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프로듀서는 존재했는가?
‘국민’ 프로듀서는 존재했는가?
  • 백승아
  • 승인 2019.11.22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칼럼] 백승아 배재대 미디어 콘텐츠학과 2학년... '프로듀스 101 조작을 보고'
백승아 양

지난 7월 19일, 101명의 연습생들이 데뷔를 위해 서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X 101에서 X1이라는 11인조 남성 그룹이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은 마지막 생방송 경연까지 총 4차 경연을 진행하며, 각 경연이 끝날 때 까지 ‘국민프로듀서’인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서 순위가 선정된다.

각 순위발표식 때 일정 순위 이하의 연습생들은 방출되고 최종 11명이 데뷔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인 프로듀스 X 101에서 생방송 경연 때의 득표수에서 같은 득표차가 반복된다는 것을 발견한 팬들은 순위조작 의혹을 내세우게 됐다. 이에 수사가 진행되고 총 책임PD인 안모 PD가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던 중 전 시즌의 순위 조작을 인정하면서 사실로 들어났다.

프로듀스 101은 2016년 처음 시작되어 I.O.I, WANNAONE, IZONE, 그리고 이번 시즌의 X1 까지 총 4팀의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자신이 직접 좋아하는 연습생에게 투표해 그룹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기획사에서 미리 정해져 나오는 그룹이 아니라, 내가 기획사 직원이 된 것처럼 조합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독려를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영업을 하기도 했다. 왜냐면 자신의 이 행동들이 그 한 연습생을 데뷔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그 수고들은 다 헛수고였던 것으로 돌아가 버렸다.

프로듀스101에 출연해 친해진 연습생들과 따로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었던 한 연습생은 순위에는 외모, 실력들이 중요하고 영향을 주지만, 피디픽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피디픽을 받은 연습생은 그 회의 방송에서 분량을 많이 받게 되고, 그게 득표수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사실 101명의 연습생이 출연하는 방송이다 보니 모두가 골고루 방송분량을 나눠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일정 연습생들의 분량이 많아지자, 매 시즌 논란이 되고는 했었다.이 뿐만 아니었다. 매 시즌마다, 갑자기 순위가 상승하는 연습생들이 생겨났고, 이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우연, 혹은 그 연습생의 팬의 영업능력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라 치부됐었다. 그리고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는 최종 11인의 사진이 프로듀스101 공식 페이스북에 잘못 게시되기도 했었다.

앞에서 다양한 상황들을 이야기 했지만, 이는 명백한 취업사기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의 연습기간을 살펴보면 짧게는 3~6개월, 길게는 8년의 연습기간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 데뷔라는 하나의 꿈을 꾸며 그 힘들고 긴 시간을 버텨내며 학창시절을 포기하며 지낸 사람들도 많다.

이에, 음악 전문 채널인 엠넷이 만든 프로그램이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그룹들이 모두 성공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목숨을 걸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진 연습생들도 많았을 것이다. 한 사람의 탐욕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연습한 시간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 무지한 어른 때문에 많은 연습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패배의 슬픔을 먼저 알아버렸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 데뷔해 지금 활동 중인 IZONE과 X1은 ‘조작그룹’이라는 낙인이 찍혀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멤버들은 눈물로 하루를 보내고, 해체를 요구하고 있는 멤버도 있다는 기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열분을 토해내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욕심 많은 인간이 짜놓은 판에 놀아난 것뿐인 이 사람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생각된다.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왔고, ‘국민프로듀서’라는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하며 자신을 향하는 모진 말을 참아 내왔던 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어떤가. 그래도 여전히 이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국민프로듀서’가 된 시청자들이 매번 투표를 통해 최종 11명 혹은 12명을 선정해 프로젝트 그룹을 만드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에는 ‘국민프로듀서’는 없었다. 어느 욕심 많은 한 사람에 의해 모든 시즌의 데뷔 멤버가 조작되었고, 이에 많은 국민프로듀서들과 연습생이 울고 웃었다. 사실은 시즌 1때부터 시작된 크고 작은 논란들은 어쩌면 이 사태가 터질 것을 미리 예견해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감투에 눈이 멀어 못봤을 수도 있고, 내가 응원하던 연습생이 데뷔했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일을 무시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일이 부메랑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아파하는 일이 될 줄은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