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괜찮은데... 아파트 한 채값 새 BRT 정류장 건설중
지금도 괜찮은데... 아파트 한 채값 새 BRT 정류장 건설중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0.08.31 14: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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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교통형 BRT 정류장 스크린도어 설치 개선 공사... 이번이 마지막일까?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낮에 보이지도 않아... 이용시민 불편은 여전
세종시 도담동 BRT 정류장. 2년 전 신교통형 정류장으로 건설됐으나, 스크린도어가 굴절형버스와 맞지 않아 기존의 스크린도어가 철거된 상태다.

요즘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도로 곳곳에는 신교통형 BRT 정류장 설치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신교통형 BRT 정류장은 2년 전 세종시 한솔동, 도담동, 정부세종청사 북측 정류장 3곳에 시범설치 된 신교통형 정류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수루배마을, 해밀리, 나성동 BRT 정류장은 공사기간동안 임시승강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교통형 BRT 정류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한솔동, 도담동, 정부세종청사 북측 정류장 3곳은 굴절버스 차량에 맞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의 스크린도어는 철거된 상태이다.

신교통형 BRT 정류장은 반개방형 큐브 형태의 디자인으로 승객 안전을 위한 스크린도어, 각종 정보 제공을 위한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무료 와이파이, 버스정보 안내시설을 갖춘 신개념 정류장이라고 세종시는 밝혔다.

앞서 설치됐던 한솔동, 도담동, 청사북측 정류장은 왕복 6개 동을 짓는데 공사비가 약 40억원정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교통형 BRT 정류장 한 동에 7억~8억 원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수도권 BRT 정류장의 표준가격인 3억5,000만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새로운 정류장이 건설되면서 기존의 구형 개방형 BRT 정류장은 철거된다.

임시 BRT 정류장이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세종시내의 일반 시내버스 정류장과 흡사한 형태의 의자와 전자식 버스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형태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기시간만 따지면 BRT나 시내버스가 비슷한데 BRT 정류장만 공사하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교통형 BRT 정류장이 스크린도어와 LED미디어를 갖추어 외양이 멋있어 보인다는데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반(半)개방형이라 햇빛이나 비는 막아줄 수 있으나, 더위나 추위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버스 승하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리 요금을 지불하는 시스템도 시·도간 요금배분 문제로 여의치 않다.

버스 안내 시스템도 시각적 정보밖에 주지 못해, 시력이 좋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시민들은 지적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 정도의 정류장이라면 외국어 서비스까지는 아니라도 음성안내 시스템이 안 되는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BRT 버스와 일반 버스 차선이 분리되어 있다 보니 환승하기도 불편하다.

BRT 버스에서 내려 일반버스를 갈아타려다 횡단보도 적색 신호에 걸려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쳤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박 모씨(세종시 아름동·공무원)은 “차가 오지 않을 때는 무단 횡단을 하고 싶은 유혹도 느낀다”면서 “버스정류장과 BRT 정류장이 같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위해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 모씨(한솔동·대학생)은 “일부 지역은 BRT 정류장과 버스 정류장이 멀어 환승하는데 불편하다”고 불평했다.

BRT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 시내버스정류장으로 갔다. BRT 정류장보다 많은 승객들이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의자가 부족하거나 차양막 안쪽이 붐벼 그늘이 없는 인도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BRT는 타지 않고 시내버스만 이용한다는 오 모씨(도담동·주부)는 “도담동 BRT 정류장이 넓고 예쁘기는 하지만 잠시 머무르는 정류장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BRT 노선을 확대하거나 버스 운행 횟수를 늘이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도담동 BRT 정류장 길 건너편에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 BRT 정류장 대기 승객보다 대기 승객이 많은 편이다.

나성동 임시주차장에서 BRT를 기다리던 한 승객은 “길어야 한 5분가량 머무르는 정류장인데, 있는 정류장을 철거하고 새로운 정류장을 지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세종시가 재정이 풍부한가 보다”고 말했다.

이번 BRT 정류장 1단계 사업대상지는 총14곳으로, 6곳이 설치공사를 착수한 상태다. 내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굴절버스에 맞지 않아 스크린도어를 철거해버린 도담동 BRT 정류장에서 내리면서 이번 스크린도어 교체가 과연 마지막일까 하는 의문이 내내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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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2020-08-31 18:05:48
누군가의 아파트값 올리기 꼼수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