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차별? 성남고 대규모 결원사태, 학부모 '분노'
사립 차별? 성남고 대규모 결원사태, 학부모 '분노'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0.1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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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종시청서 기자회견, 3년 연속 결원사태로 피해..학교정상화 촉구
"학생 학습권 보장, 현재 일반계 학년별 4학급을 8학급체제로 확대" 촉구
이상돈 성남고 학부모대표가 10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종시 성남고(교장 전인권) 학부모들이 3년 연속 결원사태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학교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세종시교육청의 잘못된 고교평준화정책이 성남고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며 학급 증설만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돈 성남고 학부모대표(운영위원장) 등 30여명은 10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고는 3년 연속 결원 사태로 인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잘못된 고교평준화정책으로 학생들이 차별 속에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현재 일반계 학년별 4학급을 8학급체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017년 고교평준화가 도입된 이래 3년 연속 대규모 결원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분노는 크다.

성남고는 지난 9월 26일 기준 1학년 34명, 2학년 11명, 3학년 45명 등 총 90명이 부족한 상태다. 결원율은 평균 30%에 달한다.

성남고 학부모들은 "장장 3년 학부모 기만, 오만 행정 이제 그만", "신설학교 과밀인데, 3년 연속 미달이네", "입만 열면 거짓말, 학부모 우롱마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시교육청을 규탄했다.

대규모 결원은 학습권 침해와 고교생활의 파행 등 학생들의 진로결정에 심각한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학생 수 부족에 따른 교과목 개설 한계 등 학습권 저해와 함께, 내신등급(25명당 1등급 1명)에도 영향을 미쳐 대학진학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다. 또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학교 특성상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 문제가 발생하고, 교육환경 낙후 등 또 다른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학교를 바라보는 대내외적인 시각 또한 부정적으로 바뀌어,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학생 기피’→ ‘미달’→ ‘부정적 시각’→ ‘학생 기피’ 라는 악순환의 덫에 빠져 있는 셈이다.

성남고 전경
성남고 전경

이상돈 대표는 “대규모 신입생 결원 현상의 지속적 발생은 비단 성남고만의 문제가 아닌 세종시 고교평준화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라며 “대규모 결원사태가 지속으로 성남고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부모들은 앞서 시교육청이 발표한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선안에는 ▲고교지망 기존 3지망에서 7지망으로 확대 ▲학교별 학급 수 및 입학 정원 편차 완화 ▲중학교 졸업인원을 반영한 고교 신입생 정원 편성으로 결원 최소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고교지망 확대는 고교평준화제도 도입이후 확대되고 있는 ‘선호학교 vs 비선호학교’ 격차를 더욱 확대시켜 서열화와 차별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학급수 및 입학정원의 편차 완화'를 위해 학교 간 정원 조정에서도 현재 4학급에 불과한 성남고는 논의 자체에서 배제됐다는 불만도 갖고 있다. 고운고(7→9학급)·다정고(8→9)·세종여고(6→7) 등이 각각 1~2학급씩 늘게 된 것에 비하면, 소외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에 따른 내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학급수 및 학교 정원 현황, 자료=세종시교육청 제공출처 : 세종의소리(http://www.sjsori.com)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에 따른 내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학급수 및 학교 정원 현황 (자료=세종시교육청)

한 학부모는 "이는 결원사태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교육청의 직무 유기"라며 "의도적인 사립학교 차별이란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종시교육청의 비합리적인 ‘고무줄 교육행정’과 ‘무책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고교평준화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대규모 결원사태가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대책 없이 무책임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또 2019학년도 고입배정 오류 사태 이후 연구용역을 통해 고입개선방안을 마련했으나, 고교평준화제도의 근본이념과는 달리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강화라는 ‘보여주기식 고입개선안’을 조급히 시행했다는 인식이다.

또 오락가락하고 있는 학급수 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소담고의 경우 2019학년도 2학기 1학년 학급수를 1학급(7학급→8학급) 늘렸지만, 곧바로 2020학년도에는 다시 7학급으로 축소했다는 것.

이들은 이날 "장장 3년 학부모 기만, 오만 행정 이제 그만", "신설학교 과밀인데, 3년 연속 미달이네", "입만 열면 거짓말, 학부모 우롱마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시교육청을 규탄했다.

성남고 학부모들 기자회견 모습

그러면서 ▲일반계 학년별 4학급을 8학급체제로 확대 ▲중학교 졸업인원을 반영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고교 신입생 정원 규모 결정 ▲성남고를 바라보는 교육청의 비우호적 시각 전환 ▲학교 지원사업 선정 시 사립인 성남고 차별 철폐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4일에도 최교진 교육감을 만나 신입생 결원 사태가 빚어지는 성남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은 성남고에 대한 학급 증설 수요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학부모들과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 수 분포 등 세종시 전체 학생 수용률을 고려했을 때 학급 증설 수요는 없다"며 "성남고에 배정된 학급은 총 8학급인데, 이를 적절한 비율로 일반계와 예술계로 나눠 운영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교 측 재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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