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테러 '세종시 박근혜 표지석' 복구, 논란은 여전
페인트 테러 '세종시 박근혜 표지석' 복구, 논란은 여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5.20 14: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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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지난 19일 400여만원 들여 페인트 닦아내는 복구 처리
경찰, 페인트 뿌린 청년 압수수색 수사 속도..존폐논란은 지속 전망
원상 복구된 세종시청 앞 박근혜 전 대통령 휘호 표지석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붉은색 페인트를 흠뻑 뒤집어 쓴 세종시청 앞 박근혜 표지석이 원상 복구됐다.

세종시는 지난 19일 새벽 화학약품 처리업체를 불러 표지석에 묻은 페인트를 닦아내는 등 복구 처리를 마무리했다. 비용은 총 400여만원이 소요됐다.

시에 따르면, 표지석은 페인트가 깊숙이 스며들어 상당한 작업을 필요로 했다. 안쪽에 박혀있는 페인트 성분은 고운 모래를 분사해 처리했고, 고압살수기에 고온수를 섞어 표면처리를 했다.

닦아내는 작업만으로는 완벽한 복구가 불가능해 미세하게 돌을 깎아내는 작업도 병행됐다. 이에 따라 표지석 색깔은 기존에 비해 약간 어둡게 변했다. 시는 복구에 들어간 비용 일체를 훼손자에게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세종시에 거주하는 시민 김모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경 박근혜 표지석 철거를 촉구하며 붉은색 페인트를 끼얹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기군 시절부터 세종에 살고 있는 20대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표지석을 박근혜 정권의 적폐의 상징으로 규정하면서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는 "세종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정치 철학이 집약되어 있는 도시"라며 "이러한 세종시에 촛불혁명으로 국민들에게 탄핵 당해 쫓겨난 사람의 친필 표지석을 상징처럼 세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세종시청 앞 설치된 박근혜 대통령 표지석에 붉은색 페인트를 끼얹으며 철거를 주장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5월 1일 박근혜 대통령 휘호 세종시 표지석에 붉은색 페인트를 끼얹은 모습

경찰은 해당 시민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청년의 자택과 차량 블랙박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자료 분석을 끝내고 추가 수사를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표지석 원상복구와는 별도로 표지석 존폐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표지석 훼손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시민 의견을 들어 (철거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는 게 어떨까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등 보수권이 들고 일어섰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은 지난 3일 '철거 여부를 결론내겠다'는 세종시의 입장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원상 복구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표지석을 왜곡·폄훼하는 단체가 2016년 철거운동을 주장했던 만큼 “이 청년의 행위는 단독범행이 아닌 조직적 범죄행위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사전에 범죄를 모의하고 조력한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표지석의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연대회의는 7일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 물러나고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의 표지석이 버젓이 시청 앞에 자리하고 있다"며 "이미 3년 전에 철거했어야 할 표지석은 오랜 기간 동안 세종시민들에게 치욕적인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에는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해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세종여성, 세종민주평화연대 등 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복구가 마무리 된 세종시청 앞 박근혜 전 대통령 휘호 표지석 모습

표지석 철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이 한참 진행되던 2016년을 비롯해, 2017년 탄핵 결정 이후까지 표지석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한편 세종시청 표지석은 가로 4.15m, 세로 1.8m, 두께 70cm 크기로 좌대석 위에 올린 삼각형 모양으로, 지난 2015년 7월 16일 세종시청 개청과 함께 제막식을 가졌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일정상 세종시청 개청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친필 휘호를 내려 보내 개청을 축하해 주었고, 세종시는 2천여만원을 들어 휘호를 보령 오석을 사용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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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혹 2019-05-22 16:59:04
박근혜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달리 세종시 원안건설에 찬성하고 세종시 탄생을 지원한 대통령이다.
대통령 재임시 정상적인 친필휘호를 그런식으로 철거한다면 박정희 대통령이 1962년 (환을 원으로)단행한 화폐개혁도 원위치 하라는 말인가?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이 반대 했던 경부고속도로도 논과 밭으로 복구하라는 말은 왜 안하나?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으로 부터 수상한 모든 훈장 표창 등도 반납하라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