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통공사 노사갈등 새국면, 노동위 판단 뒤집혔다
세종교통공사 노사갈등 새국면, 노동위 판단 뒤집혔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7.11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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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노동위원회, "노조원 징계 및 서면경고 '부당노동행위' 아니다"
세종교통공사 '부도덕한 기업' 오명 벗고 명예회복 계기 마련 평가
1명 제외 9명 노조원 '징계 부당' 판단 이어져, 노조 탄압 비판 부담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벌인 버스파업 모습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벌인 버스파업 모습

지난해 세종시 버스 파업과 함께 촉발됐던 세종도시교통공사(사장 고칠진) 노사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당시 공사가 노조원들에게 내렸던 징계와 서면경고처분 등이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의 초심 판정이 뒤집힌 셈이다.

지노위 판정에 불복, 이행강제금까지 부과하며 버텨왔던 공사는 그간 쏟아졌던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예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상당수 노조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했다는 판단이 그대로 이어지게 되면서, 노조 탄압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파업이 끝난 지 1년이 흘렀지만, 무더기 징계의 적법성을 놓고 장기간 노사간 행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갈등 해소는 새로운 숙제로 남게 됐다.

중노위,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재심서 지노위 판정 뒤집어

11일 세종교통공사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공사 노조(민주노총) 측이 제기한 '세종교통공사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재심에서 공사의 부당노동행위 초심 판정을 전부 취소했다.

이와 함께 공사가 노조원 10명에게 내린 징계가 모두 '부당징계'였다는 판정에 대해서도, 10명 중 1명에 대한 징계는 적절하다고 보는 등 지노위와 판단을 달리했다.

앞서 지노위의 초심 판정과 상당부분 해석을 달리한 셈이다. 지노위는 지난 3월 초심에서 “공사가 노조원 10명에게 내린 징계처분은 ‘부당징계’이고, 징계와 서면경고처분 역시 모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며 100% 노조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990번 BRT버스 모습
990번 BRT버스 모습

아직 판결문이 나오기 전이어서 이번 중노위 판정이 정확히 어떠한 근거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세종교통공사는 “공사 측 행정행위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라는 점을 인정받고, 특정 노조원에 대한 징계가 적법했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80% 이상 승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정당한 쟁의 행위 결과를 갖고 조합원들을 징계 하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지배 개입하는 일”이라며 이번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노사 양측은 지노위와 중노위의 엇갈린 판단이 어떤 취지인지 판정문을 받아본 뒤 행정소송을 이어갈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판정문은 이달 말경 양측에 발송될 예정이다.

세종교통공사 무더기 징계 사태와 행정적 다툼..전말은?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를 둔 이번 다툼은 지난해 5월 버스파업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통공사는 파업 당시 일부 노조원의 불법 행위를 이유로 22명을 직위해제 처분했다. 이에 대해 직위해제를 받은 노조원들은 지노위에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지노위는 8월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직위해제 처분 취소와 함께 공사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하지만 공사는 지노위의 판단을 무시한 채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처분했다. 그해 10월과 11월에 걸쳐 노조원 10명에게는 징계를, 14명에게는 서면경고처분을 내리며 불법 행위 엄단을 선언했다.

징계사유로는 주유의무 위반(지시 포함) 운행계통 위반 승객과의 언쟁 및 사진촬영 등으로 인한 민원발생 건안전점검으로 인한 업무방해 공사차량 무단점유 및 사적이용 욕설 및 침을 뱉은 행위 마을버스 출차방해 동료 직원 위협 인터넷 밴드 알림방에 공사 비하글 게시 등을 꼽았다.

이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 조합장은 해고, 노조 집행부 5명은 정직 3개월, 조합원 1명은 정직 1개월, 조합원 2명과 노조 감사 1명은 정직 2개월의 징계가 각각 내려졌다.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벌인 버스파업은 23일부터 39일간 이어졌다. 사진은 파업 당시 모습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벌인 버스파업은 23일부터 39일간 이어졌다. 사진은 파업 당시 모습

징계를 받은 노조원들은 또다시 이에 불복, 지노위에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이에 대해 지노위는 올 3월 판정에서도 또다시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근로자 10명에게 행한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이고, 징계와 서면경고처분 역시 모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원직복직 및 징계 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고, 서면경고처분 역시 취소하라"고 판정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징계처분의 정당성'과 '징계처분 및 서면경고처분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에 있다.

지노위는 먼저 '징계처분의 정당성'과 관련해서는, 주유의무 위반(지시 포함) 운행계통 위반 승객과의 언쟁 및 사진촬영 등으로 인한 민원발생 건에 대해서만 징계사유로 인정했다.

나머지 ▲안전점검으로 인한 업무방해 공사차량 무단점유 및 사적이용 욕설 및 침을 뱉은 행위 마을버스 출차방해 동료 직원 위협 인터넷 밴드 알림방에 공사 비하글 게시 등은 합법적인 쟁의행위이자, 대전지방검찰청의 혐의없음 처분을 반영해 징계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징계처분의 본래 목적인 기업질서 유지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거나, 정당한 쟁의행위 과정 중에 일어난 행위 내지 결과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공사의 일부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노위는 '징계 및 서면경고처분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노조 측 손을 들어주면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사가 쟁의행위에 대해 반 조합적 의도 내지 동기를 갖고 징계 및 서면경고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에서다.

중노위 "부당노동행위 아니다"..교통공사 명예회복 계기, 노조 탄압 행태 비판도

하지만 공사는 지노위의 이 같은 판정에 불복, 현재까지 이행강제금 9725만여 원을 부과 받으면서까지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순간 스스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꼴이어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인 셈이다.

지노위에선 노조 측에 완패했지만, 중노위에선 우세한 결과를 받아들면서, 공사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예회복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 관계를 새로이 정립할 수 있게 됐다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다만 1명을 제외한 9명의 노조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했다는 초심이 재심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면서, 노조 탄압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파업이 끝난 지 1년이 흘렀지만, 당시 노동행위의 적법성을 둘러싼 행정적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갈등 해소 역시 무거운 짐으로 남고 있다.

게다가 노사간 강대강 대립 속에 올해 임금교섭이 조만간 예정돼 있어, 지난해 파업 같은 극한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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