소주가 아니다. 소주병 뒷면에는 연구자들에게 낯익은 광고가 붙어 있다. 무슨 그림일까? 다름 아닌 그들의 직장 연구소를 홍보하는 스티커가 붙었다. 일반적으로 멋진 모델이 붙은 소주병 광고라벨에 대덕연구단지 연구기관들의 소개가 담겨 충청권 시민들에게 홍보되고 있다.

화제의 소주는 선양수조의 'O2린'.
대전 갈마동에 위치한 선양(회장 조웅래)은 선양소주 'O2린'의 보조상표를 활용해 과학기술 대중화 홍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과학기술 대중화 홍보 캠페인을 기획한 선양의 김성흠 부장은 "대덕연구단지 기관들을 알리고 동시에 회사제품의 홍보도 동시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과학도 대중화시키고 회사도 알릴 수 있는 상생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고, 제가 직접 많은 기관들을 찾아 다니며 홍보 승락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양은 지난 2005년부터 자사 생산 제품의 보조상표를 활용, 대전지역 기관, 단체, 기업의 홍보 내용을 무료로 실어주는 '보조상표 활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덕연구단지 기관을 알리는 특별 홍보캠페인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숨어 있는 'O2린'

O2는 산소의 분자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O2린이라는 제품명처럼 O2린에는 산소 분자인 O2가 실제로 녹아있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특허를 받은 산소용존공법에 의한 것이다.

O2린에 적용된 산소용존공법은 대둔산 숲속 나무가 뿜어내는 자연산 산소를 포집한 후 순산소로 농축해 3차에 걸쳐 소주원액 속에 용해시켜 넣는 선양만의 고유 기술이다. 산소가 많이 녹아 있는 소주가 숙취해소에 빠르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술이 개발됐다.

충남대 연구팀이 지난 2010년 10월 '알코올중독의 치료와 연구(ACER)'誌에 발표한 연구성과에 따르면 '20~30ppm의 산소가 녹아 있는 소주는 8ppm의 일반 소주에 비해 숙취가 먼저 깬다'는 결과가 나왔다. 선양의 산소용존공법은 2006년 특허청(청장 이수원)에서 특허(제 10-0664599호)를 받았다.

김성흠 부장은 "요즘 숙취 환자들에게 고압산소를 투여하기도 하고, 경찰서에서도 산소방을 설치하고 있다. 갇혀 있는 공간보다 산과 바다에서 술을 마실 때 술이 빨리 깬다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며 "O2린에 들어있는 산소는 숙취의 원인이 되는 휘젤류, 메탄올, 알데이드 등과 같은 성분을 빠르게 없애주기 때문에 술이 순하고 부드럽다는 평을 얻는다"고 말했다.

◆선양 사람들 "대덕 홍보하며 보람 느껴"

박경정 과장
"선양제품에 보조상표를 활용해 홍보하는 대상은 사조직이 아닌 공익기관뿐입니다. 이익을 위한 단체가 아닌 공익을 위한 단체가 이에 해당되죠. 여러 동문회나 체육회 등에서도 요청을 해왔는데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김성흠 부장과 '보조상표 활용 캠페인'을 함께 추진 중인 박경정 선양 과장은 "그동안 선양은 서해안 되살리기, 시민봉사단체 알리기 등 많은 캠페인을 해왔다"며 "대덕연구단지 기관 알리기 또한 한국에서 꼭 필요한 기관들을 홍보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캠페인은 특히 보람된 일"이라고 전했다.

O2린 한 상자에는 총 30병이 들어간다. 그 중 오직 2~3병만이 대덕연구단지 기관 홍보라벨을 달고 있다. 어느 음식점에서나 발견할 수는 없는 양이지만 운 좋게 발견한다면 기쁨이 2배가 된다.

박 과장은 "한 연구자는 박스에 담긴 2~3병의 특별한 소주를 찾기 위해 음식점 냉장고를 다 뒤진 적도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성흠 부장에게도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김 부장은 "연구원들 중에는 저녁 늦게 전화해 대덕 홍보 라벨이 붙은 O2린을 발견했다며 기쁨을 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어제도 한 연구원이 당첨의 기쁨을 전화로 알려와 가슴 뿌듯했다"고 말했다.

선양은 현재 대덕연구단지 내 13개의 기관들을 홍보 중이다. 김 부장은 "한 연구소에서는 외부에서 온 손님에게 자사 홍보 라벨이 붙은 O2린을 선물로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자기 제품처럼 홍보해 주는 연구소에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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