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냄새가 정겨운 청국장이 일품
구수한 냄새가 정겨운 청국장이 일품
  • 박경자
  • 승인 2013.02.20 10:16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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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의 미각기행]유성 반석동 '태경청국장'...남도 맛을 내는 집

   태경청국장은 냄새를 최소화하면서 깊고 담백한 전통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남도 맛을 옮긴 홍어요리는 어느 정도 현지화해서 먹는데 큰 부담은 없었다.
요즘 정부 청사 공무원들의 고민거리 중에 하나가 점심식사다.
주변에 생활 시설은 전혀 만들어져 있지 않는 상태에서 청사 건물만 덩그렇게 들어서 점심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세종시에 사는 주민들로서는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다. 중앙 부처 공무원들의 출근모습을 보면 마치 공사판을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비쳐져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점심 때는 난민이 되어 이리저리 끼니를 때우기 위해 움직이는 게 “저렇게 하다가 업무 능력이나 오를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정부 세종청사 주변에 음식점이 부족하다면 인근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차선책이다. 점심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에는 반석동, 청사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곳의 청국장 전문집을 소개한다.

지하철 반석역 1번 출구에서 뒤쪽으로 대각선 방향에 ‘태경 청국장’이 있다.
잘 알다시피 청국장은 전통식품으로 최근 들어 항암효과와 뇌졸중, 골다공증 등에 좋은 것으로 입증되면서 대중들이 즐겨 찾는 메뉴가 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효과와는 달리 퀴퀴한 냄새로 비위가 약한 일부 사람들은 외면하기도 한 식품이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식품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곳곳에서 청국장 열풍이 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흔하다.

그러다보면 ‘정말 잘하는 집’, 또는 ‘진짜 청국장’을 찾으려하고 그게 쉽지 않게 됐다. ‘풍부 속에 빈곤’이랄까. 오늘 소개하는 곳은 안심하고 믿어도 되는 곳이다.

태경 청국장의 대표는 한태경이다.
대개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도 그랬다. 순박한 시골 아저씨 같은 인상에 다소곳한 아내의 내조가 돋보이는 식당이다. 정 대표는 호텔 외식업에 20년간 일하다가 남도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의 손맛을 배워 청국장 전문집을 대전에 개업했다.

그래서 이 집 음식은 남도 풍이다.
대표 메뉴가 청국장과 홍어 요리인 것은 바로 어머니 손맛 재현 때문이다. 청국장 정식과 돌솥 청국장이 주 메뉴이지만 홍어는 더 많은 요리가 있다. 모듬, 삼합, 무침. 회, 찜, 탕까지 다양하다.

12가지 반찬이 나오는 돌솥 정식은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며 청국장이 주연이다. 우선 사람들이 불편해했던 냄새가 크게 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청국장의 구수하고 깊은 뒷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싫어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냄새를 없앤 게 이 집만의 노하우다. 전통 발효 식품인 청국장은 성인병 예방에 탁원한 효능이 있어 이제는 기호 식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수제 돈까스

반찬은 깔끔하고 정갈했다.
잡다한 종류보다 청국장에 맞는 김치와 우렁이를 얻은 쌈장 등이 입맛을 돋우었다. 두 가지 종류의 젓갈과 푸른 빛이 도는 돌솥 밥, 그 위에 얹은 콩 등은 한 눈에 보아도 건강 식품임을 짐작케 했다.

홍어 요리는 남도 맛을 진하게 했다.
홍탁이든 회든 할 것없이 곰삭혀서 지독한 냄새를 즐기는 토종 남도 요리와는 달리 충청도식으로 적절하게 삭혔다. 현지화된 음식이었다. 당연히 먹는 데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됐다. 종류도 많아 필요에 따라 골라서 주문할 수 있었다.

묵은 지와 돼지고기, 홍어가 어우러진 삼합은 홍어의 ‘쏴~’한 맛과 담백한 돼지고기, 탁주가 더해져 독특한 복합의 맛을 내었다. 간도 삼삼하고 선도가 좋았다.

동반한 어린이들을 위한 수제 돈까스도 있다. 가족 식단을 감안한 메뉴였다.
조그마한 돈까스에다 주먹 밥, 야채, 당근 등이 올라와 아이들이 먹기에는 적절한 양이었고 맛도 맞추었다.

새콤달콤한 홍어 무침, 부드러운 비지찌개, 우렁이 쌈장, 홍어 부침, 들깨를 넣은 호박나물, 깻잎 짱아찌 등이 태경 청국장을 들른 이후 오래도록 남는 메뉴였다.

주소 :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 644-3번지
휴일 : 연중 무휴
좌석 수 : 60석
주차대수 : 30대
전화 : 042-826-5178, 010-6435-5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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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 2013-03-05 14:50:58
어릴땐 냄새때문에 별로였던 청국장이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더군요
반찬도 깔끔해보이고 쉽게 질리고 마는 인스턴트 보다
요즘 이런 식당찾는게 무지 힘들다는...

정정화 2013-02-22 21:37:43
원장님 파이팅!

한발앞서 2013-02-22 09:34:17
먹고싶어요(꼴깍)
유성에 있네요~
시간내어 가보겠습니다.^^

wjdwnsdl 2013-02-22 09:31:47
와~청국장 정말좋아하는 데
날잡아 함 가야되겠습니다.
박기자님
맛기행 정보 고맙습니다.^^

윤채마미 2013-02-22 08:52:55
이런 시골(?)스럽고 정다운 메뉴.
어찌보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다음으로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국민 메뉴가 청국장 아닐까요?
돌솥밥위에 살포시 얹어진 단호박과 콩 만으로도 밥맛이 꿀맛 이겠어요.
메인메뉴 청국장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거라 시간내서 꼭 들려서 맛보고야 말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