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청소년 유권자 표, 당락 결정할 수 있다
18세 청소년 유권자 표, 당락 결정할 수 있다
  • 김준식
  • 승인 2020.04.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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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총 54만표-선거구당 2천표...이정도면 엄청난 '위력'
청소년 시절, 정치적 선택 학습효과...올바른 정치배워 성장해야
사진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오는 4월 15일 실시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는 만 18세 청소년도 투표할 수 있다. 4월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1대 총선의 선거인 수는 4400만 4031명(국내 4383만2072명, 재외 17만195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8세 청소년 유권자는 약 54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니 전체 유권자의 1.2%가 청소년 유권자이다. 1.2%의 비율은 매우 작은 것 같지만 때론 동점이 나오기도 하고, 불과 3~4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하는 선거에서는 매우 위력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16대 국회의원 선거 때 경기도 광주군에서는 3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적이 있으며, 2008년 고성군수 보궐선거에서는 불과 1표 차이로 당선되기도 하였다.

우리가 4, 15 국회의원 선거에서 뽑을 국회의원은 총 300명이고 지역구가 233개이니 한 선거구 평균 유권자 수는 약 17만 명이다. 그러니 한 선거구당 청소년 유권자는 약 2천 명이다. 이 정도면 후보자 간 박빙의 승부를 다투는 곳에서는 당락을 판가름할 수 있는 위력적인 표가 될 수가 있다.

사실 OECD 회원국 가운데 선거 연령이 만 19세인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었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만 16살까지 선거 연령을 낮추고 있다. 이렇게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만18세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을 주워 왔다. 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정당에 가입할 수도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 캠프에 찾아가서 자원봉사활동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정치를 배우고 익힌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국가와 정부가 무엇인지? 정치와 정당이 어떤 일을 하는지?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국민이 어떻게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지? 등등을 몸으로 익히고 배운다. 그리고 각 정당은 이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청년이 되면 청년당원이 되어 반듯한 미래 정치지도자로 성장한다.

이렇게 훈련된 정치지도자들을 국민은 믿고 존경한다. 그리고 국민은 그들에게 나라의 살림을 맡기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삶과 안전을 책임진다.

우리나라 헌법 1조에는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니 유권자인 국민은 당연히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즉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나라 살림을 맡길 일꾼을 뽑는 일이 바로 선거이다.

그러니 청소년들도 선거와 후보자들을 선택하는 방법을 당연히 알아야 하고 학습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어른들은 정치는 단순히 권력다툼이고 그 과정은 혼탁하고 지저분한 과정이니 어리고 순진한 청소년들은 절대 배우지 말아야 할 영역으로 치부해 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이 낸 세금(2020년 한국 정부 예산 512조 3천억 원)로 국민을 위해 나라 살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돈은 우리 청소년들의 부모님들이 1년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거의 27%(국민부담률)나 되는 큰 금액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느냐는 곧 나와 우리 가족의 삶과 안전과 행복과 직결된다.

청소년들도 정치(政治) 즉 올바른 나라의 운영방법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라를 올바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날 뚝딱 만들어질 수 없기에 청소년기부터 배우고 학습해야 한다.

청소년들도 이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 서로 다른 의견들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율하는 방법, 소수자들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 이념과 사상이 어떻게 태동했고 그런 이념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자연과 인간들은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국가와 국제사회는 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지? 등등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정치(政治)라는 것은 비단 국가운영 방법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은 관계를 맺어가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보편적인 원리이고 윤리이다. 청소년들의 민주시민 교육이 절실한 이유이다.

이번 4, 15 총선에서 처음 유권자가 되는 청소년들은 우선 각 정당과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을 한 번쯤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c.go.kr/vt/main.do)나 각 정당 홈페이지에 비교적 잘 나와 있다. 좀 더 시간이 있으면 친구들과 토론을 해 보거나 자기 지역구 후보자 선거사무실에 가서 후보자를 직접 만나서 질문을 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되는 항목이 있으면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객관적인 위치에 서 있는 지역 시민단체에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 4, 15 총선에서 처음 투표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더욱 똑똑한(SMART) 유권자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들 중에 누군가가 장래에 훌륭한 정치인이 되어주길 바란다.

김준식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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