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장소에서 만나는 작은 인연도 소중하게 여긴다. 특히, 사랑스런 제자들과 그들의 부모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과정은 매우 소중하면서도 즐거운 일이다. 올해는 귀여운 3학년 두레반 깨비들(깨소금 같이 다정하고 비타민처럼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의 담임을 맡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들 1년의 여행이 행복할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매우 활동적이면서 가지각색 개성만점인 깨비들! 재잘재잘, 와글와글……. 다양한 외모만큼이나 요구나 관심사도 가지각색이다.
물론 현대사회는 그 어떤 가치보다 다양성이 중시되고 있다. 지나친 다양성의 추구가 자칫 공동체 문화를 약화시킬 수 있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해짐으로써 불통의 시대가 되고 있는 것도 요즘의 추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서로 간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통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마주이야기와 칭찬통장, SNS(쇼셜 네트워크 서비스) 학급 밴드 활동을 들 수 있다. 마주이야기란 학부모와 학생간의 대화를 서로 노트에 작성하는 것으로 주 3회 이상 기록한다.
이는 학생과 맞벌이나 업무로 바쁜 학부모님의 유대감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칭찬통장은 각종 교육활동에 대한 포인트를 기입하고 보상함으로써 긍정적인 습관형성을 돕기 위해 활용된다. 개인별 칭찬통장의 합계는 전체의 보상으로도 이어지므로, 경쟁이 아니라 화합으로 이끌어준다. 마주이야기를 통해서 학생과 부모가 함께 가치를 공유하게 된다면, 칭찬통장은 학생 상호 간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협력과 소통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 반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한 학생·학부모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디지털 소통방식으로 SNS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궁금했던 자녀의 소소한 학교생활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볼 수 있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자료를 올리기 무섭게 댓글이 수십 개가 달린다. 3월 주말과제로 2주에 걸쳐 가족과 함께 금강변 걷기와 중앙호수공원 산책을 제시했는데, 실시간으로 학급 밴드에 인증샷과 함께 소감이 줄지어 올라온다.
봄은 흔히 약동의 계절이라고 한다. 겨울을 뚫고 검은 대지에서 연둣빛 생명들이 움튼다. 오늘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금강의 기운을 받아 쑥쑥 자라나는 미래의 희망인 깨비들은, 따뜻한 봄 햇살처럼 희망을 노래하는 가운데 행복에 가득 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