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장관, 학력 출중하나 도덕성 '최악'
새정부 장관, 학력 출중하나 도덕성 '최악'
  • 조한수
  • 승인 2013.03.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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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수 칼럼]청백리는 무능한 자?...사회 밝힐 양초같은 동량 절실

필자가 어릴 때를 생각하면 밤 시간이 매우 길었던 것 같다. 나라 경제가 가난하다보니 지금과 같이 전기 공급이 원활한 시대도 아니었고 조명 기구도 그리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농촌일 경우에는 더욱 밤이 짙고 길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저녁을 일찍 먹고 누이들과 호롱불을 피우고 라디오 앞에 모여서 연속극을 들으며 수다를 떨었던 어린 시절이 이제는 추억의 시간의 선물꾸러미 속에 담겨 있다.

   새 정부 각료 후보들을 보면 실력이나 학력은 출중하지만 도덕성은 최악이다. 사회가 소비할 양초 같은 도량이 절실하다.

성경에도 ‘일할 수 없는 밤이 오리라’는 말씀으로 교훈한다. 이는 어두운 시간에 대한 옛 사람들의 태도를 잘 나타내는 것이다. 그럼 어둠을 밝히려는 인간의 집념은 어떻게 역사에서 변해 왔을까?

18세기 후반까지는 실내조명에 있어서의 실제적인 혁신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잠을 자거나 할일 없이 보내기에는 어두운 시간이 너무 많은 나머지 인간은 인위적으로 집안을 밝힐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 첫 번째 것이 오일 램프였다. 약 5만 년 전 크로마뇽인은 동물기름으로 불을 붙인 섬유심지가 계속해서 타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시 돌로 만든 램프는 삼각형이었고 심지는 접시처럼 움푹 파인 곳에 역한 냄새가 나는 동물 기름과 함께 담겨 있는 동물 가죽이나 식물의 줄기 등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러한 방법이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이집트인들이 오일램프를 개조할 때까지 사용한 방법이었다. 당시 램프는 조각된 토기였고 심지어는 파피루스로 만들기도 하였다. 가연성 물질은 냄새가 덜 나는 식물성 기름이었다. 후에 로마와 그리스인들은 배에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는 뱃밥이나 아마포로 만든 심지에 청동으로 만든 램프를 선호했다.

냄새가 없고 깨끗하게 타는 기름이 19세기에 널리 보급되기까지는 사람들은 싸고 풍부한 물질이면 무엇이든지 태웠다. 그러나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간에 이 모든 기름들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던 시대에는 램프에 사용되기 보다는 요리에 들어가기 바빴다.

이런 오일램프는 여러 불편을 낳았다. 심지가 스스로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따금씩 집게로 집어 올려서 끄슬린 꼭지를 잘라주어야 했다. 그래서 로마 시대 때부터 17세기까지 오일 램프에는 끈이나 체인으로 집게와 가위가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불편하여 매력적인 대안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양초였다.
양초는 가정용 조명기구로 비교적 늦게 등장했다. 양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세기의 로마 문서에서 나타난다. 이 새로운 발명품은 로마인들에게는 오일 램프보다도 못한 대치물로 생각했다. 당시 오일램프는 정교한 예술품으로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이나 식물 지방에서 뽑은 무색, 무취의 고체 추출물인 수지로 만들어진 양초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어서 굶주린 군인들이 배급받은 양초를 먹었다는 기록은 여러 문서에서 쉽게 눈에 띠게 나온다. 몇 세기 후, 한 번에 몇 달 동안 고립되었던 영국 등대지기들에게 양초는 유일한 간식거리였다.

그런데 이런 가장 비싼 영국 수지 양초도 30분마다 심지를 잘라 주는 것이 필요했다. 심지를 자르지 않은 양초는 원래 밝기에 몇 분의 일의 밝기만을 냈을 뿐 아니라, 불꽃이 낮으면 남아있는 수지도 빨리 녹았다. 적절하게 심지를 잘라주지 않은 양초는 무려 1 파운드의 무게가 나가는 수지 양초 여덟 개가 겨우 30분도 못 되어 타버렸다.

이렇게 매주 수 백 개의 수지 양초를 태우는 성에서는 심지만 자르는 하인들을 둘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심지를 자르는 일은 17세기 후반에 증발하는 밀랍양초가 널리 사용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밀랍은 값이 수지의 세 배였고 불꽃 역시 훨씬 밝았다. 이러한 밀랍 양초의 최대의 고객은 로마 가톨릭 교회와 부유층들이었다.

청백리가 무능한 사람의 상징이 되어서는 안돼...나라의 환경 어두운데 작은 양초라도

영국의 어느 귀족 집안의 기록을 보면 그 집안사람들이 1765년 한해 겨울 동안 한 달에 사용한 밀랍 양초의 양이 무려 일 천 파운드 이상의 양초를 소비한 것으로 기록될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렇게 소비할 양초와 같은 동량들이 절실하다. 대한민국은 좁은 땅 덩어리에 살고 있는 인구분포가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이다. 자연에서 얻는 자원은 어느 나라보다도 부족하고 대신 차고 넘치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인재가 많은 나라라고 지금까지 자랑해왔다.

하지만 정작 필요하여 찾는 인재는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개탄스러울 만큼 사람이 없는 나라다. 요새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새 정부의 각 부처를 담당할 장관 후보자들을 볼 때 참으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자괴감마저 들게 된다. 후보자들 실력이나 학력은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출중한 것 같으나 나라의 얼굴로 일할 지도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덕성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털면 털수록 먼지가 날린다. 그야말로 황사수준의 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들 자신과 이 나라의 사회적 풍토다. 물질주의, 성공주의가 사회적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청백리(淸白吏)라는 말은 능력 없는 자라는 우스운 조롱의 표현이 되어 우리 눈에는 요원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마음씨 착한 흥부보다는 능력많고 부유한 놀부가 로망이라고 하는 말까지 나오니 말이다.

사회가 이 정도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기본적인 도덕이라는 것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죽은 사어(死語)가 되고 만다. 점점 어두워져 가는 밤인데 이 어둠을 밝혀줄 빛을 찾을 수가 없다. 비록 학력이 부족하고 촌스럽다 할지라도 저 향촌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며 수고의 기쁨을 흘리며 그것을 감사로 알고 사는 자를, 그러한 자를 장관으로 모시면 어떨까? 나라의 환경은 어두워 가는데 작은 양초라도 보였으면 좋겠다.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세종개혁교회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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