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세종에서 지방선거 준비, 당의 변화 이끌겠다"
김병준, "세종에서 지방선거 준비, 당의 변화 이끌겠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5.01 06:3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총선 패배한 김병준 위원장, "패배 속에 승리의 씨앗 찾아"
"현행 당헌당규로는 당권 도전 안해...다만 대선은 흥행 이끌겠다"
김병준 위원장은 세종에서 지방선거를 대비하고 오는 9월부터 전국 투어강연을 통해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젊은 층에게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세종에 머물면서 다음 지방선거를 주도할 보수세력이 생성될 때까지 세종을 지킵니다. 또 한가지는 세종에 다시 출마할 일은 없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세종시에 출마했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66)을 29일 오후2시 세종시 시청대로 금강변 한 카페에서 만났다.

미래통합당이 보수 재건을 위해 세종시에서 해야 할 일과 중앙당이 가야할 방향, 그리고 중앙과 세종, 이 두 가지 틀 속에서 자신의 역할 등에 대해 약 1시간 30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총선 패배 후 그는 낙선 인사를 통해 40%에 가까운 지지율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2년 뒤 있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자신이 맨 앞에 서 있겠다며 또 다른 승리를 약속을 했었다.

이날 만남은 선거 기간 동안 김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법무법인 ‘여민’ 대표 류제화 변호사가 “총선 후 지역 언론인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해와 성사됐다.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시장 후보도 발굴하면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총선에서 받았던 지지율 40%가 무너지면 좋은 시장 후보도 안 나옵니다. 떨어졌다고 함부로 떠나면 안 된다는 걸 (중앙당이) 모든 후보에게 요구를 해야 합니다.”

오는 9월부터 전국 강연을 통해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젊은 층에게 심어주고 새로운 세력 구축으로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말로 세종에 머무는 이유를 설명했다.

“왜 세종에 있으려고 하느냐”는 말에 지방선거 준비와 전국투어로 답변을 대신하면서 “총선 소득 중에 하나는 3,40대와 대화를 가지면서 통합당의 가능성만 본 것이 아니라 보수 우파 정치의 희망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젊은 층들에게 보수 우파정치의 본질을 보여주지 못한 미래통합당이 보기 싫었다고 총선 패배를 분석했다.

진단이 ‘보기싫은 미래통합당’이었으니 처방은 ‘미래통합당의 변화였’다. 그 변화를 위해 민주당 세력이 강한 세종에 머물면서 9월부터 3,40대를 만나기 위해 전국 투어를 시작하는 게 자신의 정치 인생에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반대했다. 비대위에 미련을 두지말고 전당대회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절차상 문제도 지적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당선자 대회를 먼저 열어 원내 대표를 조기에 선출하고 비대위의 역할을 논의 한 후 김종인이든 누구를 만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순서가 뒤집어 졌다는 얘기다.

그는 미래통합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정당의 문제와 연결시켜 김종인 체제의 반대의사를 조금 더 설명했다.

“보수정당은 당이 어려울 때 늘 메시아를 기다려왔습니다. 단순히 지도부 교체로서 당의 변화를 가져오려고 했고 일부 인사들은 자신이 메시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개판을 치고... 당은 메시아를 기다리지도 말고 (누구든지) 내가 메시아가 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구원투수가 되어야 합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13일 세종시를 찾아 김병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전략 부재가 패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총선 지원유세를 나온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당원 모두의 노력과 협력을 당부하는 말로 들렸다. 그는 김종인이 요구한 ‘전권’의 의미를 모르겠다며 설사 비대위원장이 되더라도 가질 수 있는 권한은 극히 한정적이라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이해를 돕기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의 말은 명확하고 분명했다. 또, 거침이 없었고 주저하거나 길게 생각하기 보다 즉답에 가깝게 빠른 답을 주었다. 아마 평소 생각을 많이 했던 질문이었고 머리 속에 정리를 해두었던 사안이었던 것 같았다.

당권과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흥행’을 화두로 당권 도전은 하지 않고 대권에는 관심을 보였다.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는 지금 당헌당규대로 가면 당 대표에 출마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대선의 경우 제가 꼭 주자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대선과정에서 일정할 역할을 통해서 최소한 흥행은 시켜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누구든지 흥행구도를 만들어야 하는 데 그런 상황이라면 저같은 사람이나 오세훈 시장은 당권도전은 못하는 겁니다.”

당권과 대권이 분리된 당헌당규에서 당권도 확보하고 대선주자도 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로 들렸다. 당내 대선 경쟁에서 ‘흥행’을 강조하고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 건 당권보다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이었다.

다시 세종시로 화제를 돌렸다.

“저는 이 도시를 만들자고 했고 이 도시가 제대로 되는 게 제 인생의 의미가 있습니다. 세종시가 잘 되는 건 중앙과 국가 정치에 연관이 됩니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에서 못하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다른 도시로 전파되는 걸 구상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걸 못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철학이 왔다갔다하면서 많은 것이 흔들렸다. 기본적으로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면서 세종시를 이렇게 만들면 안된다. 하나도 맞지 않다는 말과 함께 대전의 베드 타운화되고 있는 세종시와 미흡한 북부권 개발에 따른 역내 불균형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태해진 행정과 정치 권력이 매너리즘에 빠졌다” 며 “권력의 밸랜스를 맞춰주지 않으면 떠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민주당 일방 독주를 비판했다. 지방 선거를 대비해 담론을 주도할 모임도 만들고 뭐가 잘못인가를 보여주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들어지고 그렇게 하다보면 젊은 인재들도 찾아 올 것이라고 세종시를 위한 복안을 소개했다.

“선거는 당선이 목표지만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일종의 지역사회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출마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동안 안된다고 싶으니까 기존의 인물이 떠나갔지만 분위기가 성숙되면 더 좋은 사람들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진보진영에서 김위원장을 ‘배신자’라고 부른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나는 당적을 바꾼 적이 한번도 없었다” 며 “노무현 정부와 대척점에 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의했고 한미 FTA 추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구상하고 실천하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종 법규로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균형발전위원회에는 관심도 없는 점, 그리고 거꾸로 가는 지방자치와 분권 등을 지적하면서 “노무현을 상품으로만 이용했지 어디에도 노무현 정신은 없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날 만남은 총선 이후 지역 언론인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지역 정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내가 배신자라면 당대표든 대통령이든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의하면서 ‘나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러나 통합을 위해서는 원칙조차 양보할 수 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전달했다.

김위원장과 대담은 인재를 키우지 않는 미래통합당, 반성과 대안없는 중앙당, 그리고 정책과 전략 부재의 총선, 민주당의 일관된 정치 이념과 가치관 등에 대해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마지막으로 총선 패배 후유증에 대해 물어보았다.

“사람들은 이해를 잘못하는데 제 인생은 지는 싸움이 더 많았습니다. 지는 줄 알고 싸우기도 하고 패배 속에서 승리의 씨앗도 있고 승리 속에 패배의 씨앗도 있습니다. 실패하고 패배만 있었다면 인생을 벌써 끝이 났습니다. 이번에 떨어졌지만 미래의 씨앗을 찾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지나가다 2020-05-06 23:43:55
세종에서 다시 출마 안한다는건 "함부로 떠난다"는 말과 같은 말 아닌가요?
한번 낙선했다고 떠난다고 하면 지지율이 떨어지겠죠
세종시장 선거도 광역단체장 선거인데 안나올건가?
최소한 4년동안 더 열심히 한다는 말이라도 해야 지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