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병원, 비밀리 진행한 이유는
서울대 병원, 비밀리 진행한 이유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3.02.18 14: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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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구요청한 서울대 병원과 이를 지킨 세종시, 무슨 일이 있었나
   유한식 세종시장은 2013년도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충남대 병원의 방해로 서울대의 세종시 응급진료센터 설립 예산 확보가 무산되었다고 밝혔다.

서울대 병원 응급진료 센터 설립의 진실은 무엇인가.
솔직히 일선을 뛰는 취재 기자도 이 문제는 아직도 헷갈린다. 같은 사안을 두고 왜 이렇게 상반된 해석을 내고 있을까.

지난 14일 세종시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서울대 병원 세종시 응급센터 설립 의결’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병원 이사회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응급진료센터 설립을 의결했다는 것이었다.

이날 세종시 출입기자들은 사실 확인에 분주했다. 하지만 최대 현안에 대한 더 이상의 브리핑이나 취재를 위한 정보 등 편의 제공은 없었다. 기자들만 답답했다. 부시장실을 기웃거리다가 시장실을 오가는 등 팩트(Fact) 확인에 나섰으나 누구도 답변은 커녕 확인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1보(報)를 세종시 인용 기사로 올렸다. 요컨대 “세종시에 따르면...”이었다. 참으로 확신이 없는 기사였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세종시에 병원 설립을 추진 중인 충남대 병원 측에서 항의가 왔다.

“이사회가 열리긴 했으나 의결 사항은 아니고 보고사항 정도였습니다. 이런 일이 추진되고 있다며 알리는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세종시에서 오라고 간청하니 마지못해 보고를 하는 정도였습니다.”

충남대는 세종시에 병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터였고 서울대 병원과 접촉결과 ‘못 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나온 ‘이사회 의결’이 사실이라면 뒤통수를 된통 맞은 셈이었다.

취재 기자들은 충남대 해명자료로 더 헷갈렸다. 우왕좌왕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 병원 관련 취재는 더 이상 확인을 해주지 않아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세종시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사회 의결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보고를 했다는 사실 자체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절차적인 문제는 대수로운 게 아닙니다.”

말이 조금은 달라졌다. 14일은 서울대 병원 이사회가 열렸고 의결이 아닌 보고사항으로 세종시 응급센터 설립을 거론했다. 그게 팩트였다. 이를 두고 세종시와 충남대 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면서 진실공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간의 사정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서울대에서는 세종시에 응급진료센터 설립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가 열릴 때까지 비밀을 요청했다. 이런 일에 함구요청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걸로 인해 결과적으로 세종시 집행부와 의회 간에 간극(間隙)은 더 벌어졌다. 그리고 세종시와 충남대 간에 갈등도 커졌다.

그렇다면 서울대와 세종시는 굳이 비밀을 유지해야할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을까. 그리고 그 이유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을까.   

석연치 않는 부분은 여전하다. 세종시와 서울대 병원이 어떤 형태로, 어떤 조건에 세종시에 진료시설을 들어오기로 했느냐 하는 것이다. 또, 국립대 병원에서 응급센터를 개설하면서 함구를 요청한 배경은 무엇인지 역시 궁금하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쉬운 말은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걸 피하려면 말이 많아진다. 세종시든 서울대든 적어도 이번 사안에는 진실을 에둘러 얘기하려고 하고 있다.  투명행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복잡할 때는 원칙을 지켜야 뒷 말이 없다. 명품 세종시를 외치는 세종시가 적어도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 사안에는 반드시 기자를 상대로 브리핑을 하라. 그게 기자실을 브리핑 룸으로 바꾼 이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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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준의 팬 2013-02-18 20:38:43
유환준 의장님
유시장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의회가 완전히 지해우에 무시되고 있습니다.

가짜니까? 2013-02-18 17:41:15
브리핑을 어떻게 합니까?
진실을 밝히면 세종시민이 실망할까봐 브리핑을 못 하는 것은 아닐까요?
소문으로는 이날 이사회에 기초진료센터(의원급) 위수탁 운영에 대한 보고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