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열정·희망, 행복한 학교 완성을 위해..
순수·열정·희망, 행복한 학교 완성을 위해..
  • 최기상
  • 승인 2019.06.05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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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세종누리학교 최기상 교감, "특수학교 6년차, '우리 아이들'만 생각"
세종누리학교 최기상 교감

2013년 9월 세종시로 전입하여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 특수학교 교감 생활을 한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처음 세종시에 왔을 때 선생님들 30여분과 학생이 100명 남짓이었던 기억이 난다. 조치원에 위치한 옛 교육청 청사 뒤편의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파견 근무 나오신 선생님들과 관내 특수교사 선생님들이 밤이 늦도록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방법을 위해 고민하고 세종시만의 특수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하여 아이디어를 짜내던 시절도 불과 4-5년 전 이야기인데, 왜 이리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는지...

최근 자료를 보면 특수교사 선생님들만 거의 200명에 육박하고 학생들도 600명이 넘어가다보니 어느 회의 장소에서 특수교사라고 인사를 하시는데 ‘아 네...’해야 하는 상황도 많다. 세종시가 모든 영역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변화되면서 교육의 현장, 특히 특수교육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동안 우리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을까...돌아보면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 같다.

뿌듯함이라 하면 단연 세종시에 첫 특수학교인 세종누리학교를 개교시킨 일이다.

물론 혼자 한 것도 아니고 나의 역할이 큰 것도 아니었으며, 교육청의 학교설립 담당과를 중심으로 모든 부서의 지원과 협력으로 완성하였지만, 다른 일반학교와는 다른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특수학교이기에, 당시 담당 장학사로 설계에서부터 건축, 개교에 이르기까지 설계업체, 건축업체, 감리단을 달달 볶아가며 내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다. 때문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우수등급을 받았으며 개교를 한지 4년이 지나가는 지금도 특수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 다른 시도의 관계자, 설계․건축 전문가들이 학교를 방문하는 걸 보면 괜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개교 이후에도 개교학교라는 이미지를 벗고 빨리 학교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교장선생님들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학생들의 교육, 생활지도, 환경, 학생복지 지원 등에서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 만 4년이 채 되기 전 학교가 안착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뿌듯함 중 하나다.

세종누리학교 전경

이 즈음에서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른 일반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특수학교는 교육청의 지원이 풍부하게 이루어져야만 운영이 되다 보니 학교는 교육청에 인력, 예산, 행정에 대하여 끊임없이 요구를 하는데 교육청에서 최선의 답변과 지원을 해 주어 더 빨리 학교가 안착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도 우리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의 마음을 내가 가슴으로 느끼고 있는지 아쉬움과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다보면 내가 자신 있게 자랑하고 있는 것들은 표면적인, 눈에 보이는 것들뿐이고, 학부모님들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고민과 절박함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한계를 느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학교 안에서 만큼은 우리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편안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믿고 의지하게 해 드리고 싶은데, 그것조차 여의치 않을 때 내가 무얼 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선생님들에게도 특수교육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하고 지속적으로 연구와 연찬을 통하여 이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만큼은 더욱 숙련된 교사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지원해드리고 싶지만 그 또한 내 욕심껏 되지 않을 때도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단순히 어리고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내가 예전에는...’이라는 말을 불쑥 할 때마다 변화의 흐름에 둔감한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뿌듯함과 아쉬움이 늘 머릿속에서 교차할 때마다 딱 한 가지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려고 한다.

세종누리학교 학생들이 최소한, 정말 최소한 이 학교에 다니는 시간만큼은 행복하였으면 좋겠고, 밝았으면 좋겠고, 선생님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부모님들도 안심이 되었으면 좋겠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고, 신뢰가 굳건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도 학생에 대한 사랑이 더욱 넘쳤으면 좋겠고, 부모님들과의 신의가 더욱 두터워졌으면 좋겠고, 전문가로서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나 역시 학교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할 것이고, 학생들을 더욱 안아줘야겠고, 학부모님들의 마음속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고,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도와줘야겠다. “순수, 열정, 희망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행복한 학교”를 완성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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