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철거? 중앙공원? 세종시 갑구 후보들 ‘난타전’
세종보 철거? 중앙공원? 세종시 갑구 후보들 ‘난타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4.0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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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성국, 미래통합당 김중로, 정의당 이혁재..2일 토론회
찬반 논란 쟁점 현안 두고 치열한 설전, ‘3인 3색’ 저마다의 색깔 진검승부
인신 공격성 발언도 등장...'여성비하', '셀프제명', '음주운전' 공격 대상
미래통합당 김중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정의당 이혁재(사진 왼쪽부터) 등 3명의 후보가 참석한 토론회는 후보자들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세종시 총선 갑구 출마자들이 찬반 논란을 빚고 있는 쟁점 현안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 2일 <세종의소리>를 포함한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티브로드 세종방송'이 공동 개최한 첫 토론회 자리에서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미래통합당 김중로, 정의당 이혁재 등 3명의 후보가 참여한 이날 토론회는 후보자들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후보들은 '3인 3색' 저마다의 색깔을 보이며 정책과 지역이슈 등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였다. 존폐 논란에 휩싸인 '세종보', 금개구리 보전구역 논란의 '중앙공원 2단계' 방향성 등을 두고선 격론을 벌이는 등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하기도 했다.

반면, 정책이 아닌 인신 공격성 비하 발언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홍성국 후보의 '여성비하발언', 김중로 후보의 '셀프제명', 이혁재 후보의 '음주운전' 논란 등은 상대측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토론은 ▲후보별 인사 ▲핵심 5대 공약 발표 ▲지역 5대 이슈 의견 ▲주도권 토론(I) : 공약 및 이슈 ▲공통질문(3개) ▲주도권 토론(II) : 자율 ▲공통질문(1개) ▲후보별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세종보 철거’ ‘중앙공원 방향성’...치열한 격론

이날 토론회의 관전 포인트는 ‘상호토론’과 ‘주도권토론’이었다.

각 후보자들은 자신의 공약을 적절히 내세우고 상대방을 약점을 파고드는 등 흥미진진한 모습을 연출했다.

세종보 전경, 사진=환경부 제공
세종보 전경, 사진=환경부 제공

먼저 세종보 철거와 금강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김중로 후보는 "금강개발과 연계한 꿈의 도시를 설계하겠다"며 반대 입장인 이혁재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세종보 철거에 대해 김중로 후보는 ‘반대’, 이혁재 후보는 ‘찬성’, 홍성국 후보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자며 ‘중립’ 입장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세종보 철거와 재자연화를 거쳐 금강을 '생태하천'으로 가꾸겠다고 약속했는데,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보를 막았을 때와 개방했을 때를 비교해보면 수자원 활용 면에서 절대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을 망쳤다. 세종보 철거를 단연코 반대한다"며 "보 개방 이후 인근 지역(한솔동)의 악취가 사라지고 철새가 돌아오는 등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세종보 문제를 재차 꺼내드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저도 환경론자이지만 세종보 철거는 안될 일"이라며 "세계적으로 수자원인 강을 이용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강은 곧 자원이다"고 금강 개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환경이 중요하냐, 삶의 질이 중요하냐"고 되물으면서 "세종보를 닫고 금강을 개발해 세종시에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등 꿈의 도시를 설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 김중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정의당 이혁재(사진 왼쪽부터) 등 3명의 후보가 세종시 쟁점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실패한 사업"이라고 규정하면서 "김중로 후보는 엠비(MB, 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아닌가 생각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금강 개발에 앞서 악취, 환경 문제 등 대안을 제시하면서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강이 고이면 썩는다. 섣부른 개발은 반대한다. 금강은 많은 시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성국 후보 역시 금강 개발에 대한 구체성을 문제 삼으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금강을 개발해서 자족도시로 만들고 경제적 효과를 갖기 위해선 세부적인 개발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김중로 후보는 "세계적 컨설팅 회사에 진단을 맡겨 금강~중앙공원~호수공원 등을 연결해 개발하는 문화예술,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며 "경제 자체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공원 2단계' 조성방향 설전도

금개구리 논란의 '중앙공원 2단계' 조성방향을 둔 설전도 이어졌다.

중앙공원은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보전구역을 둔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지역사회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힌다. 환경단체들은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논을 존치해 생태공원을 조성하자는 입장인 반면, 상당수 시민들은 금개구리를 타 지역으로 이주시킨 뒤 '이용형공원'으로 조성하자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후보는 생태공원 조성안에 ‘찬성’을, 김 후보는 ‘반대’를, 홍 후보는 새로운 컨셉 도입의 절충안인 ‘중립’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세종시 중앙공원 2단계 조성 예정지 전경
세종시 중앙공원 2단계 조성 예정지 전경

이혁재 후보는 생태공원 조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중로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가 최근 중앙공원 현장을 다녀온 뒤 금개구리고 없다고 언급한 점을 두고, "현재 모니터링 결과 금개구리가 존재하는 데 고작 30분 현장을 둘러보고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시민 95%가 (논 없는) 이용형 공원을 원한다"며 "중앙공원을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꿈의 수도 세종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성비하발언', '셀프제명', '음주운전' 집중 공격 대상

토론 주제를 정하지 않은 주도권 토론에선 상대방의 약점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홍성국 후보는 '여성비하발언', 김중로 후보는 '셀프제명', 이혁재 후보는 '음주운전' 등으로 곤혹을 치러야 했다.

먼저 이혁재 후보가 홍 후보의 '여성비하발언'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홍 후보의 여성비하 발언 논란과 최근 텔레그램 n번방 문제는 여성에 대한 젠더의식이 없다는 점에서 같은 사안"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남성 중심사회에서 살다보니 많은 분들에게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며 "정치인이 되기 이전의 일이지만, 말의 신중함과 무거움을 느꼈다. 향후에도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김중로 후보는 해당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홍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한번 잘못한 것은 이해하지만, 여러 번 반복됐다는 것은 자질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과 토론도 같이해서는 안 되는데,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참으면서 하는 것이다.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홍성국 후보는 여성 권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실수를 인정하고 정치인 되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과거 회사 재직 시에는 여직원들의 인사 문제 등 권익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는 세종여성플라자 건립 등 여성공약은 물론 육아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래통합당 김중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정의당 이혁재(사진 왼쪽부터)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중로 후보는 '셀프제명'과 당적 변경으로 얼굴을 붉혀야 했다.

이혁재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셀프제명'을 하고, 바른미래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느냐"며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 가치를 져버리고 오직 사리사욕을 위해 당적을 옮기는 것은 없어져야 할 정치문화"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중로 후보는 "저는 철새 같은 정치인이 아니"라며 "당을 옮긴 것은 국가가 이 지경에 처해 있어 국민을 위해 결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혁재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홍성국 후보는 "최근 국회의원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전과사범과 음주운전 전력 등이 줄지 않고 있다"며 "어린이 교통안전 정책이 어떤게 있느냐"고 이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정의당에서도 이정미 의원이 민식이법을 공동 발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 17년전 음주운전을 상기시키는 데, 이 자리를 빌어, 젊은 시절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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