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인 맹의섭, 독립유공자 선정될까
지역 언론인 맹의섭, 독립유공자 선정될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6.24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철원 전 조치원읍장, 추운실기 저자 보훈처에 유공자 포상신청
가족협의거쳐 지난 22일 신청, 빠르면 올해 말 심사거쳐 발표될 듯
추운실기 저자 맹의섭씨

조치원 3.1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해온 고 맹의섭씨에 대한 독립유공자 지정 여부가 빠르면 올해 안에 결정된다.

일제 치하 배일사상(排日思想)을 강조하다가 이른바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지목돼 공주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는 등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해온 맹의섭씨를 지난 22일 국가보훈처에 포상 신청서를 제출, 독립유공 여부를 심사받게 됐다.

포상 신청은 만세운동으로 항일에 앞장 서고 언론인으로서 옛 연기군 조치원읍의 근대화 시기 역사 책 ‘추운실기’를 펴냈지만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걸 안타깝게 여긴 윤철원 전 조치원읍장이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공적을 정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윤 전 읍장은 지난 2019년 정년 퇴임 후 향토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세종지역 3.1만세 운동을 발굴, 정리하는 등 세종시 역사 찾기를 통해 신생 도시에 역사성을 부여해오고 있다.

1891년 조치원읍에서 태어난 맹의섭씨는 아호가 ‘추운’(鄒雲)으로 매일신보, 조선·동아일보 기자 등을 거쳐 해방 이후에는 초대 조치원읍장과 전쟁고아보육시설인 ‘근화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1975년 8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특히, 그는 탑골공원 만세운동에 참가해 독립선언서를 입수하고 조치원으로 내려와 공주,천안, 청주 등 인근 지역과 함께 이른바 ‘조치원 3.1독립운동 만세사건’을 주도했다. 이후 3.23 횃불만세 및 3.30장터 만세운동과 충남북 간 도계(道界)마을 연합횃불만세를 이끄는 등 배일사상강조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지역에서 헌신했다.

만세사건 3년 뒤 일본의 주요 감시대상이 된 이후에도 일제를 비방하고 민족독립의 당위성을 강조하다가 1922년 공주형무소에 수감번호 160번을 달고 투옥되는 등 독립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평생을 보낸 사람이었다.

언론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것을 토대로 ‘추운실기’라는 책을 저술해 기록의 역사를 몸소 실천했으며 호서기자동맹을 조직하고 충남북 기자대회를 주최하는 등 언론의 권위신장과 엄정한 보도 등이 실현되도록 노력한 인물로 알려졌다.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인 맹의섭씨가 펴낸 '추운실기', 연기군의 근대 역사가 고스란히 실려있다.

윤철원 향토사학자는 “공주교도소 수인번호가 발견된 게 독립유공자 결정 여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며 “조치원지역에서 항일운동을 대표적으로 한 인물인 만큼 이번 기회에 독립유공자로 지정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훈처는 빠르면 오는 11월 쯤이나 내년 3월 경에 포상신청이 접수된 후보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심사를 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