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광복절 경축식..'친일 인사 음악' 연주 논란
세종시 광복절 경축식..'친일 인사 음악' 연주 논란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8.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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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 현제명 작사·작곡 '나물 캐는 처녀' 연주
"광복 축하해야 할 국경일에 친일음악가 공연으로 불쾌감" 비판
세종시가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대표적 친일 음악가로 알려진 현제명의 곡을 연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가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대표적 친일 음악가로 알려진 현제명의 곡을 연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광복회원을 비롯한 시민, 학생, 각급 기관·단체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개최했다.

문제는 공식 행사 마무리된 후 축하 공연에서 불거졌다. 오케스트라 측에서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 현제명이 작사·작곡한 '나물 캐는 처녀'를 연주한 것.

'희망의 나라로'를 작곡해 널리 알려진 현씨는 친일 행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서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친일 인사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있다.

1902년 경상북도 대구시 출생인 현씨는 일제 강점기 말기인 1937년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에 참여하면서 친일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이후 대동민우회,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 조선음악협회, 경성후생실내악단, 조선음악협회 등 친일단체에 잇따라 참가했다.

조선음악협회의 음악회에선 친일 찬양적인 성향의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발표했고, 대화숙 주최 ‘국민음악의 밤’과 같은 친일 행사에서 독창을 하거나 국민총력조선연맹의 전국 순회 가창지도대에 참가하는 등 그의 친일 행적은 음악가들 가운데 매우 뚜렷한 편으로 알려졌다.

창씨개명에도 적극 동참해 구로야마 즈미아키(玄山濟明)으로 개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시가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대표적 친일 음악가로 알려진 현제명의 곡을 연주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복 후에는 한국민주당 소속의 우익 음악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울대학교에 음악대학을 설치해 예술학부 초대 학부장을 맡았다. 고려교향악단을 창설하고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창작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 오페라 연출자로도 족적을 남겼고, 대한민국예술원의 종신회원을 지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항일독립운동과정에서 산화해간 순국선열을 기리고 광복의 환희를 경축하는 자리에서 친일음악가의 가곡을 공연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행사를 주관한 세종시에서 최소한의 검토만 했더라도 친일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광복을 축하해야 할 국경일에 친일음악가의 공연으로 경축식에 참여한 독립유공자들과 그 후손들, 세종시민들에게 불쾌감과 치욕감을 안겨준 데에 대해 세종시장은 겸허히 사과하길 바란다"며 "아울러 세종시 지명, 교육, 행정 등에 뿌리박힌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서라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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