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면 새로운 세상 열려
창문 열면 새로운 세상 열려
  • 사희수
  • 승인 2012.02.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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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의 건강이야기] 세상사처럼 인생도 균형 깨지면 병 생겨

세종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조용한 농촌마을에 창문을 열면 신기루와 같이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처럼 급변하고 있다. 그 이면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담기지 않기를 바란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여 온 국민이 한글을 누리고 있듯이 이곳 사람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세종 시가 되기를, 새로 개발된 도심과 편입지역 간의 경제, 문화, 사회적 균형발전을 통한 격차가 해소되기를 바란다.

세상사는 물론이고 인체도 균형이 깨지면 병이 생긴다. 특히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들고, 싫은 것을 바라보면 성질이 나고 울화가 터진다.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면 오장육부에 무리를 준다. 특히 질환이 생겨도 자각 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에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간은 인체 중에서 가장 큰 장기로 인체의 화학 공장처럼 작용한다. 비장에서 파괴된 적혈구를 재료로 하여 담즙을 만들어 분비하고, 12지장으로 보내어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글리코겐의 합성, 저장, 분해를 한다. 혈당이 많을 때는 글리코겐을 저장해 두고, 혈당이 부족하면 포도당으로 변화시켜서 피 속으로 내보낸다.

한의학에서의 간은 간주승발(肝主昇發)이라 하여, 봄에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목(木)기운에 해당한다. 그것은 나무와 같이 뻗어나가는 힘과 일에 있어 추진력에 해당된다. 사람들이 흔히 “간덩이가 부었다. 승발 났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겁 없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두고 간의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이때 승발이 지나치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성을 잘 내는 증상이 발생한다. 또 간주소설(肝主疏泄)이라 하여 소통과 배설을 주관하는 것인데, 간기가 잘 소통되면 정서가 안정되는데, 소통되지 않으면 간에 영향을 주어 가슴이 답답해지고 소화기관에 장애를 주어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설사와 변비들이 발생한다.

한방에서의 ‘간(肝)에 열(熱)이 있다’는 간에 염증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의 실제 의미는 눈이 잘 충혈되고, 근육에 쥐가 잘 나고, 생리가 불순하고, 소변이 노랗고, 변비가 심해지고, 머리 꼭지부위가 아프고, 얼굴색도 검붉어 진다.

『황제내경․ 영추』「본신편」에 의하면, “간은 혈을 저장한다.” 하여 간은 혈액을 수납 저장하는 기능을 가진 장기로 혈액을 정화하고 신체 내에 순환하는 피를 항상 깨끗이 유지해주는 청소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간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대사 ․ 저장, 쓸개즙 분비, 해독작용, 혈액을 정화하여 노폐물과 화학물질이 대사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이 나쁘면 피로를 크게 느끼게 된다.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고 외치는 차두리 선수의 모습이 나오는 광고 또한 간에서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하고 독소가 몸에 가득해진다면 작게는 피로를 느끼고 간(肝)기능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피로라는 말은 아주 주관적인 증상이고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증상이다. 의학적으로 간 기능이 정상이어도 피곤할 수 있다. 육체노동이나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 일시적으로 피로가 올 수 있다. 즉 간 기능이 떨어지면 피곤할 수 있지만, 피곤하다고 의학적으로 ‘간이 나쁘다’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황제내경․ 영추』「구침론」에 의하면, 간은 근을 주관하고, 『황제내경․소문』「상고천진론」에 의하면, 간기가 쇠하면 근육을 움직이지 못한다 하여 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설명한다.

파극지본(罷極之本)은 피로를 없애주는 근본이라 하여 간이 혈을 장(藏)하고, 근(筋)을 주관하여 지체(肢體)의 운동을 지지할 수 있으며 피로를 견디며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다.

간에서 울(鬱)혈이 되면 근계통에 피로 물질이 축적되어 피로하여지고, 근이 굳어지고 응결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근육에 쥐가 잘 난다면 간이 안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근육도 같은 간 증상군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소문』「영란비전론」에 의하면, “간자장군지관모려출언(肝者將軍之官謨慮出焉)”이라 하여 장군이 전쟁 시 모려를 꾀하듯이 간장은 고급신경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간기가 울체되거나 편향되면 성을 잘 내고 조급해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간기가 부족하면 쉽게 놀라고 두려워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동의보감과 퇴계의 활인심방에도 나오는 육자기결(六字氣訣)에 간장을 보호하는 호흡법으로 허간기간약허시목쟁정(噓肝氣肝若噓時目爭精)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간(肝)에 기(氣)를 불어 넣어 주는데 소리는 내지 않으며 코로 숨을 들이 마시고 허(噓)하며 숨을 입으로 내쉰다. 동작은 단전에 차수를 하고 눈이 정기를 내는 듯이 한다. 이 호흡법은 간장병, 눈이 붉어지거나 누렇게 되는 증세에 치료효과가 있다. 

   

사희수, 대전 출생, 원광대 한의대 한의학과 박사, 호원대 무도경호학부 겸임교수, 대전대 출강, 동의 기공 연구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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