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학교만.." 3년 미달사태 성남고 '폭발'
"왜 우리학교만.." 3년 미달사태 성남고 '폭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9.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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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 사립학교 '성남고'만 학급 증설 미포함
고교평준화 도입 이후 3년 연속 미달사태 반복, 학부모들 "학급 증설 등 해결책" 촉구
성남고 전경

"왜 우리 학교만 뺐나요.."

세종시교육청이 발표한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을 두고 성남고(교장 전인권)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급수가 많은 학교의 학급을 줄이고, 적은 학교의 학급은 늘리겠다는 개선안이 나왔지만, 유독 사립학교인 '성남고'만 제외됐다는 것이다.

특히 고교평준화 도입 이후 3년 연속 미달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남고 소외론'까지 거론하며 학급 증설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남고 이상돈 운영위원장 등 학부모 5명은 4일 오전 최교진 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신입생 결원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성남고에 대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전날 발표된 개선안에는 각 학교별 '학급 수' 및 '입학 정원 편차'를 완화하겠다는 원칙이 담겼다. 대규모 학교 학급 수는 줄이고, 상대적으로 적은 학교의 학급 수는 늘려, 학교 간 규모 차이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재 4학급(예술계 학급 4학급 제외)인 성남고에 대한 학급 증설 계획은 없었다. 고운고(7→9학급)·다정고(8→9)·세종여고(6→7) 등이 각각 1~2학급씩 늘게 된 것에 비하면, 소외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에 따른 내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학급수 및 학교 정원 현황, 자료=세종시교육청 제공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안정적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 현 학년별 4학급(인문계)을→ 8학급 체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른 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학급수로 맞춰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세종에서 학급 수가 적은 학교는 내신 성적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힘들어 학생들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곧 학교 쏠림 현상으로 나타나 '고교 평준화' 취지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이번 개선안으로 성남고에 피해가 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성남고는 고교평준화가 도입된 지난 2017년 이후 3년 연속 미달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올해 현재 1학년 33명, 2학년 10명, 3학년 45명 등 총 88명이 부족한 상태다.

대규모 결원은 교과목 개설 한계 등 학습권 저해로 이어지고, 우수교사 확보와 교육환경 낙후 등 또 다른 문제도 야기한다. 학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커져 학생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학생 기피’→ ‘미달’→ ‘부정적 시각’→ ‘학생 기피’ 라는 악순환의 덫에 빠져 있는 셈이다.

학부모들은 사립학교인 성남고에 대한 시교육청의 비우호적 시각이 문제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공립 학교 위주의 교육행정 추진으로 사학을 제도적으로 배제하는 등 푸대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돈 운영위원장은 "고교평준화에 따라 학교 선택권의 자유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보다 중요한 고교교육 정상화의 근본적 이념은 '형평성'을 토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세종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성남고 전경

시교육청은 성남고의 학급 증설을 위해선 학교재단 측에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에 대한 학급 증설 문제는 교원 수급 등 관련 사항에 대한 일차적 권한이 재단 측에 있다"며 "구성원 대상 의견수렴, 재단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중교육법 시행령(5조)에 따르면, 사립학교 학급증설 및 변경인가는 설립·경영자인 법인이 학교 변경 인가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첨부해 교육감에게 신청해야 한다.

성남고는 올해 안으로 사전 작업을 마무리한 뒤, 시교육청에 정식으로 1~2개 학급 증설을 요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일반계고와 비슷한 수준인 8학급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이번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개선안 시행으로 내년부터는 성남고에 정원 미달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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