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급습에 입원행렬..세종시청 ‘초비상’
A형간염 급습에 입원행렬..세종시청 ‘초비상’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8.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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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감염환자 지난해 대비 20배 웃돌아, 전국 평균 대비 4배 이상 높아
세종시청 공무원도 비상, 같은 부서에서 동시에 두 명 입원 등 업무 마비 지경
세종시청 전경
세종시청 전경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이나 입원했어요.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네요. 무섭네요."

세종시에 A형간염 환자가 지난해보다 무려 20배를 웃도는 등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세종시청도 A형간염 급습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같은 부서에서 동시에 두 명이 입원하는 등 감염 환자 급증으로 업무에도 차질을 빚을 지경이다.

23일 세종시보건소에 따르면, 세종시 A형간염 환자 수는 지난 22일 기준 모두 30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32명을 넘어선 데 이어 5달만에 10배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연령별 환자는 30~40대가 78%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30대가 146명으로 가장 많고, 40대 91명, 20대 37명, 50대 25명, 기타 3명 등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인구 10만명당 발병률이 101.64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전국 평균(24.52명)에 비해서도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5명이던 것에 비해선 20배를 넘어섰다.

A형간염 증상, 자료=질병관리본부
A형간염 증상, 자료=질병관리본부

A형간염 환자는 지난 3월부터 충청권을 중심으로 급증 추세다. 대전(1803명), 세종(302명), 충북(814명), 충남(1046명) 등 모두 3965명으로 전국(12701명)의 31.2%나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만명당 환자수는 대전(120.51명), 세종(101.64명), 충북(50.98명), 충남(49.3명) 등의 순으로 높았다.

세종시청에도 최근 들어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6월부터 지난 16일까지 발생한 환자만 벌써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변인실에선 동시에 두 명의 직원이 감염되는가 하면, 출입기자들도 3명이나 병원신세를 지는 등 비슷한 생활공간에서 무더기 감염 사태가 빚어졌다. 같은 부서에서 인원 결원이 생김에 따라 대변인실은 업무에도 차질을 빚는 혼선도 일어나고 있다.

공무원과 기자들의 잇따른 동시 감염은 특정 식당의 조개젓 섭취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소 측도 보람동과 반곡동 등 두 곳의 식당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나서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자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종시 측이 늑장 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응 조치가 소홀했기 때문이다. 3~5월 한두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위생수칙 준수 및 예방 접종'을 당부한 게 전부였고, 이후론 경고 한번하지 않았다.

환자수가 늘어날 대로 늘어난 8월 1일에서야 재차 보도자료를 내고 예방홍보를 강화했다. 22일에는 직원들의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부랴부랴 시청 내부통신망에 띄우기도 했다.

A형간염 전파경로, 자료=질병관리본부
A형간염 전파경로, 자료=질병관리본부

A형간염은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에 있는 바이러스를 섭취할 때 감염되며, 15~50일(평균 28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가 장관을 통과해 혈액으로 들어가 간세포 증식을 하며 염증을 일으킨다. 감염 시 간수치가 정상범위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이상 올라간다.

증상은 발열과 식욕감퇴, 구역 및 구토, 암갈색 소변 등과 함께 약 10%에서 황달이 발생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70% 이상 황달이 동반되며, 치사율은 0.1~0.3%로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일부터는 유료 예방접종도 실시하고 있다. 신분증을 지참해 보건소, 남부통합보건지소 또는 각 보건지소를 방문하면 접종할 수 있다.

접종비는 1회당 만 18세까지 1만 3300원, 만 19세 이상 3만 1000원이다.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일반병원의 접종비는 6~10만원 가량이다. 만 40세 미만은 항체검사 없이 접종할 수 있고, 40세 이상은 항체검사 결과 없는 경우에만 접종 가능하다. 항체 검사 비용은 1만 4160원이다.

시는 역학조사 항목을 늘려 상세조사를 지속 실시하는 한편, A형간염 예방 홍보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인 A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섭취를 삼가야 한다"며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예방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형간염 예방법, 자료=질병관리본부
A형간염 예방법, 자료=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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