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세종시의회, 후반기 의장 적임자는? ‘4파전’
좌충우돌 세종시의회, 후반기 의장 적임자는? ‘4파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5.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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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김원식·안찬영·이태환 3명에다가 초선 유철규 등 거론...열기 후끈
민주당 29일 의원총회 통해 후보 선출 방식 확정, 시의회 내달 말 후반기 원 구성
세종시의회 전경
세종시의회 전경

‘집행부 거수기 행태’과 ‘좌충우돌식 행보’로 논란을 빚었던 3대 세종시의회.

서금택(67, 조치원읍) 전반기 의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남은 임기 절반을 책임질 후반기 의장에 누가 선출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찌됐든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안고 있어서다.

특히 후반기 의장은 행정수도 완성 난제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무게감이 남다르다. 21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홍성국(갑구)·강준현(을구)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 보조를 맞춰 각종 숙원사업을 처리해야 할 역할론이 크기 때문이다.

◆의장 출마 후보군 ‘4파전’ 유력

19일 <세종의소리> 취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의장 출마가 유력시 되는 후보군은 모두 4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1당 독주인 만큼 의장 선출은 내부 당론이 어떻게 모아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단 현재까지는 김원식 의원(53, 재선, 조치원읍 죽림·번암), 안찬영 부의장(43, 재선, 한솔동), 이태환 의원(34, 재선, 조치원읍 신흥·신안·봉산·서창), 유철규 의원(58, 초선, 대평·보람동)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 의장을 제외한 ‘재선 3인방’에다 ‘초선 의원 1명’이 깜짝 가세한 형국이다.

일부 의원들의 경우 벌써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원 구성 한 달여를 앞두고 선거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김원식, 안찬영, 이태환, 유철규 의원 (사진 왼쪽부터)

김원식, 이태환 의원은 이날 <세종의소리>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고민 중인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분위기만 보면 지난 2018년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낙선했던 이 의원이 보다 적극적이었고, 김 의원은 상대적으로 관망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두 의원 간 단일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모두 조치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데다, “조치원 균형발전”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성향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아서다.

또,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안찬영 의원은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전반기 의장단으로 활동한 만큼 출마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일찌감치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어 왔던 만큼 출마가 사실상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 초선 유철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통상 재선 이상 그룹에서 의장을 맡는 게 일반적인 만큼 예상 밖이란 평가지만,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1당 독주체제로 피로감을 보이고 있는 시의회에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세종시의회가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며 "변화의 시작점이 되자는 의미에서 출마해 시의회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나 의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합의 추대’가 될 지, 아니면 ‘투표로 선출할 지’ 여부다.

의정활동 선수(選數)와 연령 등을 감안해 합의 추대하는 관행을 따르고 있으나, 선거전이 과열될 경우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표 대결이 불가피해 진다는 이야기다. 실제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도 서금택 현 의장과 윤형권 전 의원, 이태환 의원 간 치열한 3파전 당내 경선이 치러진 바 있다.

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거쳐 후보 선출 방식 등 의장단 구성 방식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이어 시의회는 다음달 30일부터 7월 1일까지 제63회 임시회를 열어 후반기 원 구성을 확정할 예정이다.

◆후반기 의장 무게감...‘행정수도 난제’ 해결, ‘집행부 거수기’ 탈피

후반기 의장은 행정수도 완성 난제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역할론을 안고 있다. 홍성국, 강준현 당선인과 함께 중앙 정치권과 보조를 맞춰 각종 입법과 국비 현안 처리에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면서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의회권력을 체질부터 뜯어 고쳐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도 안고 있다.

현 시의회는 민주당이 전체 18석 중 94%(17석)를 독점하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어, 사실상 일당 독재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상황. 집행부 권력을 쥐고 있는 같은 당 소속 이춘희 시장을 제대로 견제할 세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시민 여론과 동떨어진 ‘좌충우돌식’ 행보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의회는 출범 5개월여 만인 2018년 예산심사과정에서 주민들의 학수고대하던 사업비(조치원읍 도시재생뉴딜사업 100억여원)를 삭감하며 눈총을 받았고, 무상교복 지급 방식을 두고선 집안 내 막장싸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 상임위별 무게중심을 잡아줘야 할 재선의원 그룹의 존재감도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경험이 부족한 초선의원들이 상임위 주도권을 쥠에 따라, 경험 있는 재선 의원들의 운신의 폭은 그만큼 줄어드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이는 의장선거의 후유증에서 비롯됐다. 앞서 3대 의회 첫 원 구성당시, 의장 선거 출마 후 낙선했을 경우 상임위원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차성호(산업건설위원장), 채평석(행정복지위원장), 상병헌(교육안전위원장), 이재현(운영위원장) 등 초선의원들이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아울러 서금택 의장과 안찬영 부의장 등 의장단의 중재자 역할도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시의회가 제동을 건 '무상교복 현물 지급' 건이 단적인 사례다.

교육안전위를 통과한 ‘현물지급’ 안이 행정복지위원회와 일부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의 수정안 발의로 무산되는 촌극이 빚어졌던 것. 이 과정에서 서 의장은 기존 현물지급 조례안에 가담했다가 돌연 현급지급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게다가 교육안전위와는 일언반구 협의도 없어 의장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찬영 부의장은 현금 지급을 주장하며 오히려 교육안전위와 갈등을 부추겼다.

결국 이 같은 총체적 난국을 바로잡고, 진정 시민을 위하는 의회상 정립을 위해선 제대로 된 인물이 선택받아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린다.

의회 권력의 환골탈태 여부가 이번 의장 선거를 통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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