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6-4생활권, 주민 주도로 '올목'→'해밀' 마을 변경
세종시 6-4생활권, 주민 주도로 '올목'→'해밀' 마을 변경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5.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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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힐스 입주예정자, 주민 여론조사 토대로 '시민주권특별자치시' 실현
내년 입주 예정인 6-4생활권 마스터힐스 입주 예정자들은 어감이 나쁜 '올목마을'을 '해밀마을'로 변경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실천했다. 사진은 분양 당시 모델 하우스 모습

세종시 주민들이 마을 이름을 주도적으로 변경해 작은 부분이지만 시민이 주인이 되는 본보기를 만들어 냈다.

특히, 마을 명칭 변경 과정에서 적극적인 주민 참여로 세종시가 추진하는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실천했다는 평가다.

오는 2020년 준공되는 6-4생활권(해밀리) ‘마스터힐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14일 당초 마을 이름으로 계획된 ‘올목마을’을 ‘해밀마을’로 변경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주민이 중심이 되는 주거단지의 첫 걸음을 만들어낸 셈이다.

‘올목’은 ‘오리목처럼 앞이 툭 튀어나온 곳’이라는 의미로 지형과 연관이 있지만, ‘올목졸목’이라는 부사가 주는 ‘조그맣고 대범하지 못한’ 어감을 버리지 못해 입주 예정자들의 거부감을 샀다.

반면, ‘해밀’은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로 ‘시작’과 ‘청초함’, 그리고 ‘축복’ 등을 의미해 선호도가 높았다.

세종시 신도시 내 법정동에 별칭으로 붙고 있는 마을 이름은 순 우리말이라는 장점과는 달리, 일부의 경우 어감이 좋지 못하다는 불만이 제기되어왔다.

입주예정자들은 카페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으로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나섰다.
입주예정자들은 카페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으로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나섰다.

대표적인게 다정동(2-1생활권)의 '샛골마을'이다. '샛골'은 발음상 '색꼴'로 들려 듣기에 따라 '색(色)을 밝히는', 동네 전체가 '여자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마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지역 입주예정자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2017년 10월 마을 이름이 '가온마을'로 최종 변경됐다.

올초 주택 인허가 업무를 행복청으로부터 이관 받은 세종시는 '시민주권' 원칙에 따라, 향후 건설되는 마을의 경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이름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마스터힐스’가 들어서는 6-4생활권은 입주민이 결정되었다는 이유로 배제되자, ‘올목마을’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던 송상희 입주예정자 대표를 비롯한 운영위원들이 민원을 제기, 주민 의견을 모아 명칭 변경을 이끌어냈다.

입주예정자들은 카페에서 입주예정자 3,100명 가운데 2,561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을 명칭 변경 찬반 여론조사를 벌여, 유효 참여자 2,013명 중 98.5%인 1,983명이 변경에 찬성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첫 번째 회의에 이어 3차례에 걸친 의견 조정 과정을 거쳐 14일 시(주택과)와 ‘마을명칭변경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열고 명칭 변경을 최종 확정했다. 시는 이달 말경 각 기관과 건설사 등에 공문을 보내 마을 이름 변경을 안내할 예정이다.

송상희 마스터힐스 입주예정자 대표는 “시민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찾아서 해 내겠다” 며 “세종시가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표방하는 만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주변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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