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백수, 위로하는 음악회 만들고 싶다
수많은 백수, 위로하는 음악회 만들고 싶다
  • 임효림
  • 승인 2019.12.2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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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림칼럼] '다시청춘을 위하여' 공연을 마치고...처음해보는 새로운 음악
시대적인 상황 담아내고 싶은 욕심, 작지만 의미있는 출발로 큰 결실맺을터

지난 14일에 있었든 “다시 청춘을 위하여” 공연을 와서 보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번에 가수 자권과 나 효림이 한 공연은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음악을 해 보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전혀 새로움을 느끼시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해본 일도 없고 따라서 공연을 해본 일은 더욱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가 공연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그야 말로 완벽하게 자권과 내가 만든 노래를 누구의 도움도 없이 대중들 앞에서 공연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보다 더 전위적인 실험은 없을 것입니다.

현대 예술은 끝없는 새로운 실험을 통하여 발전해 왔습니다. 그림이 그랬고, 문학이 그랬습니다. 물론 음악, 그중에서도 대중음악도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했습니다. 아니 대중음악은 그 시작부터가 아방가르드입니다. “록”이 그랬고, “힙합”이 그랬으며, “랩”이 그렇습니다.

모두 새롭게 등장 할 때는 전위적이며, 실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 새로운 시도에 열광했고, 환호했습니다. 현대대중음악은 완벽한 산업 음악입니다. 그야 말로 소비자인 대중을 향하여 음악을 팔아 돈을 버는 형식입니다. 이런 산업음악을 발전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유럽처럼 음악에 대한 전통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음악을 발전시키기에 좋았습니다. 그것이 “팝송”의 등장입니다. 지금 대중음악은 상업적으로 엄청난 규모로 발전하여 유명가수 한 사람이 연간 수천억을 넘어 수조 억을 벌어들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발전한 음악이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에 들어보든 소위 유행가라고 하는 그 음악은 죽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이난영”의 “목포에 눈물”을 부르며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고, “남인수”가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을 부르고, 고복수가 “고향 생각”을 부르든 시절에 전쟁을 겪고 가난한 시절의 시름을 달랬습니다.

온 국민이 따라 불렀으며, 그 노랫소리를 듣고 웃고, 울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중가요는 상업적으로 엄청난 규모로 발전 했지만, 열열 팬들만 그들의 노래를 좋아 할 뿐입니다. 온 나라의 사람이 좋아하는 그런 국민가수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졌습니다.

이런 사항에서 새로운 대중음악을 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상업적인 노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그런 노래를 만들어보자, 그리하여 노래를 듣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마음에 맺힌 멍을 풀어내도록 해보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건 작은 실험입니다. 아주 획기적인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냥 듣는 사람들이 듣고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어 키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즘 우리가 처해 있는 시대적인 사항을 노래에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청춘을 위하여”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청춘들이 처한 시대적 사항을 담아내려고 한 노래입니다. “백수”로 또는 “비정규직”으로 내 몰린 청춘들의 애환을 노래에 담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앞으로는 노인들의 애환도 노래 할 것입니다. 점차 자연수명은 늘어나고, 따라서 노인들의 숫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의 삶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외로워지고, 그리하여 홀로 살다가 홀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인들의 삶을 위로하는 노래도 만들고, 아울러 그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청장년들을 위한 노래도 만들어 볼 것입니다.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서로 갈등을 겪고, 이별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내기도 하고, 그들이 새롭게 만나서 마음의 앙금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하는 주제를 다루는 노래도 만들어 볼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데 아주 새롭게 만들어 볼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노래는 아방가르드입니다.

이번 “다시 청춘을 위하여”의 공연은 처음 공연이라서 준비도 부족했고, 서툴게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공연은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매우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하는 방식도 새롭게 하여, 대중들에게 전혀 새로운 음악을 보여 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공연 방식도 새롭게 진화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충격을 주도록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번 “다시 청춘을 위하여” 공연을 봐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효림스님은 불교계에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스님으로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중앙 종회의원, 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공동의장을 거쳤다. 2011년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로 내려와 경원사 주지를 맡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을 역임하는 등 시민운동 참가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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