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교육’ 품격있는 세종시 만듭니다”
“‘민주시민교육’ 품격있는 세종시 만듭니다”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9.12.30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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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공자뎐’ 유문상 박사...공자의 민본사상은 시민주권이 중심
패거리 정치는 이제 그만..공자와 맹자의 철학으로 시민주권 이뤄야...
공자전의 저자 유문상 박사가 자신의 책을 보며 공자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가 무엇입니까. 왜, 무엇을 위해 공자(孔子)는 천하를 주유하셨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백성은 귀하고, 사직(社稷)이 그 다음이요, 군주는 또 그 다음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공자(孔子)시대부터 있어온 민본사상이며, 오늘 우리가 말하는 시민주권 입니다.”

총선정국이 임박한 가운데 세종시 보람동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하고 있는 공자전의 저자 유문상(59) 인문고전 작가를 지난 20일 오후 민주시민교육원에서 만났다.

유박사와는 전부터 면식이 있는 터라 인터뷰는 직접 본론으로 들어갔다.

먼저 세종시민들에게 다소 낯선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가 어떤 단체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87년 민주항쟁의 정신을 놓지 말고 계속 시민운동으로 계승하여 우리나라 민주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루어나가자는 이념을 가진 단체입니다. 전국 단체로 세종시에서도 시민운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민주시민교육도 민주화운동 사업의 하나입니다.”

유작가의 저서 ’공자뎐‘을 이미 읽어본 터라 공자전과 민주화교육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또 공자는 왜 현실 정치에 뛰어 들었는지 여러 가지 난해한 문제들을 토론하듯 이야기를 나눴다.

패싸움정치는 이제 그만..공자와 맹자의 철학으로 시민주권 이뤄야...

“유학은 추상적 학문이 아니고 현실적이며 구체적 규범학문입니다. 노자.장자의 도(道)는 추상적 관념적이지만 유학의 도(道)는 현실세계에서 자신의 지식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니 공자님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학문을 현실정치에서 실현시킬 군주를 찾아다닌 것이지요.”

중.고등학교 선생님으로 30여년 교직을 경험한 유박사는 여전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세종시 민주시민교육원 원장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충청북도 증평이 고향인 그는 교직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문의 길을 계속 정진하여 <유가의 길을 묻노니>(2015), <공자뎐, 논어는 이것이다>(2018)를 저술한 인문고전 작가이다.

유학에 관한 책을 쓰게 된 동기와 과정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청유서당에서 서당교육으로 사서삼경과 동양고전을 공부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동양고전에는 사기, 공자세가, 춘추, 시경 등이 있는데 현대인들도 깊은 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공자님의 철학과 유학의 핵심은 알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이 현대인들에게는 무슨 필요가 있을까. 

“유학의 도덕관념은 인생을 실패 없이 올바른 길로 걸어가게 하는 나침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일독을 권합니다. 공자와 맹자사상이 정신 밑바탕에 깔려있는 정치가라면 가볍게 패싸움이나 하는 정치는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시민교육원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차 한 잔을 마시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9년 민주시민교육원은 18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평생교육 활성화, 여성아동친화도시 조성사업, 마을학교, 청소년진로체험, 웰다잉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세종시에서 어떤 지원도 없이 단체 스스로 해냈으니 그 만큼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재정보조 없이 스스로 그 많은 일을 해냈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떤 사업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그 가운데 특히 웰다잉이란 사업에 관심이 모아졌다.

아름다운 죽음 맞이하기..‘웰다잉’, "잘사는 것 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해"

“웰빙이란 말은 많이 들었어도 웰다잉란 말은 잘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사회가 부유해지다보니 그 동안 웰빙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 초고령사회로 진입해서 웰다잉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웰다잉은 어떻게 잘 죽을 것인지, 어떻게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긴 노년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보내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직할 것인지 이에 대해 평소 공부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노인들에게는 아주 시급한 문제이지요.”

유박사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웰빙만큼 웰다잉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유박사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웰빙만큼 웰다잉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오랜 기간을 노년으로 살아야하는 현대인들은 웰빙도 중요하지만 웰다잉도 그에 못지않게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지 오래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현대의 노인들은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사회적 정서적 약자로 살아야하는 노년의 설움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웰다잉협회와 공동주관으로 하는 <웰다잉 지도자양성과정>이 있습니다. 금년에 22명의 수료자가 웰다잉지도사로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웰다잉지도사 양성과정 수강과목을 살펴보니 노년의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지 이에 대한 공부가 확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강과목으로 <멋진인생 멋지게 내려놓기>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연명의료결정법> <법률적 죽음의 이해와 유산과 상속> <유언장 쓰기> 등 노년에 꼭 필요한 내용들로 강의가 구성되어 있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맞이해야 할 자연의 이치이다. 인간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지에 따라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웰다잉이란 결국 '최상의 가치 있는 인생은 무엇인지' 심오한 성찰을 만인에게 던지고 있는 셈이다.

잠시 무거운 침묵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또 다른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강좌로는 그리스, 로마신화가 있습니다. 평생교육활성화 사업으로 개설한 강좌인데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고전은 우리가 나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고전은 현대인들에게 '민주시민주권은 무엇인지' 어떤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청소년들에게는 신서유기 같은 캠핑교실이 인기가 있었습니다.”

고전인문학에서는 과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사진은 고전인문학 수강생들

고전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깊은 통찰력과 인생철학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대의 급변하는 환경과 물질문명의 급류에 휩쓸려 허약해지는 현대인들에게 고전인문학은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치료제라는 확신을 주는 교육현장이 민주시민교육원이었다.

“공자께서 말씀하기를 ‘나라가 부유해지면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시민교육원은 고전인문학 공부로 세종대왕의 높은 정신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민주화운동의 계승과 민주시민교육으로 세종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정신문화가 활짝 꽃피우고, 세종시가 세계적 문화도시로 발전하기를 2020년 경자(庚子)년을 앞두고 기대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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