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6.10민주항쟁' 기념식, 세종에서 처음 열렸다"
"제대로 된 '6.10민주항쟁' 기념식, 세종에서 처음 열렸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6.1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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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10일 민주항쟁 기념식 열고 민주주의 정신 기려
"시민주권특별자치시 세종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지가 되도록 노력하자"
세종시에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려 32년 전 민중들의 투쟁으로 이뤄낸 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겼다.

세종시 출범 이후 제대로 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처음으로 열려 32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민주주의 발전 염원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기념식은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가 주관하고 세종시민단체연대회를 비롯한 진보단체가 주최하고,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이 후원해 민관 합동으로 행사를 치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세종시교육청 대강당에서 민주화 유공자와 세종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와 기념 공연 등이 펼쳐졌다.

1층 로비에서는 ‘6.10 민주항쟁’의 그날을 기억할 수 있는 이한열, 박종철 등 당시 대학생들이 독재에 저항했던 사진과, 이른바 ‘넥타이 부대’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의 독재 항거 참여 장면을 담은 기록물을 전시,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당시 모습을 현실로 재현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식순에 따른 여느 행사와는 달리, 세종에 거주하는 민주화 유공자 7명에 대한 공적 소개와 꽃다발 수여 순서도 마련, 중년이 된 유공자를 사회적으로 예우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또, 민주화 관련 청소년 공모전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도 가져 ‘6.10 민주항쟁’의 정신이 대를 이어 계승될 수 있도록 했으며 ‘세종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민주화 과정을 소상하게 시민들에게 보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준식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동학농민운동, 일제하 독립운동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등 수많은 민중들의 피와 희생의 대가”라며 “민주주의 계승을 위해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표방하는 행정수도 세종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지로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세종시에 거주하는 민주화 유공자 7명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날 2명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사진 왼쪽부터 임선호, 차언년, 장현자, 최교진, 홍석하

김용택 우리헌법읽기 국민운동 이사장, 이춘희 세종시장, 서금택 세종시의장의 축사에 이어 청소년 공모전 시상식과 ‘6.10 민주항쟁’ 동영상 관람, 그리고 세종시 민주화운동 관계자 소개가 있었다.

이날 민주화 유공자는 모두 7명으로 이 가운데 권오걸, 양동철씨는 개인사정으로 불참했으며 임선호, 차언년, 장현자, 최교진, 홍석하 등 5명이 참석했다.

권오걸씨는 광주일고 시절 독서모임을 통해 현실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서울 문리대 시절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 현재 민주화운동공제회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양동철은 충남대 문과대학학생회장으로 6월 10일 당일 충남대에서 대전역까지 전투경찰의 벽을 뚫고 대전역 집회를 이끌어냈던 주역 중의 한 사람이었다.

임선호는 1982년 9월 원풍모방에서 민주노조활동으로 폭력배들에게 끌려 나온 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작업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힘든 생활을 이어온 사람이었다. 조치원에서 순대집을 운영하고 있다.

차언년씨 역시 원풍모방에서 민주노조 대의원으로 활동하다 끌려 나온 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었다.

장현자는 당시 반도상사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루면서 노동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온 사람으로 정화 조치와 함께 해고당했다. 현재 보람동 아파트 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교진은 세종시교육감으로 공주사대 재학시절 ‘5월 문학의 밤’ 행사도중 유신시절 시국상황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시를 낭송해 국가원수 모독혐의로 구류 끝에 강제로 징집됐다. 이후 삼청교육을 거쳐 교단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네 번 투옥되기도 했다.

세종시 교육청 1층 로비에 전시된 6월 민주항쟁 각종 사진들

홍석하는 고려대 재학시절 학원자주화투쟁을 선도, 1987년 두 차례 구속됐으며 세종시에 거주하면서 연기사랑청년회, 연기민주단체 협의회를 조직, 이 지역의 청년운동, 통일운동을 주도해왔다.

민주화 유공자 소개에 이어 ‘6.10 민주항쟁’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그리면서 시민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당부하는 ‘세종시민에게 드리는 글’이 낭독됐고 2부에서는 문화공연으로 민주항쟁의 정신을 그렸다.

이날 행사는 세종시 출범 이후 제대로 된 기념식이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다만 다채롭고 의미있는 행사 기획에 비해 참여 시민이 적은데다가 자라나는 세대들의 참가가 많지 않아 보완을 통해 민주항쟁의 정신이 세종에서 세대를 넘어 지켜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청소년 공모전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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