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ITX 세종역? 뜨거워지는 세종시 ‘철도망 공방’
KTX·ITX 세종역? 뜨거워지는 세종시 ‘철도망 공방’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2.03 17: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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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 광역철도’ ‘ITX 세종역’...자유한국당, 일부 시민들 노선변경 필요성 제기
KTX모습(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KTX모습(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는 2030년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신생도시인 만큼 교통인프라가 열악한 편이다. 그런 만큼 여타 도시에 비해 교통관련 민원도 잦다.

총선 정국에 본격 들어서면서 여야간 공약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3일 세종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 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핵심 현안은 단연 교통문제로, 특히 '철도망 구축'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세종시를 비롯해 인근 자치단체간 설전을 부르고 있는 ‘KTX 세종역’을 비롯해 대전 반석역~정부세종청사를 잇는 ‘대전~세종 광역철도’,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세종시가 정부세종청사~ 내판역을 연결하는 'ITX 신설안'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KTX세종역 예정 부지 전경
KTX세종역 예정 부지 전경

◆세종시...'KTX세종역' 단기과제, 'ITX 세종역' 중장기과제

세종시는 최근 새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KTX세종역'을 단기과제로, 'ITX 세종역'을 중장기 과제로 분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ITX 세종역 추진방안이 업무계획에 담겨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묵은 과제인 KTX세종역과 ITX 세종역의 실현 가능 여부는 오는 6월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공개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TX세종역의 경우 인근 지역의 반발이 변수가 되고 있지만, 세종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청주시와 충북도는 국내 유일의 KTX분기역인 오송역 이용객 감소로 위상 약화가 우려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ITX 세종역은 최근 세종시가 들고 나온 카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부선 내판역 인근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약 8km 구간에 일반철도(국철)를 신설해 건설하는 ITX 세종역은, 세종청사와 서울역을 70분 내외로 주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철도망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가 새마을호 급인 ITX 열차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세종청사에서 서울역까지는 70분이 채 소요되지 않았고, 주요 역을 거친다 해도 80분이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송역을 거쳐 환승한 뒤 서울행 KTX를 타는 것과 비교해 비슷한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의 기대다.

무엇보다도 철도로 대전~세종~충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상생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종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교통망으로 꼽힌다.

세종시가 주장하고 있는 광역철도교통망 구축 방안. 1단계로 대전지하철 1호선 연장 광역철도(반석역~정부세종청사, 14.7㎞) 건설, 2단계로 세종청사~경부선 내판역 8.1㎞ 구간 건설안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주장하고 있는 광역철도교통망 구축 방안. 1단계로 대전지하철 1호선 연장 광역철도(반석역~정부세종청사, 14.7㎞) 건설, 2단계로 세종청사~경부선 내판역 8.1㎞ 구간 건설안 (사진=세종시 제공)

실제 ITX세종역을 세종청사까지 추진 중인 대전~세종 광역철도(지하철)와 연계하고 충북선과 접속할 경우, 세종시가 구상하는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노선안'과 연장선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대전~세종 광역철도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반석역~ KTX세종역~ 세종시외버스터미널~ 나성동~ 정부세종청사역(정부세종신청사)까지 14km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현재 가시권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 4월 발표된 타당성조사용역에서 경제성(B/C, 0.95)을 확보해 청신호를 켠 상태다. 국가사업에 반영될 경우 이르면 2029년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보령선을 ITX세종역에 접속하는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시는 당초 보령선과 KTX 세종역(금남면)을 연결할 계획이었지만, 국철 신설안이 타당성을 가질 경우 보령선과 ITX세종역(정부세종청사역)을 접속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KTX 세종역'과 'ITX 세종역' 사전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 발표한 대전~세종 광역철도 계획 등을 담아 ‘세종시 중장기 철도망 추진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내년 착수하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국철 신설안 반영도 요청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의 반격 "광역도시철도망 계획 전면 재검토해야"

이 같은 세종시의 철도망 구상에 대해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송아영)은 “대전~세종 광역철도를 비롯해 보령선, KTX세종역 등 기존 광역도시철도망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먼저 대전~세종 광역철도를 중심상업지구와 주거 밀집지역을 거쳐 조치원까지 연장하자는 수정안을 들고 나왔다. KTX세종역~ 세종시외버스터미널~ 나성동을 거쳐 새롬·다정·종촌·아름동~ 세종충남대병원~ 6생활권~ 조치원읍을 잇는 안이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이 주장하고 있는 '세종시 종합철도망 계획안' (사진=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이 주장하고 있는 '세종시 종합철도망 계획안' (사진=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신·구도심의 유기적 연결을 통한 균형 발전과 함께 기존 '세종2030 도시기본계획'에 따른 제안이란 게 한국당 측 설명.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교통망 구축은 시민 편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에 방점을 뒀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령선의 노선안 수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장군면~고운동~정부세종청사~ 향후 이전할 국회세종의사당~ 5생활권~ 내판~ 조치원읍으로 연장하는 혁신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송아영 위원장은 "이 같은 도시철도망은 기존 BRT 노선과 중첩되지 않아 효율적인 대중교통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사화간접자본 투자 원칙에도 부합한다"며 "물리적으로 도시 중심에 위치한 종촌역을 중심으로 대전~세종 광역철도와 보령선을 'X자'로 배열해 대중교통 분담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광역도시철도망 재검토 주장은 총선정국에 돌입하면서 소외됐던 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 노선도, 사진=충남도 제공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 노선도, 사진=충남도 제공

◆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 "반석역~조치원 도시철도계획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여기에 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위원장 이성용)와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회장 이평선) 역시 세종시의 철도망 구축 계획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며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시의 구상안인 '대전~세종 광역철도'와 'ITX세종역' 건설에 반대하면서 "대전 반석역~조치원 서창역 구간의 도시철도계획을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원회는 먼저 대전~세종 광역철도를 교통소외지역인 1,2생활권 서부 지역(한솔동, 새롬동, 다정동, 종촌동, 고운동, 아름동 등 1번 국도 주변)을 거쳐 조치원까지 연장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시가 추진하는 현 노선은 서부 지역 주민들의 생활교통편익을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교통편익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게 만든다는 논리다.

특히 현 노선이 '2030 세종도시기본계획'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는 점도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2030 세종도시기본계획에는 세종도시발전축을 따라 수도권~ 대전권을 직선 연결하기 위해, 대전 반석역에서~정부세종청사~조치원을 거쳐 서창역까지 도시철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시의 ITX노선안에 대해서도 ‘2030 세종 도시기본계획’ 자체를 부정하는 궁여지책 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성용 위원장은 "ITX노선안은 KTX세종역 신설을 어떻게든 강행하려는 충북 측의 반대논리를 완화시키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ITX역은 현행 조치원역에서 곧바로 정부세종청사역을 연결하는 안이 행복도시 시민의 교통편익을 크게 증진시키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가 주장하고 있는 세종 경부선 도시철도 및 충청문화산업철도 노선도 (사진=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
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가 주장하고 있는 세종 경부선 도시철도 및 충청문화산업철도 노선도 (사진=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

위원회 측은 대안으로 도시철도를 1, 2호선으로 구분하는 안을 제안했다.

반석역~세종청사역을 잇는 도시철도 1호선을 4년 단축해 오는 2025년까지 조기 완공하고, 세종터미널역~한솔역~새롬다정역~종촌역~아름고운역~조치원역~연기역~봉암역~월하리역~조치원역~서창역을 연결하는 2호선을 2029년까지 신설하자는 것.

또한 ITX노선 역시 내판역~ 정부세종청사역 신설 대신, 세종시 도시발전축에 따라 조치원역에서~ 정부세종청사역을 직선 연결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즉시 반영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 측 입장이다.

보령선 역시 수정안을 제시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대평동 세종터미널역~ 경부선 내판역 경유 대신, 세종시를 대표(청사, 호수공원 등)하며 가능한 한 문화재를 중심으로 나성역(독락당)~ 정부세종청사역(청사, 호수공원, 수목원 등)~ 연기역(연기향교 등)~ 조치원역(100년 역사 교통요충지)으로 잇자는 것이다.

위원회 측은 이 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청와대에 국민청원에도 올린 상태다.

이성용 위원장은 "수도권과 대전권을 직선 연결하는 세종경부선 지하철 도입으로 수도권과 행정수도간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 노선을 중심축으로 만들어 충청산업문화철도 및 청주공항을 동서로 간선 연결해 세종시민의 교통편익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통기반시설은 향후 행정수도 세종의 미래 100년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더 이상 수도권, 대전권, 충북권, 충남권의 도시철도 도입안에 묻히거나 정치적 논리에 편승해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천문학적인 예산...실현 가능성 여부는?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구상안에 제시되고 있지만, 역시 관건은 실현 가능성 여부다.한국당과 세종시민교통편익증진위원회 측이 주장하고 있는 대전~세종 광역철도의 조치원읍 직통 연결 방안 등은 세종시 역시 검토했지만, 막대한 예산 문제로 보류됐던 사안이다.

특히 도로가 아닌 새롬, 다정, 종촌, 아름동 등 주거 밀집지역 곳곳을 경유할 경우 사업비 증가는 불을 보듯 빤하다는 점에서 변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한국당과 일부 시민들의 주장이 도시 성장 축인 ‘2030 세종 도시기본계획’을 반영하는 안이란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세종시의 미래 철도망을 일정부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잖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예산 문제로 쉬운 길만 걸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 교통기반시설이 향후 행정수도 세종의 미래 100년을 결정할 핵심 현안이 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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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20-02-07 15:11:29
자유한국당 안을 적극 지지하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