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배려하고 미움 벗어나 더불어 사는 게 불심"
"서로 배려하고 미움 벗어나 더불어 사는 게 불심"
  • 신도성 기자
  • 승인 2020.04.29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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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부처님오신날 송림사 덕운 회주스님, 혜진 주지스님
부처님의 성스러운 진리 '중도'(中道)...세상만사에 중심 가치돼야

대한불교조계종은 코로나19사태 속에 한국불교 최대의 명절인 부처님오신날 행사 일정을 변경하여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한 달 뒤인 5월 30일에 봉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가적 재난으로 불리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한국불교의 결단이다. 올해가 윤달이라는 점을 감안해 윤달 4월 8일, 즉 양력 5월 30일에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봉행한다는 것이다. 세종시 금남면 축산리 금병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송림사는 심신을 힐링시켜주는 아름답게 조성된 기도도량이다.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송림사에서 혜진 주지스님을 만나 의미를 새겨보았다. <편집자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송림사에서 덕운(사진 왼쪽 첫번째), 혜진(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스님을 모시고 사부대중을 위한 대담을 나누었다.

송림사는 1965년 회주 덕운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세종시에선 유명한 명소다.

덕운스님이 1965년 당시 충남 연기군 금남면 축산리 산273-1번지에서 이재헌 거사의 비석이 발견되어 이곳이 엣 절터임을 확인하고 송림사라고 이름을 정한 후 작은 암자를 지었다. 이후 1999년 전통사찰로 고증받아 회주 덕운 스님과 주지 혜진 스님이 중창불사했다.

절 초입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소나무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송림사 대웅전과 부처님 진신 사리탑이 나온다. 절 주위엔 오래된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겨져 있어 절 이름이 송림사(松林寺)라는 이유를 알게 한다.

송림사에는 대웅전 좌측에  정갈한 요사채와 아기자기한 작은 연못이 있고,  삼성각 오르는 길 옆에 넉넉한 인품이 느껴지는 포대화상이 반갑게 웃으며 맞아준다. 게다가 삼성각  길 중턱에 한가로이 바둑을 두고 있는 동자승들의 조각상도 친근하기만 하다.

송림사에는 또한  덕운 스님이 동학사 시절 은사로부터 전해 받은 팔상도 초본이 2015년 6월 10일 세종시유형문화재로 지정받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송림사 진신사리탑은 ‘불사리연화오층석탑’으로 정식 이름을 붙였다.  2013년 10월에 충북 단양 방곡사에서 석가모니부처님 진신사리 7과(果)를 이운(移運)하였는데 9과가 증과하여 모두 16과가 되었고 2014년 1월 26일 사리탑을 봉안하였다.

송림사에는 봄철을 맞아 예쁜 꽃들이 절을 감싸듯이 피어있다. 주변의 소나무와 어울려 연화장 극락세계가 따로 없다. 좋은 공기도 실컷 마시고 절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안정을 찾는다.

덕운 스님과 혜진 스님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송림사를 창건하고 가꿔나가고 있다.

- 스님, 올해도 어김없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했습니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까닭은 무엇인가요.

“부처님은 서로 배려하며 평등과 사랑으로 반목과 미움에서 벗어나 참된 진리를 깨우쳐 다 같이 성불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 세상은 혼자만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 살아야 합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즉 '위로는 나를 깨우치고 아래로는 중생들을 교화하라'는 것이 대승불교의 정신이며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뜻입니다.”

-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합니다. 마음을 안정시켜줄 만한 부처님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하여 고통이 너무 심합니다. 인류가 경제적인 고통과 반목으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 세계인들이 찾아야 할 것은 중도(中道)의 바른 마음입니다."

- 불교에서 말씀하시는 '중도'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중도는 부처님의 성스러운 진리로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마음과 행동을 뜻합니다. 나만 옳다고 고집을 부리며 상대를 배격하는 독선적인 행동에서 불화와 고통이 생겨납니다. 이처럼 힘든 시기에는 하루 속히 편견에서  떠나 자비를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

-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사부대중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은.

" 따뜻한 마음으로 공존하여 일체 속에 하나가 되어 살자는 것입니다.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은 결국 모두 공멸을 가져옵니다. 중도를 지키는 것은 부처님의 흔들리지 않는 초발심의 시작이며 부처님처럼 성불하는 지름길입니다.”

55년 전 세종시 금남면 축산리에 창건한 송림사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배려와 나눔의 장소가 되고 있다.

- 평소 신도들에게 자주 해주시는 좌우명같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송림사에서는 '정훈'(正訓)이라고 하여 모든 신도들에게 ‘한 권의 경전을 깨우치는 것보다 마음의 경전을 만들어 청정하게 깨우치고 자신의 행동(行動)을 다스려 만법의 수레가 되고 생사에 자재(自在)하여 중생을 제도하자’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많이 아는 것보다는 착한 마음으로 한 가지라도 행동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요.”

- 덕운스님께서 송림사를 창건하셨는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큰 불사를 하셨습니까.

"불자들의 깨우침을 선도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자비덕행을 실천하자는 것이 창건정신입니다. 또, 세종시의 불자들을 위하여 바른 깨우침과 근본을 세우면서 평등과 사랑으로 부처님의 불법을 알리고 싶습니다."

- 세종시 불자들을 위한 부처님의 자비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요.

"우선 부처님의 참된 진리를 전도하고 있습니다. 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장학금과 쌀 등을 기부하여 나눔 문화를 실천합니다. 군인을 비롯한 젊은 불자들에게는 올바른 가치관과 인생을 살아가는 정도를 깨우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덕운 회주스님과 혜진 주지 스님의 대담은 약 40여분 만에 끝이 났다. 이 자리에는 불심정사 법장스님도 동참하여 불교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었다. 수많은 말과 글은 실천이 없으면 공허할 뿐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다과를 나누며 세분 스님들의 세상을 향한 불법은 오랜 여운을 남기면서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 주었다. 

송림사는 매년 연말연시와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사랑의 쌀을 기탁하고 관내 중고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한결같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도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때 관내 중고생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요사채 창문에 걸린 참회하는 마음과 부처님 마음 글귀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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