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동-방축동, 법정명 논란과정 어땠나
도담동-방축동, 법정명 논란과정 어땠나
  • 김기완 기자
  • 승인 2013.03.30 19:55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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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원 전원 동의로 발의된 개정 조례안… 시의원들 입장바꾼 이유는?

   세종시 의원들의 전원동의로 발의된 방축동안 관련 조례안이 집행부의 거부권행사로 다시 의회로 넘어와 부결되었다.<사진은 투표에서 검표를 하고 있는 장면>
세종시 첫마을 지역인 도담동이란 법정명을 두고 방축동으로 개정 조례안이 발의되면서 기존 원주민들과 입주 예정자들의 대립 여론이 뜨거웠다. 논란의 중심에는 정치권과 행정부가 치열한 논리 경쟁을 벌이며 당위성을 피력해오며 접전을 벌여온 가운데 무기명 투표까지 이뤄졌고 시의원들은 현재로서 가장 적합한 명분을 찾아 방축동을 부결시켰다.

그동안의 논쟁을 살펴보면 고준일 시의원이 동료의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도담동에서 방축동으로 법정명을 개정하는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열기가 뜨거워졌고 급기야 행정부에서 "국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인 도담동을 방축동으로 바꾸는 것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재의요청을 하게 됐다.

당시, 시의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의 재의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시의회와 집행부 간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는 등 대립각이 짙어졌다. 세종시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 같은 사안은 순식간에 지역사회로 번졌다.

수 개월간에 걸쳐 제 각각의 법정명 사수를 위해 시민들의 촉각도 곤두서 있었다. 원주민들과 입주민 등 입주 예정자들은 서로 간 논리를 펴내며 당위성을 피력했고 결국, 다소 부족했던 시민들의 여론수렴 등 시간을 끌어왔던 시의회는 안건 상정을 미루다가 지난 29일 4차 본회의 마지막날 행정부의 재의요청을 상정하면서 무기명 투표를 하게된 것이다.

결과는 개정 조례안인 방축동 찬성에 8표와 반대 7표. 15표중 10표를 얻어야 조례안이 통과된다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도담동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것에 중론이 모아졌고 도담동으로 결정됐다. 투표에 참여한 의원 15명중 3/2의 득표를 얻어야 통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도담동으로 확정됐지만 시의원들의 결정은 망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고준일 시의원이 개정 조례안을 만들어 대표 발의에 앞서,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얻을때 모든 시의원들은 개정안에 전원 동의했다.

예컨대, 이 같은 동의에는 추후 또다른 동료의원이 조례안을 준비했을때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거래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다분했다. "나는 해 줬는데 당신은 왜 안 해 주냐"는 비열한 정치 논리라는 것이다.

방축동 8표 도담동 7표의 의미, 법정명 확정 결과의 의미는?

선출직 공무원 신분인 시의원들은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시의원 전원이 동의를 하고 발의된 개정안이 논란이 되자 일부 의원들은 소신을 꺽어야 했다. 당장 내년이 지방선거이고 그즈음 입주예정자들의 투표인 수만 생각해도 "무시할 수 없다"라는 우려가 뒷받침 됐다.

결국, 시의회의 권위와 명분을 지키기 위해 한 표를 얹혀주면서 행정부의 재의요청을 받아들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돌연 입장을 바꾼 시의원들의 정치적 소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동의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시의원들의 전원 동의 하에 발의된 개정안이 논란이 되자 무기명 투표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반대표에 7표 나왔다는 점에서 소신없는 의원으로 낙인찍히며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의원들의 자질론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망신당한 시의원들에 비해 행정논리는 흠잡을 곳 없이 옳았다. 유상수 행정부시장은 재의요청을 한점에 대해 "현재 발의된 방축동으로 법정명을 바꾼다 해도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를 하게되면 또다시 민원이 발생하게 되고 도담동으로 명칭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며 "예상낭비와 행정력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재의요청을 하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준일 의원이 개정 조례안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조례안이 발의된 후에 행정력 낭비와 예산낭비라는 행정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대의적인 측면에선 정치논리를 앞섰다.

투표 결과의 배경에는 정치적 거래 가능성도 '제기'

법정명 확정을 두고 정치논리가 뒤따랐다. 이는 행정기관의 공무원들은 직업직 공무원에 불과하지만 수장인 세종시장은 선출직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이다. 시의원들은 지역구가 나눠져 출마를 하게 되지만 세종시장의 경우 세종시라는 한 지역의 모든 유권자들로 하여금 선출됨에 따라 이를 염두에 둔 현직 시장이 재의요청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예로, 지난 19대 총선과 함께 치뤄진 초대 세종시장 선거에서 첫마을 지역의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선택했다. 이해찬 국회의원이 첫마을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비록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같은 당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냈디. 당시, 선거 유효표 분포도를 보면 첫마을 지역에선 민주당이 월등이 앞선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우려한 세종시장이 첫마을 지역 민심을 잡기위해 재의요청을 하게 됐다는 것이 정치논리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의 공천에 있어서도 유 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당히 발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의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야기됐다.

현직 세종시장이 공천을 받는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지만 정치권의 관행상 다음 선거의 공천은 현직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점이 부각돼 법정명 확정을 두고 시의원들의 소신을 꺽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어차피 15표 중 10표를 얻지 못하면 도담동으로 결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 따라 이래저래 방축동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시의회의 권위와 고준일 의원의 명분을 살려주면서 원주민들의 입장도 반영하는 듯한 한표, 그렇게 8대7의 결과가 나오게 됐다. 이날 참석한 한 원주민은 "도담동으로 결정날 수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를 궤차고 있던 시의원들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야합을 이루며 치졸한 모습을 남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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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없다 2013-04-04 09:47:20
시의원들의 소신과 자존심은 어디로 갔는가?
에라 빌어먹을---
전원 물갈이라는 항간의 말들이 실감나는군
세종시민 여러분 귀중한 한표의 권리를 잘 하시기를---^^

그래웃자 2013-04-04 09:38:42
한심한일이 아닐수없구려
토박이로 재미보더니 이제는 아닌가보다---
이를 따라가는 시의원들의 행태는 무엇을 뜻 하는가?

세종시민 2013-04-03 09:42:48
무엇을 전원물갈이 ?

지동필 2013-04-02 09:50:32
광역시장 자질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또한 시의들중 반수 정도는 시민을 대신할수 있는 대의적 자질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그 시장에 그 시의원입니다.
시장과 시의원이 이러는 것은 시민들의 수준이 아직도 연기군이라서 그런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시민이 알아야하고 시민이 참여해야 합니다.

무식한 놈들 2013-04-01 18:15:02
제의요구를 한 시장이나
이를 딸랑거리며 따라가는 시 의원이나
안마디로 무식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시장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를 아무꺼리낌없이 자행한것 같다.
또한 아직 시민도 아닌 사람들을 의식해서 세종시에 살고 있는 사람을 버린것 아닌가?
언제는 토박이 내세우며 난리더니 이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토박이들을 버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