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수준 세종시 상가 공실..‘총선 쟁점’ 부상
전국 최고수준 세종시 상가 공실..‘총선 쟁점’ 부상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3.29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 전국 최고수준 세종시 상가공실 맹비난
“세종시 지역구 이해찬 민주당 대표 지난 4년간 무엇 했나” 목소리 높여
행정중심복합도시 상가 세 곳 중 한 곳은 공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최고 수준의 '상가공실률'이 세종시 총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3생활권 빈 상가 모습

전국 최고 수준의 '세종시 상가공실률'이 4.15 총선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 을구 국회의원 후보가 도화선을 당겼다.

그는 지난 28일 오후 고운동 일대 상가를 찾아 “전국 최고 수준인 세종시 상가 공실률 탓에 상인들이 임대료를 내기 위해 알바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인들이 고통에 시달릴 동안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4년간 도대체 무엇을 했나”라고 맹비난했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고운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이날 “빈 상가 주인들이 다른 곳에서 알바를 해 관리비를 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라며 “맞은편 대형 마트도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동탄 신도시에서 세종으로 이주해 세탁소를 운영하는 B씨도 “동탄 신도시는 1000세대에 상가가 6개인데 비해 세종시는 대략 400세대에 상가가 10개나 된다”며 “고운동 18단지의 경우 아파트 600세대에 상가 200개를 허가했는데, 그곳도 겨우 20%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세종에 온 지 5년째인데 장사하기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병준 후보는 “이렇게 빈 상가가 많도록 여태껏 정책적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면서“세종시 상가 공실문제를 완화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김병준 후보가 고운동 지역 상가 상인들과 만나 고충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김병준 캠프)

실제 세종시의 상가 공실률은 전국 최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가 실시한 '행복도시 상업시설 모니터링 연구 용역'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행복도시 상가 공실률은 32.1%다. 세 곳 중 한 곳이 빈 가게란 이야기다.

관계기관이 ▲상업용지 공급 조절 ▲도시 자족기능 유치 ▲도시 활성화 시설 건립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행복도시 상가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로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상인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상가 공실률이 치솟은 배경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최고가 입찰제’ ▲‘상가 건립 규제 완화’ 등이 꼽힌다.

행복도시 사업시행자인 LH는 ‘최고가 입찰제’로 상가를 공급하면서, 분양가 및 임대료 급등을 불러오는 등 부작용을 만들어냈다. 이는 상가주의 영업난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언론과 시민여론이 최고가 입찰제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LH는 이 같은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는 '상가 건립 규제 완화'가 상가 공급 과잉을 촉발시켰다는 지적이다. '1세대당 상가 면적 6㎡ 초과 제한'을 담은 '주택건설기준 규정'이 그해 3월 폐지되면서 기형적인 상가 과다공급이 이뤄졌다. 이틈을 타 금강 이남인 대평동과 보람동 일부 아파트 및 주상복합 단지에선 입주 규모에 비해 과다한 상가 공급으로 상가 공실을 부추겼다. 이 같은 상가 과잉 공급은 국회국정감사에서도 단골 메뉴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병준 후보가 고운동 지역 상가 상인들과 만나 고충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김병준 캠프)

김병준 후보가 만난 상인들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잇따라 토로하고 나섰다.

A씨는 "인도와 도로 간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에 주차를 어떻게 하느냐"며 "상권이 들어설 수 없다. 잠깐 주차하고 커피라도 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거리를 조금 줄였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영업난이 심각해) 가게를 열지 못 한다. 손님이 없어서 열면 오히려 손해다"라며 "관리비를 내고 애들 키워야 하는데 차라리 알바를 하는 게 더 낫다. 맞은 편 대형마트도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빈 상가가 많다. 큰일났다. 장사도 너무 안 되고.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며 "24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답이 없다. 정부를 욕하고 싶을 정도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운동 18단지의 경우 아파트 600세대에 상가 200개를 허가해줬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피해자는 상가를 분양받은 분들이다. 다 속았다. 어떻게 허가해줬을까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3생활권 상가 공실 현상도 문제삼았다. B씨는 "600세대 짜리 아파트에 상가가 189개"라며 "그것을 허가 해줬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병준 후보는 "집권 여당 대표가 여기 국회의원인데 어떻게 이렇게 빈 상가가 많도록 정책적 조정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참 답답하다"며 "전국 최고 수준인 세종시 상각 공실 해결을 위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세종시의 자족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상가 공실 문제'에 대해 총선 후보들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