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ITX·EMU? 세종시 관통 철도망 공방 ‘후끈’
KTX·ITX·EMU? 세종시 관통 철도망 공방 ‘후끈’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4.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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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출입기자단'- '티브로드 세종방송' 국회의원 후보 초청 토론회
세종시 을구 총선 후보들, 새로운 철도망 구축 방안 잇따라 쏟아내 주목

세종시 을구 지역은 지역 균형발전 요구가 무척 거세다.

선거구에 속해 있는 조치원읍 등 북부권은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에 비해 상대적 소외감이 큰 데다, 신도심 지역 중 고운·아름·종촌동 역시 인접 신도심과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총선 주자들이 각종 '균형발전' 공약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는 배경이다. 핵심 현안은 단연 교통문제로, 특히 '철도망 구축' 방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3일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티브로드 세종방송'이 공동 개최한 '선택 4.15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도 새로운 철도망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미래통합당 김병준, 민생당 정원희 등 3명의 후보는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며 진검승부를 벌였다.

KTX모습(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KTX모습(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 'ITX 세종~서울 노선' '조치원역 KTX역 확장' 대안?

각 후보들은 철도망 구축과 관련,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다만 각론에 들어가선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내며 입장차가 뚜렷했다.

가장 적극적인 것은 미래통합당 김병준, 민생당 정원희 후보였다. 기존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망 건립 구상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제2, 제3의 방안을 주장하고 나섰다.

먼저 김병준 후보는 서울~세종 간 접근성 개선을 위한 'ITX 세종~서울 노선' 신설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현대식 전동차 'EMU'(Electronic Multiple Unit) 전동차량 도입 및 선로개선을 통해 영등포역~조치원역 간 50분대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존 무궁화호 열차 대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현대식 전동차를 투입하겠다는 것.

대전~ 조치원을 연결하는 지하철 건설 카드도 꺼내들었다.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는 “기존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망은 고운동·종촌동·아름동 주민 등 신도심 북부지역 주민의 편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안 노선으로 종촌(세종청사)역~고운·아름역~조치원산단역~조치원역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노선을 건설해 주민 편익과 조치원 산단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종합하면 ‘경부선 개량’과 ‘대전~조치원 지하철 건설’을 통해 서울~세종 간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세종시 미래 교통체계의 혁명을 이룬다는 포석이다.

반면 정원희 후보는 '조치원역 KTX역 확장'을 내세웠다.

조치원역을 KTX역사로 확장해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큰 틀에서 김 후보의 구상과 비슷하지만 ‘경부선 활용안’이냐, ‘KTX경부선 활용안’이냐의 차이다.

세종시가 제출한 ‘조치원 중심시가지형 사업’이 국토교통부가 평가·선정하는 2017년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에서 중앙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사진은 조치원역 전경>
조치원역 전경

정 후보는 조치원역에 하루 8편 운행하는 경부선 KTX를 8편 이상 추가 증차하고 조치원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KTX충북선을 조치원역까지 연장하고, 향후에는 충청문화산업철도(보령선)와 교차시킨다는 복안이다. 최종적으로는 십자(十) 형 철도망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후보는 "조치원역을 운행하는 KTX를 증회시키면 조치원과 오송이 상생 발전할 것"이라며 "조치원역을 세종의 관문 역으로 만들 경우 세종시는 인구 100만 도시의 여건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서창역까지 내려오도록 계획된 수도권 전철을 조치원역~1번국도를 경유해 세종시청(1생활권 이전공약)~고운 아름역~ 정부세종청사까지 연결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종시가 주장하고 있는 광역철도교통망 구축 방안. 1단계로 대전지하철 1호선 연장 광역철도(반석역~정부세종청사, 14.7㎞) 건설, 2단계로 세종청사~경부선 내판역 8.1㎞ 구간 건설안
세종시가 주장하고 있는 광역철도교통망 구축 방안. 1단계로 대전지하철 1호선 연장 광역철도(반석역~정부세종청사, 14.7㎞) 건설, 2단계로 세종청사~경부선 내판역 8.1㎞ 구간 건설안

이 같은 구상들은 현재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시는 기존 '대전~세종 광역철도(지하철)'에다가 'ITX 세종청사역'을 추진, 경부선 철도망을 활용해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을 연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경부선 내판역 인근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약 8km 구간에 일반철도(국철)를 깔아 ITX 세종역(정부세종청사)을 건설, 세종청사와 서울역을 70분 내외로 주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시가 새마을호 급인 ITX 열차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세종청사에서 서울역까지는 70분이 채 소요되지 않았고, 주요 역을 거친다 해도 80분이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세종신청사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환승 없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대전~세종 광역철도 노선(안), 사진=세종시 제공
대전~세종 광역철도 노선(안), 사진=세종시 제공

현재 검토되고 있는 보령선(충청문화산업철도) 노선을 ITX세종역에 접속하는 연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당초 보령선과 KTX 세종역을 연결할 계획이었지만, 국철 신설안이 타당성을 가질 경우 보령선과 ITX세종역을 접속하는 방향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국토부가 내년 착수하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국철 신설안 반영을 요청한 상태다.

결국 김병준·정원희 후보는 이같은 세종시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세종시당 역시 지난 1월 “대전~세종 광역철도를 비롯해 보령선, KTX세종역 등 기존 광역도시철도망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세종시가 추진 중인 '대전~세종 광역철도' 노선안을 전면 재검토해, 주거 밀집지역인 새롬·다정·종촌·아름동 등 1~2생활권을 지나 조치원까지 연장하자는 게 골자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이 주장하고 있는 '세종시 종합철도망 계획안' (사진=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이 주장하고 있는 '세종시 종합철도망 계획안' (사진=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세종시는 현재 KTX세종역~ 세종시외버스터미널~ 나성동~ 정부세종청사역까지 연결하는 대전~세종 광역철도를 추진 중이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반석역~ 정부세종청사역(정부세종신청사)까지 14km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4월 발표된 타당성조사용역에서 경제성(B/C, 0.95)을 확보해 청신호를 켠 상태다. 국가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이르면 2029년 완공 예정이다.

반면, 이춘희 세종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민주당 강준현 후보는 여타 후보들의 주장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토론회에서 '5대 현안' 찬반 의견으로 질문한 '1~2생활권 중심 지하철 노선 신설안' 답변에서도 확인됐다. 강 후보는 "타당성 조사 등 제반 절차를 거쳐 결정하자"며 '중립'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세종시가 추진 중인 '대전~세종 광역철도(지하철)'와 'ITX세종역(정부세종청사~내판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5대 현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표하고 있는 후보들 모습

◆철도망 확충 방안 '갑론을박'

이날 토론회에선 후보자간 공방도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는 'ITX 세종~서울 노선'을 내세운 김 후보를 겨냥하면서 "ITX를 조치원역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저는 KTX 역사를 건립하겠다는 것"이라며 차이점을 강조하면서 "시간적으로 KTX가 빠를까, ITX가 빠를까"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KTX가 빠르지만, 기본적으로 서울과 영등포간 (경부선) 운행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저는 이 노선을 개량한 뒤 무궁화호 열차를 EMU 열차로 바꿔 영등포~조치원역을 50분대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KTX와 차이가 없으면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쉬운 것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 공약의 취약점도 지적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조치원역을 KTX역사로 만드는 것은 바로 옆에 KTX오송역이 있어 (충북과) 또 다른 갈등 요소를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조치원역과 오송역의 이용 승객은 이용 승객이 달라,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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