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한해의 근심, 액운 털어 버리길...
정월 대보름, 한해의 근심, 액운 털어 버리길...
  • 심은석
  • 승인 2013.02.24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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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 칼럼]보름맞아 따뜻하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경찰상 정립하고 싶어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보름달이 밝다. 한 겨울 맑은 달은 눈이 부시다.
달빛이 희면 비가 많고, 붉으면 가뭄이 있단다.
진하면 풍년이 들고, 달빛이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도 한다.
달빛이 밤새도록 산과 들, 도심을 적셔주는 정월 대보름 명절이다.

어제 세종지역에서 정월 대보름맞이 대축제가 있었다.
시민 등 천 여명이 쥐불놀이, 줄다리기, 윷놀이, 오곡밥 먹기 등 한해의 근심을 털어내는 흥겨운 잔치였다. 경찰관들과 의경대원들도 참가하여 시민, 어르신,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한마당 잔치를 함께 했다. 물론 경비, 교통관리, 범죄예방활동도 같이 했지만...
경찰관들도 공정한 게임에 순수하게 참가 하였는데 줄다리기 우승으로 LCD 텔레비전을 상품으로 받고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도 받았다. 대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한해의 밝은 그림이 그려진다.

정월대보름은 가장 많은 세시풍속이 전하는 명절로 설, 추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이라고도 한다. 대보름은 연중 가장 먼저 만월이 되는 날로서 상원(上元)이라는 세시풍속이 전한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년의 운세를 점 쳐보는 달이다.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날' 이라고 한다.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복조리 걸어두기, 달맞이, 횃불싸움, 쥐불놀이 등 다양한 놀이로 풍년 농사를 기원하고 한해의 액운을 떨쳐 버린다. 정월 대보름 날 아침에 집집마다 들려오는 "와사삭" 소리"일 년 열 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가 안 나게 하고, 한해 큰 복 축원을 하며 부럼을 깨는 소리가 들려야 한다.

견과류를 먹으면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을 보충하고 비타민 E 를 섭취하여 피부를 튼튼히 한단다. 오곡밥에 감, 밤 말린 것을 넣거나 팥 외에 돈부콩이나 늙은 호박고지를 같이 먹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집에서는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 준비로 분주하다. 어제 조치원 시장에 가서 오곡밥 재료를 사보는 재미에 즐거웠다. 그냥 사람 사는 소리 들으며 억척같이 활기 넘치는 시장 사람들을 보는 것이 즐거움 아닌가? 작은 것에 재미를 느끼고 사람들과 만나고 같이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한 삶 아닌가?

열일곱 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발한 세종시는 어느 지역보다 행사가 많다.
지역과 사회 단체의 크고 작은 모임도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즐거워하고 전통시장과 식당, 상가도 북적거리는 것 같다.

엊그제 44년 전통의 부강신협의 일년 정기총회에는 5,500 여 조합원중에서 오백여명이 모여서 한해를 결산하고 친목을 다지는 행사가 있었다. 설탕을 나누어 주는 것이 신협의 전통이라는 데, 경품을 받으려고 주민 수 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볼거리였다. 대부분 고령이시지만 삶의 주름이 이마에 가득한데 추운 날씨에도 기다리는 즐거움을 아시는 분들과 만나 시간을 같이 보내고 손을 잡아드리고 인사를 하는 것도 경찰관으로서 보람인 것 같다.

크고 작은 지역행사에는 가급적 참석한다. 시골 졸업식이나 경로잔치나 시장행사에 가서 인사드리고 범죄예방 홍보도 한다. 기관장으로 격이 떨어진다거나 바쁜 일정에 이리저리 시간을 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직접 찾아가고 방문하면 부담스러워 하는 곳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시골전통이 흐르는 전형적인 농촌과 정부청사입주와 함께 도시의 활력이 같이 하는 세종시,
정월 대보름 행사장인 쥐불놀이에 손자 손녀들과 같이 나오신 어느 어르신의 환한 웃음이 시골 마을 잔치 풍경이다. 전통과 옛 스러움에 기쁨을 느끼시는 노인 분들과 새로 이주해 오는 청사주변 도시 젊은이들과 화합하고 어울 어지는 것도 점점 필요하다.

그래서 경찰도 도, 농 복합 치안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다. 다소 위압적이고 딱딱한 경찰보다는 주민들의 다정한 친구, 같이 어우러지고 재미있어 하는 친구 같은 경찰이 되자고 한다. 안전한 치안은 주민들과 협력해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 한다. 시민들을 내 부모, 내 형제처럼 살피고 섬기려는 마음을 동료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다. 웃으면서 먼저 인사하고 친절하고 진지하게 들어주며 신속 엄정하게 일 처리하는 경찰을 시민들은 좋아 한다.

정월 대보름, 액운을 태우고 복을 비는 오늘도 마른 들판을 태우는 쥐불놀이에 화재없고 사고 없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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