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세종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게 보람"
"발전하는 세종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게 보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2.19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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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년 대변인 마감하는 김재근..."척박해지는 언론환경 안타까워"
"이춘희 시장님의 언론관이 업무에 도움, 목요브리핑 정착, 아주 기억나는 일"
이춘희 세종시장이 18일 대변인실을 찾아 김재근 대변인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18일 대변인실을 찾아 김재근 대변인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세종시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라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 것 같습니다.”

오는 23일 꼭 5년간 대변인 생활을 마감하는 김재근 세종시 대변인(60)을 19일 오전에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언론과 소통하라는 걸로 알고 거기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던 5년 전 인터뷰를 생각하면서 ‘세월무상’(歲月無想)을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한없이 오래갈 것 같았던 그와의 만남도 ‘회자정리’(會者定離)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담담하면서 차분하게 인터뷰에 임했지만 틈새로는 앞날에 대한 걱정도 언뜻언뜻 보였다.

“조치원읍에서 행복도시로 청사를 이전하면서 세종시가 발전하는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에 현장에 있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2015년 세종시청이 이전할 때 만해도 일대에는 시청과 교육청만 있었다. 휑한 벌판이 이제는 상가와 관공서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그는 “세종시 정책을 언론에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이춘희 세종시장님의 뜻이 정말 남다르게 느껴졌다” 며 “바람직한 언론관, 즉 건전한 비판은 적극 수용하는 자세가 대변인 업무를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춘희 시장 취임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는 목요브리핑제도는 기자와 시장과의 만나는 현장이다. 여기에서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공론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브리핑 제도는 보이지 않는 이면효과가 더 컸다..

“그걸 통해 시장께서는 시민과의 약속을 하고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공부하고 매듭을 짓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알리는 의미에다 자기 계발과 공부하는 공직자를 만들어내 세종시정 전반이 업그레이드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목요 브리핑 주제 발굴이 어떤 때에는 아주 쉽게 마련되었지만 안될 때는 애를 태우게 했다. 그는 적절한 주제 발굴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도 당부했다.

“이제는 언론을 무조건 기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언론인들은 행정의 건전한 비판자이면서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가까이하면서 순기능을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5년 전 대변인 임명 당시 그는 ‘기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어떤 형식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해보겠다는 김 대변인은 매주 월요일 ‘월요소통마당’을 만들었다. 목요브리핑에서 큰 정책을 조율했다면 이곳에서는 세세한 부분을 다뤘다. 마감재 역할을 한 셈이다.

초창기 ‘문제기자 세종시 출입 금지’, ‘세종시 출입기자 등록 요건 강화’ 등 언론인과 부딪힐 수 있는 예민한 문제를 여기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대전일보에서 27년간 기자로서 현장을 뛰어온 언론계 선배입장에서 척박해져가는 언론환경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는 “언론의 현실이 날이 갈수록 기사 경쟁 외에도 광고 등 영업에 내몰리는 게 안타까웠다” 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언론 본연의 기능이 퇴보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2015년 공모 첫 대변인으로 임명 직 후 '세종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는 김재근 대변인
2015년 공모 첫 대변인으로 임명 직 후 '세종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는 김재근 대변인

세종시 출범당시 40여 개에 불과하던 출입 언론사가 220개사에 300여명의 기자가 취재 활동을 하면서 한정된 예산으로 충족시키지 못한 게 미안하다는 말도 곁들었다.

그는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서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언론인들이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 며 “행정과 정치 쪽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협조하고 지원해주었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잘했다는 것보다 잘못했다는 평가를 두려워하면서 업무를 해왔다는 김 대변인은 시정소식지 전국 1위, 가장 많은 인구대비 SNS 회원 수 등 굵직굵직한 일을 해냈다.

그는 가까이에서 본 공직자에 대해 “변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너무 많았다” 며 5년 동안 고생한 대변인실 식구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당분간 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에서 석사 마지막 학기 공부를 하면서 재충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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