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노무현 정신 특정 정파 독점 안돼” 비판
김병준, “노무현 정신 특정 정파 독점 안돼” 비판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3.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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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후보자 등록 후 첫 행보, 세종호수공원 내 노무현 기념공원 찾아
"세종시 미래 위해 투쟁 아닌, 화합과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할 때" 강조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 을구 국회의원 후보가 "노무현 정신은 특정 정파가 독점해선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27일 오전 후보자 등록 후 첫 행보로 세종호수공원 내 '노무현 기념공원(국가균형발전상징공원)'을 찾아 "세종시 미래를 위해 투쟁이 아닌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등 핵심 요직을 맡았던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 설계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반대 정파인 미래통합당으로 둥지를 옮긴 그가 세종시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노무현 기념공원을 방문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후보 등록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작심한 듯 이곳을 찾은 것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진보층을 끌어 안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날 오전 10시경 공원에 도착한 그는 바닥 돌에 새겨진 노 전 대통령 어록이 적힌 돌을 가리키면서 "이제는 화합의 정치,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어록에는 '원칙에 까다롭게 매달리지만 통합을 위해서 어떤 가치를 희생할 수 있는 정치를 해왔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세종시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진 가치는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그러나 여전히 일부 세력이 노무현 정신과 노무현 대통령을 독점하려고 하면서 노무현을 한 정파의 지도자로 만들고 있는데, 이는 '노무현 팔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 이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안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어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행에 옮겼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겼다"며 "이제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과 의원 꿔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위선을 앞세우며 노무현 팔이를 하는 게 노무현 정신인가. 누가 노무현을 팔고 누가 노무현을 배신했는지 이해찬 대표든 누구든 토론할 자신이 있다”고 일갈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 자치와 분권과 관련한 법안은 나온 것이 전혀 없는 등 노무현 정부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은 지금과 같은 행정기능의 단순한 이전을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의 방문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은 "이제 와 뭐하시는 겁니까", "노무현 대통령님을 들먹이시나요", "팔색조는 누굴까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무현 재단 회원인 서문교씨는 "참여정부 출신 인사가 다른 정당도 아닌 미래통합당으로 옮겨 출마하면서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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