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신년교례회, 이젠 한곳에서 여는 게 어떨까
세종 신년교례회, 이젠 한곳에서 여는 게 어떨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1.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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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양쪽에서 여는 신년교례회 '유감'...신·구 도시간 화합 저해
세종시 출범 8년, 더 늦기전에 대전지역 신년 모임 벤치 마킹 필요
신도시와 조치원읍에서 열리는 신년교례회를 내년부터 한 곳에서 신,구도시민들이 다같이 모여서 행사를 갖는 것을 어떨까. 사진은 경자년 세종문화원 신년교례회 광경

새해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잇달아 열리는 ‘신년 교례회’를 하나로 합치는 게 어떨까.

매년 세종시에서는 세종문화원과 세종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각각의 신년교례회가 거의 동시에 열린다. 올해도 3일과 7일, 나흘 간격으로 행사를 갖는다. ‘반드시’라는 표현은 다소 어폐(語弊)가 있지만 문화원 모임은 원주민, 상의 모임은 경제인과 신 도시민들이 주로 참석하고 있다.

세종시는 신·구 도시 간 화합을 몇 가지 정책과 함께 시정(市政) 과제로 삼고 있다. 출범 8년이 맞도록 화합과는 거리가 먼 집단의식이 공식적으로 양쪽에서 열리고 있다.

각각 나름의 의미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비빔밥 같은 신년교례회를 만들 때가 됐다. 더구나 신·구 도시 간 갈등이 출범 당시 표면화됐던 것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잠복단계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문화원 모임은 어쩌면 신도시의 성장세에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던 원주민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반면 상의교례회는 ‘굳이 함께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원주민과의 화합을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장기적인 세종시 발전을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또 있다. 상의 신년교례회는 세종시에 내려온 정부 부처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인사를 하는 자리가 원래 목적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게 여의치 않게 되면서 이제는 지역 경제인에다 신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모임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굳이 두 군데서 각각의 모임을 가질 의미도 없어진 셈이다. 더구나 신·구 도시민간 화합이 시정 화두라면 중복을 피하는 게 모양과 내용에도 필요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하는 신년교례회는 진작부터 대전지역 새해 벽두 인사를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정초 일일이 찾아가서 인사를 하기 힘든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한꺼번에 덕담을 나누고 악수를 주고받는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행사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 신년교례회도 이게 목표가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당연히 한 공간에서 신·구 도시민들이 어울리는 모습이 만들어져야 마땅하다.

세종시 출범 8년을 맞았다. 작은 것 일수도 있지만 이런 걸 초창기에 바로 잡아놓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예각(銳角)이 벌어지듯이 크게 멀어지게 된다. 그 때는 수정이나 개선이 어렵게 된다.

올해는 그냥 넘어 갔지만 내년에는 하나가 되는 모임을 보고 싶다. 그 속에서 신·구 도시민이 ‘위하여’를 외칠 때 함께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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