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부터 받은 혜택, 봉사로 환원합니다"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 봉사로 환원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12.1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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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세종시 최초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에 부부 등재된 강귀근, 조영자씨
"먹고 살만한 분들이 봉사 현장에서 멀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주변에 봉사 전파"
세종시에서는 처음으로 부부가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된 강귀근, 조영자 부부. 이들은 봉사를 통해 이모작 인생을 보람있게 만들고 있다.

“세종시의 상징인 호수공원이 깨끗하게 가꿔져야 외부인들이 시민들의 고운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수공원 지킴이를 하면서 청소도 하고 미아(迷兒)예방 캠페인도 합니다.”

세종시 출범이래 최초로 자원봉사자 명예의전당 부부 등재자가 된 강귀근(74), 조영자씨(73)는 호수공원에 집중하는 봉사를 이렇게 설명하면서 “이곳에 담배꽁초가 있고 쓰레기가 나뒹굴면 외지인들이 세종시민을 좋게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는 14일 세종시 자원봉사자대회에서 김금옥씨(71)와 함께 자원봉사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는 강귀근씨를 제2의 직장처럼 일하고 있는 호수공원에서 11일 오전 9시에 만났다.

이들 부부가 남을 위해 봉사한 시간은 무려 2만2천시간. 하루 4시간 봉사했을 경우 5천5백일에 해당하는 숫자다. 명예의 전당은 누적시간 5천시간이상이면 등재 대상자가 되고 심사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3명을 등재자로 결정했다.

강씨는 9급 교정직으로 공무원을 시작해서 2005년 대전지방교정청장으로 퇴임할 만큼 성실하고 근면한 생활을 해왔다. 줄 곧 대전에서 살면서 언론에 잇단 보도로 유명 인물이 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대전에서 약 1만시간, 세종에서 2천여시간을 봉사해왔다.

그는 “공직에 있으면서 특별한 혜택을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이 보답하는 길이 바로 봉사였다” 며 “제 안식구도 같은 생각을 가졌었고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도 봉사하는 생활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여인동’(善與人同), 즉 ‘여러 사람과 더불어 착한 일을 한다’는 말을 좋아해 공적조서 첫 장에 그는 이 말을 써놓았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사들과 함께 봉사를 생활화하면서 살아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 소감을 “별다른 게 없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먹고 살만한 사람은 아쉬운 게 없다보니 자원봉사 현장에서 멀어진다” 고 안타까워했다.

여러 단체에서 봉사를 하지만 크게 식당과 호수공원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호수공원은 세종의 상징이고 식당은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상징인 호수공원 지킴이를 하면서 미아예방활동과 환경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호수공원 지킴이들이 명예의 전당 등재를 박수로 축하해주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먹고사는 게 중요했던 때를 생각하면서 도시락 배달 등 식당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며 “어디를 가든지 그 세계의 속성을 이해하고 같이 어울리는 게 봉사의 요령”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귀근씨의 봉사인생은 자신에 국한되지 않았다. 아내 조영자 여사에게 봉사 바이러스가 옮겨갔고 급기야는 아들과 딸,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까지 봉사 릴레이는 이어졌다. 대전지방교정청장 출신의 자기희생은 병무청장, 기상청장, 방송사 보도국장 출신에게도 전파돼 이제는 ‘봉사친구’가 됐고 정년 후 인생의 보람을 봉사에서 찾아가고 있다.

그는 “ 체력이 남아있는 한 봉사인생을 계속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이제는 저 혼자 다니는 것보다 집사람과 함께 활동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60년 공직인생 뒤에 이모작으로 다가온 봉사인생, 명예의 전당 등재도 중요하지만 그의 봉사는 지금도 계속돼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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