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갓 졸업 세종시 중학생, 여학생에게 음란메시지
초등 갓 졸업 세종시 중학생, 여학생에게 음란메시지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1.14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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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남학생 2명 여학생 10여 명에게 SNS 통해 음란메시지 보내
지난해 7개월 동안 무차별적으로 이어진 학교폭력에 여학생들 두려움과 분통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중학생들이 여학생 다수에게 음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7개월 동안 무차별적으로 이어진 학교폭력에 피해 여학생들은 두려움에 떨며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성희롱·성추행 등 ‘성’과 관련한 학교폭력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시 모 중학교 1학년 남학생 2명이 동급생인 여학생 10여 명에게 입에 담기도 힘든 음란메시지를 익명 사회 관계망서비스(SNS)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발신자가 뜨지 않는 SNS로 전송된 해당 메시지에는 여학생의 특정 신체부위를 거론하면서 ‘성관계를 해 달라’, ‘집 비빌 번호를 알아냈다. 부모님 계셔도 문을 잠그고 관계를 하자’는 등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가해 학생들이 사용한 SNS는 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익명으로 작성되다 보니 누가 보낸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여학생 2명은 결국 지난해 11월 학교 측에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피해 여학생들이 메시지를 삭제해 가해자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폭력으로 신고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사이버성희롱 예방교육만을 실시했다.

이후 참다못한 피해 여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을 추적했고, 성폭력을 당한지 8개월 만에 의심이 가는 남학생 2명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음란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 여학생 1명은 지난 1월 6일 메시지 캡쳐본을 학교에 제출했다. 학교는 즉시 학교폭력으로 신고·접수했고 학교 전담 경찰관에게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사건을 접수한 세종시교육청은 피해 여학생들과 가해 남학생들이 학교 2곳에 재학 중이어서 오는 21일 공동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피해가 장기간 계속된 데다 민감한 성폭력 사건이 디지털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성’과 관련한 학교폭력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성희롱은 언어를 넘어서 '온라인' 상에서도 크게 늘고 있는 양상. 최근 미투 운동(MeToo, 나도 고발한다)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성 학교폭력 증가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2019년 8월 학교 내 디지털 성범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1년 8개월간 디지털 성범죄는 무려 792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형별로 보면 ▲‘사이버괴롭힘’이 251건으로 가장 빈번했고 ▲선정적인 문자나 관계요구 메시지 등 ‘기타’도 89건에 달했다. 이어 ▲‘불법촬영’ 246건 ▲‘비동의 유포’ 98건, ▲‘몸캠’ 51건 ▲‘유포협박’ 37건 ▲‘사진합성’ 20건 순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사전예방을 위한 조치가 절실하다”면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치료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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