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무원, 명품 간부가 되어달라"
"세종시 공무원, 명품 간부가 되어달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3.03.25 17:3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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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논리도, 설득력도, 행정력도 없는 일부 간부들, "공부 좀 하라"

 
장면 1
“현황 첨부도 없이 의원에게 동의를 해 달라고 하니...정신없는 사람들이구먼.”
“이건 행정의 기본을 모르는 게 아닙니까. 동의해주고 결손이 나면 세종시가 손실을 다 떠맡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지난 주 한 시의원은 화가 나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단 조성을 하면서 세종시 의회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달랑 공문 한 장만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일에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 데 이렇게 중요한 것을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고 화를 삭이지 못하면서 “의회를 무시한 집행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장면 2
“의원에게 명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빠지라니요. 나 원참...충남대 병원 추진위원회에서 왜 나와야 하는 지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요. 국장이라는 사람이 논리도 없고...”

서울대병원 유치에 전력투구하는 세종시의 한 간부가 충남대 병원 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시의회 의원에게 빠질 것을 종용했다. 설명도, 설득도, 논리도 없이 무조건 빠져달라고 하자 시의원이 화가 났다. 막 바로 “내가 왜 빠져야 하느냐”하며 그 자리에서 조목조목 따졌고 담당 국장은 얼굴만 불거진 채 반박을 하지 못했다.

장면 3
기자 : 서울대 병원 위탁 시립 의원이 들어서면 예산이 필요한데 시의회와 사전 협의가 있었습니까.
국장 : 명품 세종시 만들겠다는 데 문제가 있겠어요. 잘 될 겁니다.
기자 : 서울대병원 위탁 운영 후 본원 기능의 일부가 내려옵니까.
국장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20분,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국장의 답변이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늦게 브리핑 실에 도착한 후 한 첫마디가 “설명할 것이 없다”였다. 기자들은 전날 문자로 예고한 설명회에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서울대 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세종시립의원에 대한 궁금한 게 많았기 때문이었다.

담당 국장은 마련해놓은 단상으로 가지도 않고 브리핑 룸 중간에 서서 마치 잡담을 하듯이 얘기를 했다. 기자들의 권유(?)로 나중에서야 겨우 단상으로 갔다. 급박한 문자 예고와는 달리, 이날 설명회는 기대를 무색케 했다. 게다가 오전 11시 전후로 열리는 통상의 예와는 달리 일찍 마련된 자리였다.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도 그의 답변은 “모른다”, “문제가 없다”가 전부였다.

장면 4
세종시 의회 본회의장.
유한식 시장과 변평섭 정무, 유상수 행정 부시장과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의원들의 5분 발언이 있었다. 배석한 한 간부는 몸을 이리틀고 저리틀다 못해 시장을 향해 의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는데도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마치 내일이 아닌 양 보였다. 졸지는 않았지만 방청석에서 볼 때는 불량하기 짝이 없는 태도였다.

세종시는 명품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무엇이 명품이 되어야 하는가. 명칭인가 내용인가. 당연히 세종시를 경영하는 공무원이 명품이 되어야 한다. 굳이 따진다면 간부들이 먼저 그렇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위에 언급한 ‘장면 4개’와 같다. 반드시 맞는 얘기는 아니지만 중앙부처에서 들어온 일부는 ‘완전 B급’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김중규 기자

전에 있던 부처가 어디든 그게 중요하지는 않다. 모두가 세종시로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굳이 과거 경력을 자랑하고 싶으면 방법은 있다.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이면 된다.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공무원이 직급만 올라간다고 해서 간부가 될까. 아니다. 직급에 걸맞게 부하직원을 다스릴 줄 알고 동료와의 네트워크도 부드럽게 해야 한다. 그걸 못하면 배워야 한다. 궤도에 오를 때 까지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말이 있다.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배워라. 그리고 명품도시의 명품 간부가 되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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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2013-04-19 19:10:10
보고 어떻게 같은 공무원인데 이렇게 다를까. 라고 생각을 하며 그옆에 타부서 민원을 보고 또 다시 이곳이 명품도시로 가는 공무원이라고 느꼈다. 그곳은 여성공무원이 하기에는 조금은 분위기로는 어울리지 않는곳이지만 아까 친절한 공무원과 같은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에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공무원들은 언제 저렇게 변할수 있을지 예측이 안된다. 연기군시절보다 더 건방질한 언행 실실비웃는듯한 어린 공무원 ㅊㅊ

어휴 ^^ 2013-04-19 19:00:27
타지역 민원인으로 관청에 가서 느낌점이다. 처음부터가 친절하게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라고 인사를 하는 공무원을 보고 평소 내지역에서 받은 공무원상이 아니였다. 민원을 끝내고 돌아서려는데 더필요한것 없으신가요라며 안녕히 가세요인사를 하는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네 너무 친절하십니다 . 우리지역엔 안그러는데 하며 답례을 하니 요즘은 다 이렇게 합니다 소리를 듣고 얼마전 제가 겪어던 우리지역 민원태도를

b급 2013-03-26 11:45:58
‘완전 B급’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명품도시에 왠일?????

권의 2013-03-26 08:09:47
권의주의적..큰일났군요! 세종특별자치시 대면서 여타..하루 아침에 걸맞지 않은 직급상향에 ,..이제와서
원위치 할 수도 없으니 배째라 식 인 것이죠.. 음, 60년~70년말까지 시행하던 공무원 정신교육을 보네야 할 것으로 사료됨.

세종시민 X 2013-03-26 06:31:22
맞습니다. 업무능력이 중요하죠. 간부가 전혀 외부 활동 안하는 것도 문제죠. 점심 약속하나 없는 간부도 있다는데...그래서야 어떻게 직원들을 통솔합니까. 간부 교육도 많이 시키세요. 시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