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종의사당 두고 쪼개진 여야 ‘험로 현실화’
국회 세종의사당 두고 쪼개진 여야 ‘험로 현실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0.0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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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세종시 국정감사, 여야 팽팽한 이견 드러내
당초 예정된 후보지 현장시찰 야당 의원 전원 불참, ‘반쪽짜리’로 전락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을 두고 팽팽한 이견을 드러냈다. 급기야 당초 예정된 후보지 현장시찰에는 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는 등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 특별위원회(위원장 이해찬·박병석)를 구성하며 세종의사당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야당의 입장이 변수가 된 모습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세종의사당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세종시에 당부했다.

먼저 국토위 간사 민주당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은 모두발언을 통해 "세종시는 빠른 도시성장 속도에 맞춰 정주환경과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특히 행정비효율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구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세종의사당이 설치될 경우 국회와 정부를 오가는 공무원들의 업무 비효율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국회의 비효율도 절감될 것"이라며 "최근 용역 결과를 놓고 봐도 세종의사당 설치는 당연히 필요하다. 세종시장은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후삼 의원(제천단양) 역시 "최근 국회분원설치 여론 조사를 보면 국회의원 61.7%, 부처 공무원의 85.8%가 찬성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를 해나가면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세종의사당 설치 당위성에 대해 원론적으로만 대처하는 것지 말고, 업무 비효율성을 잘 정리한 자료를 국민들에게 제공해 달라. 그러면 국민들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감사를 끝마친 뒤 앞서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분원 설치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국토연구원)에서 제시한 세종의사당 후보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세종의사당 설치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삐거덕거렸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는 국회 내에서 공론화된 적이 없다"며 "이해찬 대표가 자기 지역구 현안해결을 위해 예산(설계비 10억원)을 끼워 넣기 한 것을 갖고 마치 논의가 다 된 것처럼 꼼수를 부려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오늘 감사가 끝난 후에는 우리 위원회가 세종의사당 설치 후보지를 현장 방문할 예정인데, 이렇게 하면 언론이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미 다 합의된 것으로 알 것 아니겠느냐"며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공식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경기 시흥갑)도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논쟁이 되고 있는 곳에 헌법기관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은 "세종의사당 설치는 '뜨거운 감자'다. 세종시 현장방문은 제가 간사로서 합의했다. 그런데 저는 (정확한 내용을) 잘 못 들었다. 세종의사당 설치 예정지가 지금은 착공도 안한 곳 아니겠는가"라며 "여야 간사가 다시 한 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시을)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용역비는 여야가 합의한 예산이고, 국비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것"이라며 "국회가 합의해 책정한 예산으로 나온 용역결과 후보지를 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후삼 의원도 "여야가 합의해 현장방문을 하는 것"이라며 "합의정신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결국 이날 현장방문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하며 반쪽으로 쪼개졌다.

오후 4시경 행복도시 S-1생활권에 위치한 세종의사당 후보지에는 윤관석 의원을 비롯해 이후삼(충북 제천·단양).박재호(부산 남구을), 강훈식(충남 아산을), 김철민(경기 안산 상록을) 등 5명 의원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역에선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위원장만이 홀로 참석했다.

현장에 도착한 의원들은 김수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장과 이용석 세종시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후보지 입지조건과 국토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 내용 등을 청취했다.

윤관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충청권 대부분의 의원들은 세종의사당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며 "세종의사당은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루빨리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현장 방문을 마친 이춘희 세종시장은 자유한국당 측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회 운영위에 계류 중인 국회법 개정안에 세종의사당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기에 공식절차는 법률 개정의 문제"라며 "국회 차원에서 당연히 논의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방분권 세종회의(대표 김준식, 정준이)는 현장 방문이 있은 뒤 논평을 통해 “윤관석 의원이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를 적극 주문한 것과 세종시에서 세종의사당 후보지를 점검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우선 국회운영위에 계류중인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며 "또 국회는 세종의사당의 설치규모 등 건립계획을 신속히 확정하고, 후속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안을 적극 편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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