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퇴근버스 언제까지?... 세종시민들의 불편한 시선
공무원 출퇴근버스 언제까지?... 세종시민들의 불편한 시선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0.08.17 06:30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범 8년째, "균형발전, 상권 활성화 고려, 이제는 폐지 검토해볼 때"
지난 14일 아직 출발하지 않은 수도권으로 향하는 퇴근버스가 공무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4일 금요일 오후 6시30분, 정부세종청사 제3주차장으로 퇴근하는 공무원들이 뛰어가고 있었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 가는 퇴근버스를 타기 위해서이다.

이미 출발한 버스도 제법 있었는데 제3주차장은 버스들로 여전히 빽빽했다.

행선지를 보면 서울역, 노원역, 사당역 등 노선만 44개이다. 주차장에는 대기실과 화장실까지 갖춰놓았다.

통근버스 진출로로 끊임없이 버스가 나가고 이 퇴근버스 때문에 가뜩이나 혼잡한 퇴근길 도로가 어진동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IC까지 심하게 정체됐다.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권에서 세종으로 가는 아침 출근버스는 월요일 36대, 화~금요일에는 16대다. 수도권으로 가는 퇴근버스도 금요일에는 총 52대가 운행된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어마어마한 숫자다.

통근버스는 2012년 행정기관 이전으로 미처 이주하지 못한 공무원을 위해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돼 벌써 9년째이다. 서울역, 강남, 안양 평촌, 고양 일산, 인천 부평, 서울 목동 등등 안 가는 곳이 없다

경기 성남 분당으로 퇴근한다는 한 공무원은 “집 앞에 통근버스가 오니 굳이 이사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KTX 고속열차나 고속버스로 출퇴근하면 교통비와 주거비를 비교해 보겠지만 교통비가 무료이다 보니 체력만 뒷받침해 주면 출퇴근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서울에 본사가 있는 언론사 기자들도 이용한다는 소문이다.

최근 특별공급한 아파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들 출퇴근 공무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고도 이사 오지 않은 공무원들은 최근 다주택 소유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세종 집을 팔아 시세차익까지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만 이런 혜택을 받는 것도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거리가 먼 김천혁신도시, 전주혁신도시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 출근버스 따위는 없다. 세종시에 이사 왔다가 수도권이나 타 시·도로 전출가게 된 공무원들은 KTX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원룸을 얻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신규 공무원과 최근 이전한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출근버스를 없앨 수 없다고 하지만, 신규 임용된 공무원은 세종시가 근무처라는 사실을 알고 들어왔다. 국가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어디든 발령받을 수 있다.

새로운 부처가 내려올 때마다 출퇴근버스를 유지한다면 국회 분원이 내려오거나 청와대 집무실이 내려올 때도 출퇴근버스를 더 많이 운영해야 할 것이다.

1차 행정기관 이전 시 세종시에 이사를 왔다는 김모 서기관은 “금요일은 퇴근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좀 꺼려진다”면서 “그렇게 출퇴근버스를 운영한다면 수도권 과밀을 막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 출퇴근 공무원이 주말에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주된 소비활동은 수도권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세종시 상가 활성화가 더디다는 주장도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담동에 사는 한 학부모는 “아침에 중학생인 아이가 등교할 시간에 통근버스가 연달아 빠른 속도로 달리니 갈매로를 건너 등교하는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중앙부처 이전이 9년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공무원의 출퇴근버스, 과연 언제까지 운영될지 세종시민은 불편한 시선으로 정안IC를 향해 달려가는 버스의 행렬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제3주차장에 퇴근버스 승차장이 있고, 승객대기실과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건아니지 2020-08-26 20:31:42
특별공급 받은 사람들에게는 통근버스 혜택 제공하지 말아라. 개인적으로 자차나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은 자유지만 세금으로 운행되는 수도권 통근버스제공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유나 2020-08-25 13:16:25
공무원 부동산 투기를 위해 세종시 행정수도를 만든 나랏님의 숭고한 뜻을 짓밟지 마세요.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계속 쭉...

세금 2020-08-21 08:16:14
아파트 특별공급도 받고, 교통비 지원도받고, 서울오가는 공짜버스까지 타고..
이제 세종시 정주여건 갖춰졌으니 당연히 버스 없애야합니다.

터미널 2020-08-18 13:20:02
차라리 정부세종청사 제3주차장을 세종시민이 다 쓸 수 있는 고속터미널로 개조해라!

제제 2020-08-17 10:18:20
이거때문에 세종시가 베드타운이 되고 KTX역도 더더더 늦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