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당선인, 정치인으로 철저하게 변신하라
홍성국 당선인, 정치인으로 철저하게 변신하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5.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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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당선인에게]<상>성공한 기업인, 정치판에서 실패 '수두룩'
민주적 절차 존중하고 공적 가치위해 최선 다해 정치적 성공 이루길...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신분이 바뀐 홍성국 당선인에게 철저한 변신을 통한 정치인으로서의 성공을 기대한다. 사진은 지난 4월22일 당선인과 세종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모습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신분이 바뀐 홍성국 당선인에게 철저한 변신을 통한 정치인으로서의 성공을 기대한다. 사진은 지난 4월22일 당선인과 세종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모습

기업인들이 정치판에서 실패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변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정주영도 그랬고 이명박도, 가깝게는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판단은 엇갈릴 수도 있지만 잘못된 갈아타기가 원인이다.

이들은 기업인으로서 화려한 과거와는 달리, 한결같이 정치판에서 참담한 결과를 맛보았다. 여기에는 기업과 정치의 이질적인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게 크게 작용했다. 기업인에서 신분은 바뀌었지만 속성에 맞게 정치인으로 철저하게 변신을 못했다는 뜻이다.

정치는 국민을 상대로 한다. 반면 기업은 일차적인 대상은 조직원이다. 또 본인이 조직의 장이다. 국민과 조직원 간에 무엇이 다를까.

결국 정치는 절차와 과정, 기업은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에서 둘 간에 간극은 생겨난다.

국민을 위해서 공적인 가치를 찾고 그것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을 펼치는 게 정치인이다. 반면 기업인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이익’이 최우선 목표다. 조직이든 자신이든 이익 창출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활동을 한다. 기업의 사회성이니 하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조직, 즉 기업을 위한 것이다.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에 중요한 건 의사결정 과정이다. 설령 결론을 정해놓았다하더라도 거기에 이르기까지 여론을 수렴하고 토론을 통해 그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해야 한다. 말하자면 반드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인은 어떠한가. 이른바 오우너(Owner)다. 결국 ‘내 것’이라는 건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을 지면 되는 구조다. 평생 그렇게 해왔고 문제도 없었고 더구나 기업인으로 성공을 했다. 그런 행동이 정치판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문제는 여기에서 생겨난다. 민주적 절차라는 과정을 밟아 결론을 낸 정치인은 결과만큼 과정도 존중한다. 설사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끝까지 여론을 재차 수렴하면서 방향에 변화를 모색한다.

기업인은 보이는 결과만 있다면 결정을 쉽게 뒤집어 버린다. 거기에는 내가 책임을 진다는 오우너 의식이 작용한다. 밤새 난상토론을 거쳐 확정한 당론을 하루아침에 뒤집혀 당직자들은 뜨아하게 만든 예도 얼마든지 있었다. 안철수가 그랬고 정주영도, 이명박도 그랬다.

기업인 출신 홍성국 당선인(세종시 갑,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부대표에 임명됐다. 축하할 일이다. 전문성과 지역성을 감안, 12명으로 구성된 원내 부대표에 초선이 합류한 건 지역으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마냥 축하만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선거 과정에 불거진 여성 비하 발언에다 중앙 정계의 인맥 부족, 그리고 떨어진 지역성 등이 우려를 낳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굳이 전략공천을 할 만한 인물이었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보좌진 구성에 이런저런 말들도 새어 나오고 있다.

홍 당선인에게 정치인으로 변신을 잘 해달라는 당부를 드린다. 화려한 과거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만들고 여론을 존중하는 그런 변화를 주문하고 싶다. 철저한 변신을 통해 그동안 불거져 나왔던 얘기를 불식시키는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다시한번 당선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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