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영구직, 평생 내 편일까
엄마는 영구직, 평생 내 편일까
  • 강수인
  • 승인 2013.02.25 15: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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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의 생활 속 이야기]엄마의 역할<1>...떨어져 있어도 읽는 아이 마음

   여행을 마치고 나면 일기를 썼는데 그날 다녀온 사진을 보든가 느낌을 나누면서 하루를 정리하곤 했다.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공감하고 내일을 계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엄마, 이름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따스해지는 누구에게나 그리운 존재다. 간혹 투덜대면서 엄마 뒤를 졸졸 따라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노라면 미운 오리새끼 동화가 생각난다.

아이와 엄마가 가는 모습은 두 가지다. 엄마 걸음을 따라잡으려 가쁜 숨을 고르며 뛰듯이 걷는 아이 모습이 하나고 아이 걸음에 맞추면서 아이와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며 가는 엄마 모습이 다른 하나다. 그것은 아이를 얼마나 배려하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무의식적인 모습이다.

여자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결혼보다 더 고민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다른 어떤 일 보다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지 남자들은 잘 모른다. 겉으로 표시 나지도 않고 금방 어떤 결과물을 내지 못하더라도 또 누가 일일이 체크하고 검사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소리 없는 엄마의 손길 눈길은 한시도 멈추질 않는다.

가족이 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몸이 붙어 있지 않아 아픔을 똑같이 느끼지는 못해도 늘 같은 편이 되어 희노애락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어떤 의사가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특히 엄마라는 존재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사회에서 죄를 지은 자도 엄마 앞에서 울고 엄마를 찾아 가고 어린 시절 엄마와의 그리우면서도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5년 전 미국에서 잠시 생활했을 때 일이다. 한번은 학교를 갔다 온 딸이 울었다. 궁금하여 물었더니 우리나라에서 연수 온 가정의 아들이 우리 딸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한국에서 온 아이들 중에 네가 제일 못생겼다.’며 계속 놀린다는 것이었다. 참 가슴이 아팠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예쁜 딸인데 말이다. 애들 일로 가서 부탁을 하자니 잘못한 것도 없는 내 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것 같고 해서 내키지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이 일을 계기로 조직(우리 가족)의 힘을 보여주기로 했다. 어떻게 그 녀석을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했다. 우리가 찾은 답은 그 아이를 만나서 단도직입적으로 “너, 나 좋아하냐?”라고 되받아 치라고 했다. 그것은 그 아이가 딸아이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남자 아이들이 부리는 삐뚤어진 행태의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그렇게 맞받아친 이후 그 아이는 우리 딸 앞에 다시는 얼쩡대지 않았다.

   2007년 메인주(미국 동부 가장 윗쪽에 있는 주)에 갔을 때 국립공원 정상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으로 이 때가 한 여름인데도 위도가 북쪽이고 해서 날씨는 서늘했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와 떨어져 있어도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직장에 비록 몸이 가있다 하더라도 아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는 엄마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그래서 항상 아이는 엄마편이다. 엄마는 세상과 아이를 연결하는 통로인 것이다. 세상이 바뀌어도 엄마는 바뀌지 않는 절대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영구직이다.

오늘도 “엄마”하고 부르면서 학교에서 오는 아이의 투덜거림 속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을 것 같다. “엄마, 내 편들어 주세요, 내 마음 좀 알아주세요.”라고 하는 엄마에 대한 아이의 기대감을 말이다.

     
   
 
강수인,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졸업, 침례신학대 영양사,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 시 2년 거주, 미용사 자격증 취득 후 노인복지관, 군부대 봉사활동 eska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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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옥 2013-02-26 10:29:14
"신께서 모든 곳에 갈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듯이 어머니의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임에 틀림없지만 가끔씩 잊을 때가 있었어요. 이 글을 읽고 새삼 어머니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부터 아이를 향한 진정한 어머니의 역할 다시한번 곱씹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