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무법천지’ 세종시, ‘비장의 카드’ 나왔다
‘오토바이 무법천지’ 세종시, ‘비장의 카드’ 나왔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6.1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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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 공익제보단 7월 6일부터 활동 돌입, 시민 공익제보 유도
주민들 사고 위험성 경고 목소리 잇따라, 캠페인까지...‘뒷북 대책’ 비판도
세종시 오토바이 사고 부상자가 2019년 또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가 불법운전 오토바이를 잡기 위해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세종시(시장 이춘희)가 불법운전 오토바이(이륜차)를 잡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민들이 불법 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을 운영하기로 한 것.

신호무시·난폭운행 등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등 ‘전국 최고의 오토바이 무법천지’로 전락한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란 평가다.

다만, 오토바이 불법운행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그간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뒷북대책'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교통안전 공익제보단’ 운영 “신고 건당 5,000원 지급”

17일 시에 따르면, 공익제보단은 오는 7월 6일 발대식과 함께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인도주행 등 오토바이 주요 법규 위반행위를 경찰청 ‘SMART 국민제보’ 앱으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모집대상은 19세 이상 세종시민으로 18일부터 7월 2일까지 시청 홈페이지(www.sejong.go.kr)를 통해 50명을 모집한다.

제보단에게는 신고 건당 5,000원이 지급(월 지급한도 20건)되며, 우수 활동자에게는 연말 세종특별자치시장상, 세종경찰청장상 등 시상 및 포상도 주어진다. 신청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시청 홈페이지(www.sejo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민 공익 제보를 유도해 고질적인 오토바이 불법 운행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전국 최고 오토바이 무법지대 전락, 심상찮은 세종시

이 같은 대책이 나온 것은 오토바이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난폭운전으로 인한 사고·사망 및 민원 등이 잇따르면서 ‘전국 최고의 오토바이 위험지대’란 오명을 안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18년에는 자전거를 타고 하교 중이던 고교생이 과속 이륜차에 치여 숨지는가 하면, 최근에는 오토바이 배달원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빈번한 실정이다.

사고 증가는 일부 음식 배달 업체 종사자의 난폭운전이 주된 요인이란 지적이다. 빠른 배달을 위해 과속, 신호위반은 물론, 심지어 역주행까지 일삼고 있는 실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세종시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와 '아름다운범지기마을만들기지원단'이 지난 6월 12일 '오토바이 안전운전 교통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세종시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와 '아름다운범지기마을만들기지원단'이 지난 6월 12일 '오토바이 안전운전 교통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오토바이 실태 각종 통계 확인, 주민 민원 봇물...그간 뭐했나 ‘뒷북대책’

이번 대책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뒷북대책'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민원이 봇물을 이루는 등 오토바이 불법 운행 실태에 대한 경고가 그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실제 세종소방본부(본부장 강대훈)의 119구급활동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오토바이 사고 부상자는 모두 215명으로, 2018년 196명에 비해 9.7%(19명)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중증 환자는 16%(215명 중 28명)로 자동차, 자전거 등을 포함한 전체 교통사고 중증 환자 비율 11.8%(1,243명 중 106명)에 비해 높았다.

최근5년간 시도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 (자료=도로교통공단)
최근5년간 시도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 (자료=도로교통공단)

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전국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17개 광역시·도별 이륜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세종이 3.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전국평균(1.9명)에 비해 두 배 가량(3.5명) 높은 수치다. 이륜차 교통사고는 그해 63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 2017년 사망자 1명에서 4명으로 급증해 30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오토바이 안전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주민들도 자발적인 캠페인을 통해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등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회장 김현옥, 이하 ‘세아연’)와 아름다운범지기마을만들기지원단(단장 장석우)은 지난 12일 '오토바이 안전운전 교통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위험성을 경고했다.

오토바이 단속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최근 정치권에서도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임채성 의원은 지난 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보행자 안전과 배달원 사고 방지를 위한 이륜차 위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 국민제보앱과 연계한 계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행 환경을 심각하게 위해하고 있는 이륜차에 대한 시 대응이 국제안전인증도시답지 않게 소극적”이라며 시의 대응이 미비하다는 점도 꼬집기도 했다.

김태오 교통과장은 “신호무시·난폭운전 배달 오토바이의 대폭 증가와 함께 시민들의 안전과 평안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 중심의 교통문화는 시민의 적극적 참여로 만들어지는 만큼 교통안전 공익제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통안전 공익제보단’ 운영이 오토바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실효성있는 대책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종시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와 '아름다운범지기마을만들기지원단'이 지난 6월 12일 '오토바이 안전운전 교통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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